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난 2012년 공정방송 파업을 주도했다는 이유로 해고된 MBC 이용마 해직기자 (사진=전국언론노동조합 MBC본부 제공)
이용마 MBC 해직기자가 "이제 봄이 오나보다"라며 "정의가 강물처럼 흐르는 세상"이 되길 기원했다.
이용마 기자는 19일 자신의 페이스북에 짤막한 글을 올렸다. 그는 "세월호가 올라오고, 임을 위한 행진곡이 울려퍼지고, 김상조 교수가 공정거래위원장이 되고, YTN사장이 스스로 물러나고, 윤석열 검사가 서울검사장이 되고…"라고 썼다.
이어, "세상이 바뀐 것이 확실하다. 모든 것이 제자리를 찾아가고 있다. 이제 봄이 오나보다. 이 봄이 멀리멀리 퍼지고, 오래오래 갔으면 좋겠다. 그래서 정의가 강물처럼 흐르고, 없는 사람들도 행복을 꿈꾸는 세상이 될 수 있으면 좋겠다"고 전했다.
지난 3월 22일, 1073일 만에 진도 앞바다에 침몰했던 세월호가 모습을 드러냈다. 5월 9일 제19대 대선에서 승리한 문재인 대통령은 지난 정권에서 제대로 기능하지 않았던 부분을 조금씩 바로잡아가는 중이다.
우선, 이명박 정부 이후 제창이 금지되었던 '임을 위한 행진곡'을 국가 공식 행사에서 제창할 수 있게 했다. '재벌 저격수' 김상조 교수를 공정거래위원장에, 국정원 댓글 사건과 관련해 윗선의 수사 방해를 폭로했던 윤석열 검사를 서울중앙지검장에 임명하는 등 '인사'로 '달라진 세상'을 실감케 했다.
이 기자가 페이스북 글을 쓴 19일 오전에는 YTN 조준희 사장이 전격 사의를 표명하기도 했다. 조 사장은 기업은행 출신의 전형적인 '금융맨'으로 박근혜 정부 시절인 2015년 발탁됐을 때만 해도 '뜻밖의 인사'라는 평이 지배적이었다. 지난해 국정농단 사태 때에는 YTN 사장 선임 과정에 최순실 씨가 개입한 것이 아니냐는 의혹이 일었다.
이 기자는 정권교체 이후 하나하나 제자리를 찾고 있는 풍경들을 열거하며 '정의롭고 행복한 세상'이 되길 꿈꿨다. 그는 지난 2012년 김재철 사장 당시 사장 퇴진 및 '공정방송'을 내걸고 170일 파업을 벌인 전국언론노동조합 MBC본부(이하 MBC본부)의 홍보국장으로, 노조 집행부 가운데 가장 먼저 해고됐다.
법원은 MBC 노사 간 빅3 소송인 '해고무효', '손해배상', '업무방해' 소송에서 일관되게 MBC본부의 손을 들어줌으로써, 170일 파업의 정당성을 항소심에까지 거듭 확인했다. 그러나 2015년 2심 이후 대법원 판결은 여전히 나오지 않는 상황이다.
한편, 이용마 기자는 해직 후 희소암인 복막암에 걸려 투병 중이다. 그는 박근혜 전 대통령이 헌법재판소로부터 '파면'된 다음날인 지난 3월 11일 열린 촛불집회 무대에 올라 검찰과 언론 개혁의 필요성을 호소한 바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