중국 근현대 회화의 거장, '치바이스 한국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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예술의전당 서예박물관, 7.31- 10.8

25일 '치바이스 한국전' 기자간담회에서 스루이린 주한중국문화원장(왼쪽에서 두 번째)과 고학찬 예술의전당 사장(왼쪽에서 세 번째)이 전시 취지를 설명하고 있다.

 

중국 근현대 회화의 거장 치바이스((齊白石, 제백석) 전시회가 한국에서 열린다. 예술의전당 서예박물관은 '치바이스 한국전'을 7월31일 개막한다. 중국 거장 전시는 지난 2002년 덕수궁미술관이 '중국 근현대 5대가 회화작품'전을 연 이래 오랫만이다. 5대가는 제백석, 서비홍, 오창석, 임백년, 황빈홍을 이른다.

'치바이스 한국전'은 한중수교 25년을 맞아 예술의전당과 주한중국문화원 공동주최로 이뤄진 것이다. 이 전시는 사드문제로 한중 갈등이 여전한 가운데, 문재인 대통령의 새정부가 막 출범한 상황에서 양국 간 공공 교류차원의 행사가 성사됐다는 점에서 의미가 깊다.

스루이린 주한중국문화원장은 "봄비가 촉촉히 내려 땅을 적시만, 소리가 없다"는 두보의 시 '춘야희우'를 인용하며 "이번 행사를 통해 양국 간 우의가 더욱 돈독해질 것이다"고 말했다.

치바이스(1864~1967)는 어려운 환경에서 독학으로 그림을 공부해 거장의 반열에 올랐다. 그의 그림 소재는 새우, 게, 개구리, 병아리, 쥐, 연꽃, 파초, 노인, 산수 등이다. 그의 그림은 단순, 담백, 천진난만하면서도 생기와 해학, 서민적 정서가 느껴진다. 그는 장개석에게 '송백고립도'를, 모택동에게 '독수리'그림을 각각 선물했다. 문화혁명기에는 어려움을 겪기도 했다. 이동국 서예박물관 학예사는 "치바이스는 백성이 그렇게 어려운 때 병아리나 그리는 화가로 평가되며 문혁기에 격하되었을 것으로 추정된다. 나중에는 어려운 처지를 예술로 승화시킨 인민의 최고 작가로 평가되었다"고 설명했다.

 

치바이스는 유년부터 찢어지는 가난에 학교도 가지 못한 작가다. 치바이스 자신도 "가난한 집 아이가 잘 자라 어른이 되어 세상에서 출세하기란 진정 하늘에 오르는 것만큼 어렵고도 어려운 일이다"라고 말할 정도이다.

청· 장년기에 이르기까지 오직 목수, 조각과 그림으로 먹고 살았다. 이와 같이 치바이스의 예술작업은 생존수단으로 시작되었다. 그의 시와 글씨 그림은 독학과 사교육을 통해 체득하였다. 화법은 '개자원화전' 토대로 서위 팔대산인과 같은 인물을 사숙했다. 97세에 생을 마감한 그는 오직 일생동안 짓고 새기고 쓰고 그리면서 생존과 자아완성을 이룩해냈다.

그는 일상의 흔하디흔한 소재를 일생에 걸쳐 무수히 반복 묘사한 결과 대상의 본질과 미의 질서를 굵고 단순명료한 필획으로 추출해냈다.

중국 작가 리커란은 다음과 같이 회고했다. "치바이스 선생은 그림을 그리실 때 실제 사물도 안보시고 그림 초본이나 초고도 없이 그리신다. 푸른 하늘 아래 흰 종이를 펼쳐놓고 자유자재로 그리신다. 그러나 붓이 지나간 자리에는 꽃과 새, 물고기와 벌레, 산과 물, 그리고 나무들이 마치 그의 손 밑에서 자라난 것처럼 생생하고 변화무쌍하게 펼쳐진다. 선생은 진정 '가슴에 삼라만상을 품고' '손끝으로 조화를 이루는' 경지에 도달하신 분이다"

치바이스는 '일도법(一刀法)'이라는 전각도법(篆刻刀法)을 응용하여 한 칼로, 일필(一筆)로 침착통쾌하게 글씨와 그림까지 휘지(揮之)하고 구사해낸다. 그늩 특히 회화에서 색과 필획,구도로 작가 자신을 가장 잘 표현해내는 조형언어를 구사한다. '치바이스 칼라'라고 할 정도로 강렬한 원색의 대비, 장검을 휘두르듯 단숨에 죽죽 그어 내리는 직필과 디테일한 묘사, 허허실실한 공간경영이 그것이다.

齐白石鼠乐图册之自称图 (40223) 纵35.8 cm 横27 cm 纸本署款:“自称。白石老人。” 印鉴 朱文:“齐大”, 1948年作

 

치바이스는 청조 봉건사회가 망하면서 공산사회주의 득세와 일본제국주의 침략으로 격변하는 20세기 전후 중국사회를 관통하면서 근 한 세기를 살았다. 치바이스는 낡은 봉건주의 관습에 얽매이거나 시류에 영합하지 않았다. 철저하게 실존을 직시하며 정치인이나 관리들을 경계 비판하는 입장에 섰다.

"쥐들아, 쥐들아, 어째 그리 많으냐! 어째 그리 시끄러우냐!
내 열매를 씹어놓고 내 기장도 벗겨놓고,
촛불 다 타고 등잔불 어두워진 새벽녘, 한 겨울 이미 오경도 다 쳤는데."

치바이스의 '군서도(群鼠圖)'제시에서 보듯 시대와 사회를 생활 주변의 물상을 가지고 풍자한다.

"적들(일본군)의 발이 점 점 더 깊이 빠져드는 것을 보고, 이제는 날이 저물고 끝도 보이는 것 같아서 쥐로 그들을 풍자해본 것이다. 나더러 이렇게 노골적으로 비난하지 말고 명철보신(明哲保身)하라고 충고하는 이들도 있었지만, 말년에 난리를 겪는 나로서는 죽는 것이 두렵지 않았다. 이 늙은 목숨이 뭐 그리 아깝단 말이냐?"고 치바이스는 회고했다.

이번 전시회에는 중국 호남성 박물관, 치바이스 기념관이 소장한 치바이스의 걸작과 유품 133여점과 현대 한중 작가들의 오마쥬 작품 30여점이 전시된다.

((좌)齐白石杨柳图轴(43255) 纵138.2cm 横33.5cm 纸本 署款:“无近仁弟见之喜 与价夺之 时壬戌冬十一月廿又五日 兄璜白石山翁同居京华 白石” 印鉴 白文:“木居士”、“白石翁”, 1922年作(우)齐白石山水图轴 (44009) 纵178.2cm 横46.6cm , 纸本 署款:“乙丑夏五月齐璜为乙垣仁先生制” 印鉴 白文:“大匠之门” “借山老人”, 1925年作

 

전시 기간 : 7.31- 10.8
전시 장소 : 예술의전당 서예박물관
전시 작품: 치바이스 그림과 서예·전각 50점 및 생애유물 83점등 총133점
한·중 현대 서화미술작가 30여점


예술의전당과 주한중국문화원, 한중문화교류 공동협력프로젝트 본격 추진

고학찬 예술의전당 사장은 오는 7월 31일에 개막하는'치바이스전' 기자간담회를 2개월을 앞당겨 25일 개최한 이유를 다음과 같이 밝혔다.

그는 "'치바이스전'을 시작으로 새로운 차원의 한중 양국간의 문화교류의 장을 예술의전당과 중국문화원이 함께 열어 감에 있어 실질적인 중장기적인 프로그램을 공유하기 위함이다. 이제부터는 한중양국 국민들에게 동아시아평화를 선도하는 진정한 문화예술의 힘을 보여 드리기 위한 것"이라고 말했다.

예술의전당과 주한중국문화원이 2017 ~ 2022 한중문화교류 공동협력프로젝트중 주요사항은 다음과 같다.

먼저, 이달 27일부터 중국 후난성문화청 초청으로 '한중우호협력단' 대표로 중국을 방문한다.예술의전당 공연영상화사업 'SAC ON SCREEN'의 중국 후난성정부와의 방송교류방안을 논의한다.

두 번째, 올 10월 공연을 목표로 한중수교25주년을 기념하여 예술의전당 어린이합창단 'THE LITTLE HARMONEY'와 중국을 대표하는 '金帆어린이공연단'의 베이징공연을 올해 초부터 추진하고 있다.

세 번째 '왕희지서예의 한국적 수용과 전개'를 주제로 왕희지·조맹부·안평대군 필적을 비교조명하는 전시와 학술대회(2018. 10.12 ~ 12.9)도 준비 중에 있다.

네 번째, 2018평창동계올림픽&패럴림픽기념 국제서예전 '동아시아 필묵筆墨의 힘 East Asia Stroke'(2018.2.8~3.25/예술의전당)을 공동으로 준비하고 있다. 이와 동시에 2022베이징동계올림픽&패럴림픽기념 국제서예전으로 '동아시아 필묵의 힘 East Asia Stroke' 베이징 전시(2022.2~3)도 공동준비하고 있다.

이외에도 예술의전당이 제작하는 오페라나 연극 등의 공연과 중국에서 제작되는 공연 전시프로그램을 중국문화원과 공동으로 지속적으로 상호 교환하는 프로그램도 준비 중에 있다.

고학찬 사장은 "이제부터는 한중양국관계가 좋을 때나 어려울 때나 언제나 예술의전당과 중국문화원이 공공외교의 중심이 되어 나가겠다"고 밝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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