싱가포르 아시아안보회의 개막…한-호주, 한-인니 양자회담내일 한미일·한미·한일 연쇄회담…북핵·사드 등 현안 논의한국, 미국, 중국, 일본 등 아시아태평양 지역 주요국가의 국방장관이 모여 북한 핵·미사일 위협을 비롯한 안보 현안을 논의하는 다자 안보회의인 아시아안보회의가 2일 싱가포르에서 막을 올린다.
한민구 국방부 장관은 이번 회의에 한국 대표로 참석해 북한 핵·미사일 위협에 대한 국제 공조 외에도 사드(THAAD·고고도미사일방어체계)의 주한미군 배치 문제 등 주요 현안을 논의할 예정이다.
2일 오전 인천공항을 통해 싱가포르로 출국하고 있는 한민구 국방부 장관 (사진=연합뉴스)
회의 첫날인 이날 싱가포르에 도착한 한 장관은 호주와 인도네시아 국방장관을 잇따라 만나 양자회담을 하고 북한 핵·미사일 위협에 대한 공조 방안과 안보 협력 방안 등을 모색한다.
한반도 안보에 중요한 의미가 있는 국방장관 회담은 회의 이틀째인 3일에 집중돼 있다. 한미일 3국 국방장관 회담, 한미 장관 회담, 한일 장관 회담이 모두 같은 날 개최된다.
이번 회담에서는 새로운 합의보다는 한미일이 기존 추구해온 대북 압박과 제재 방안 등에 대한 공동평가와 조율이 있을 것으로 관측된다.
한미 국방장관 회담에서는 제임스 매티스 미국 국방장관이 사드 배치 문제에 관해 메시지를 내놓을 수 있어 주목된다.
국방부의 사드 발사대 4기 추가반입 보고 누락 파문으로 문재인 대통령이 진상 조사를 지시했고, 대규모 환경영향평가 시행 가능성으로 사드체계 연내 정상가동이란 양국 합의 이행이 불투명해지는 분위기가 조성되고 있어 미국이 어떤 형태로든 입장을 표명할 것이란 관측도 있다.
일각에서는 이번 한미 회담에서 미국이 사드 배치 절차를 둘러싼 한국 내부의 상황은 존중하되 사드를 최대한 조속히 작전 운용한다는 기존 합의는 이행돼야 한다는 원칙을 강조할 것으로 전망하고 있다.
문재인 정부가 적극적으로 추진 중인 전시작전통제권 반환 문제와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의 대선 기간 발언으로 논란을 빚은 한국의 주한미군 방위비 분담금 문제 등에 관련된 메시지가 나올지도 관심이다.
한미일 3국 국방장관은 연쇄회담을 통해 북한 핵·미사일 위협에 대한 공고한 공조 의지를 재확인할 것으로 보인다.
정부 관계자는 "이번 아시아안보회의는 한국의 정권교체에도 북한 핵·미사일 위협에 대한 긴밀한 국제 공조에는 변화가 없다는 것을 확인하는 자리가 될 것"이라고 강조했다.
이번 아시아안보회의에서 한중 양국의 회담 일정은 아직 잡히지 않았지만, 중국은 본회의를 비롯한 다양한 계기를 통해 사드의 주한미군 배치에 대한 반대 입장을 밝힐 가능성이 크다.
남중국해 영유권 분쟁은 올해 아시아안보회의에서도 핵심 이슈가 될 것으로 보인다.
미국 해군은 지난달 24일 남중국해 스프래틀리 제도(중국명 난사<南沙>군도, 베트남명 쯔엉사 군도) 인근 해역에서 트럼프 행정부 출범 이후 처음으로 '항행의 자유' 작전을 했고 중국은 강하게 반발해 긴장이 고조되고 있다.
트럼프 행정부가 이번 회의에서 아시아태평양 지역에 대한 어떤 외교·안보 구상을 내놓을지도 관심사다.
아시아안보회의는 아태 지역 국방장관의 정례적인 협의를 통해 안보를 증진하는 것을 목적으로 2002년부터 영국 국제전략문제연구소(IISS) 주관 아래 해마다 싱가포르에서 열리고 있다. 회의가 열리는 샹그릴라 호텔 이름을 따 '샹그릴라 대화'로도 불린다.
아시아안보회의는 아태지역을 비롯한 유럽지역 국방장관들도 참석하고 민간 안보 전문가들도 함께하는 1.5 트랙(반관반민) 성격의 안보 회의체다.
한국은 2004년부터 해마다 국방부 장관을 아시아안보회의에 파견하고 있다. 북한은 아시아안보회의에 참석한 적이 없다.南沙>