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떠나는 조준희 사장 "YTN, 2008년 불행 되풀이해선 안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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YTN 조준희 사장(사진 가운데)이 19일 열린 퇴임식에서 꽃을 들고 기념촬영을 하고 있는 모습 (사진=김수정 기자)

 

YTN 조준희 사장이 퇴임사에서 "YTN은 어떤 일이 있어도 2008년의 불행을 되풀이해서는 안 된다"고 강조했다. 2008년 낙하산 사장 퇴진 투쟁을 이유로 6명이 해고됐던 과거 문제를 이제는 해결해야 한다는 뜻으로 보인다.

19일 오후 5시, 서울 마포구 상암동 YTN 사옥 1층 YTN홀에서 조준희 사장 퇴임식이 열렸다. 2년 2개월 간 YTN을 이끌어 온 그는 이날 오전 실·국장 회의에서 전격 사의를 표명한 바 있다.

조 사장은 "새롭게 펼쳐진 정치환경에서 우리 사회의 각 영역이 새로운 변화를 모색하고 있다. YTN도 그 변화의 흐름 속에 있다. 이 흐름 속에서 조금이라도 방황한다면 YTN은 또 다시 더없는 혼란의 소용돌이에 빠질 것이다. 저는 YTN이 그렇게 되는 것을 결단코 바라지 않는다"고 말했다.

그는 "따라서 비록 임기가 남았지만, 아직 매듭짓지 못한 꿈도 있지만, 조금 일찍 비켜서려고 한다. 그렇게 하는 것이 YTN을 변화의 중심으로 추동해 화합 속에 희망의 미래로 나아가게 할 수 있다는 판단을 했다"고 밝혔다.

조 사장은 "2년 전 저는 방송 문외한으로 설렘과 기대, 두려움을 안고 YTN의 가족이 되었다. 겸허한 마음으로 오직 좋은 방송, 좋은 경영을 통해 1등 YTN을 만들기 위해 뛰었다. 새벽부터 밤까지 어떻게 하면 방송의 질을 높이고 치우침 없는 공정방송을 구현해 대한민국 1등 방송을 만들까 고민했다"고 전했다.

조 사장은 "한순간도 YTN의 통합과 발전을 위해 고민하지 않은 적이 없었다. 저는 제가 할 수 있는 선에서 소신을 갖고 최선을 다해 일했는데 여러분의 눈에는 흡족하지 않을 수도 있었을 것이다. 그러나 저의 진정성만은 받아주시고 제가 떠난 뒤 부족한 부분을 메워주시면 감사하겠다"고 당부했다.

YTN은 2008년 대량징계 사태 이후 아직도 3명의 기자들이 돌아오지 못하고 있다. 왼쪽부터 노종면, 조승호, 현덕수 해직기자 (사진=김수정 기자)

 

조 사장은 퇴임사 말미에 "한 가지 당부의 말씀을 간곡히 드리려 한다"면서 해직자 문제를 꺼냈다. 2008년 이명박 대통령이 대선 후보였을 당시 언론특보였던 구본홍 사장을 YTN에 보내면서, 전국언론노동조합 YTN지부(이하 YTN지부)는 낙하산 사장에 맞서는 투쟁을 벌였다. 이때 6명의 기자가 해고되고 수십 명의 노조원이 징계를 받았다. 대법원 판결로 6명 중 권석재·우장균·정유신 기자는 복직했으나 노종면·조승호·현덕수 기자는 여전히 YTN으로 돌아오지 못하고 있다.

조 사장은 "YTN은 어떤 일이 있더라도 지난 2008년의 불행을 되풀이해서는 안 된다. 제가 깊은 고심 끝에 비켜서는 이유이기도 하다. 새롭게 펼쳐질 환경에서 해직자 복직 문제를 이른 시일 안에 질서있게 풀어보려고 했습니다만 여의치 않았다"고 강조했다.

이어, "그렇다고 해서 이것이 또 다시 YTN을 갈등과 반목, 분열로 이끄는 불씨가 되어서는 결코 안 된다고 생각한다. YTN의 생존을 둘러싼 험악한 환경을 직시해 주시기 바란다. 새로운 리더십과 함께 여러분 스스로 하나되어 이 문제를 순리대로 풀어가셨으면 한다. 바로잡을 것은 과감히 바로잡아야겠지만 그것은 통합과 질서 속에 이루어져야 할 것"이라고 전했다.

조 사장은 "지난 20여년 전 성장과정에서 역경과 위기를 단합된 힘으로 극복해 온 YTN의 DNA를 믿는다. YTN 가족 여러분, YTN 경영인 조준희의 역할은 여기까지다. 이제 저는 YTN 시청자의 한 사람, 자연인 조준희로 돌아간다. 단순한 시청자가 아니라 가족 구성원으로서, 때론 사랑 가득한 시선으로, 때론 냉정한 시선으로, YTN이 더욱 더 웅비하고 발전하는 모습을 지켜보며 응원하겠다"고 말했다.

마지막으로 "언제 어디서나 여러분의 희망찬 미래를 기원하겠습니다. 그동안 행복하고 감사했다. 여러분과 여러분의 가정에 밝은 웃음과 희망이 가득하시길 간절히 기원한다. 고맙다"고 덧붙였다.

조 사장은 퇴임사 낭독을 마친 뒤, 퇴임식에 참여한 직원들과 일일이 악수하며 석별의 정을 나눴다. 지난 2015년 3월 임기를 시작한 조 사장은 기업은행 출신의 30년 '금융맨'으로, 방송 관련 경력이 전무해 인사 당시에도 '파격적'이라는 평가가 다수였다.

YTN 조준희 사장이 19일 열린 퇴임식에서 임직원들과 악수하며 인사를 나누고 있다. (사진=김수정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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