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북 최북단 백령도를 지키는 서성욱·김부경 소령 부부 (사진=해병대 사령부 제공)
21일 부부의 날을 맞아 서해 최북단 백령도서군을 지키는 해군·해병대 동기 부부가 있어 눈길을 끈다.
해병대에 따르면 남편 서성욱 해병소령(38ㆍ해군사관학교 57기)과 아내 김부경 해군소령(37ㆍ해군사관학교 57기)이 주인공으로 두 사람은 해병대 제6여단에 함께 근무하며 서북도서를 지키고 있다.
남편 서성욱 소령은 해병대 6여단 공병중대장으로 서북도서 방호를 위한 철조망 등 장애물 설치, 통로개척 뿐만 아니라 작전 시설물구축과 대규모 시설공사를 총괄하고 있다.
아내 김부경 소령은 같은 부대 해군연락장교로 백령도서군 해상에서 발생하는 작전 상황을 관리하며 해병대와 해군의 원활한 합동작전이 이뤄지도록 하는 업무를 수행하고 있다.
이들은 해군사관학교 57기 동기생이다. 해군사관학교 최초 여생도였던 김 소령의 당찬 모습에 반한 서 소령의 짝사랑으로 부부의 인연이 시작됐다.
해군사관학교 응원단 생활을 함께하며 친분을 쌓은 두 사람은 4학년이 되던 해 서 소령의 고백으로 교제를 시작해 4년간의 연애를 하고 2006년 대위로 진급하던 해 부부가 됐다.
결혼 11년차 부부지만 이들이 한 집에서 생활을 한 시간은 약 2년 남짓이다.
지난 2009년 김 소령이 첫 아이를 낳고 육아휴직을 하던 때 남편이 근무하던 포항에서 세 식구가 함께 생활 했다.
이후 세 식구가 각지로 흩어져 주·월말 가족생활을 하며 지내다 둘째 아이가 여섯 살이 되는 올해 백령도에서 네 식구가 함께 생활하게 됐다.
김 소령은 두 아이의 유년시절 기억에 가족이 모두 함께 사는 기억을 남겨주고 싶다는 생각에 남편이 있는 백령도 지역 근무를 지원했다.
서북 최북단 백령도를 지키는 서성욱·김부경 소령 부부 (사진=해병대 사령부 제공)
백령도에서 함께 생활한 지 약 5개월에 접어들고 있는 부부는 그 어느 때보다 귀하고 감사한 시간을 함께 보내고 있다.
같은 부부이자 동기, 전우인 두 사람은 서로 다른 점도 있지만 그것을 극복하는 특별한 강점이 있다고 한다.
경상도 남편과 전라도 아내, 불교 집안 남편과 기독교 집안 아내라는 지역과 종교를 초월하는 '사랑의 힘'이다. 이는 서로에 대한 존중과 이해를 통해 두 사람을 점차 하나로 만들었다.
특히 두 사람은 모두 군인이라는 자부심이 강하고 각자 속한 해군과 해병대 조직에 대한 애정이 유별나다고 한다.
두 사람은 일상에서도 조금은 다른 조직문화와 성격을 이해해야 했고 이 과정에서 대화가 논쟁이 되고 논쟁이 불씨가 되어 부부싸움으로 이어졌던 일도 있었다.
두사람에게는 서해 최북단 백령도에서 맞는 부부의 날이 특별하다.
해병대 남편 서성욱 소령은 "적 해안포가 포문을 열고 있는 최전방 백령도에 내 가족들이 있다. 내가 지켜야 하는 것이 너무 명확하다"면서 "군인남편 군인아빠의 본분을 다하겠다"고 말했다.
해군 아내 김부경 소령은 "해군과 해병대 부부가 함께 지키는 바다가 아니냐"며 "대한민국 그 어떤 바다보다 든든할 것"이라며 환하게 웃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