문 대통령에게 안긴 5·18유가족 "우리 아빠 같아요"

노컷뉴스 이 시각 추천뉴스

닫기

- +

이 시각 추천뉴스를 확인하세요

文, 유가족과 함께 5·18묘역 참배…"이제는 새로운 대한민국" 유가족 위로

 

18일 현직 대통령으로는 4년만에 5·18 민주화운동 기념식에 참석해, 9년만에 '임을 위한 행진곡'을 제창한 문재인 대통령은 기념식 뒤 유가족들과 함께 국립 5·18민주묘지를 참배했다.

문 대통령은 고(故) 김재평·왕태경·윤상원·문재학 열사 묘역, 행방불명자 묘역을 차례로 참배했다. 이 과정에서 문 대통령은 손을 맞잡거나 끌어안으면서 유가족의 고통스러웠을 지난 세월을 위로했다.

김재평 열사 묘역에서는 부인 고선희씨와 딸 김소형씨가 문 대통령을 맞았다. 1980년 5월18일생인 딸 김씨는 태어난지 3일 뒤 계엄군의 흉탄에 아버지를 잃었다. 김씨는 앞서 기념식 행사 때 '아버지께 드리는 편지'를 읽었고, 눈시울을 붉힌 문 대통령은 편지 낭독 뒤 퇴장하는 김씨에게 다가가 끌어안고 위로했다.

김씨는 아버지 묘역에서 "아까 너무 제가 세게 껴안았죠. 우리 아빠 같아요"라고 문 대통령에게 울먹이면서 감사의 뜻을 밝혔다. 문 대통령은 "아버님께서 숭고한 일을 하셨다"며 "오늘 국민들 앞에서 제대로 인사 한번 하셨다"고 격려했다.

고씨도 "대통령이 취임하시자 임을 위한 행진곡 제창이 이뤄져 가슴이 뻥 뚫렸다"고 고마움을 표했고, 문 대통령은 "이제는 잘 사실 일만 남았다. 이제는 새로운 대한민국이 열렸다"고 답했다.

김씨는 이날 CBS '시사자키 정관용입니다'에 출연해 "대통령께서 손 잡아주시면서 울지 말라고 해 주시고, 아빠 묘에 참배 가자고 말씀해 주셔서 감동이었다. 그래서 '아까 대통령님이 안아주셨을 때 꼭 아빠 품 같아서 정말 많이 울었다'고 말씀을 드렸다"고 상황을 전했다.

이어 문 대통령은 왕태경 열사 묘역에서 "갈 때가 됐는데도 이렇게 못가고 있다"며 흐느끼는 모친 이용래씨를 "어머니, 그런 말씀 마시고 잘 사셔야죠. 울지 마시라"고 위로했다.

임을 위한 행진곡이 헌정된 윤상원 열사 묘역에서는 작곡자인 김종률 광주문화재단 사무처장과 대화를 나눴다. 문 대통령은 "윤 열사와 노동운동가 박기순씨의 영혼결혼식을 위한 노래인데 그게 뭐 북한을 찬양한다고 하고…. 말이 안 되는 일"이라고 한탄했다.

문재학 열사 묘역에서 "지금까지 잘하셨으니 더 잘하시라"는 유가족의 격려를 받은 문 대통령은 "앞으로 더 잘하겠다"고 화답했다. 마지막으로 행방불명자 묘역도 둘러보고 정수길 5·18 민주묘지 소장에게 신원확인 등 행정조치에 만반을 당부했다.

기념식 참석자들과 시민들은 민주묘지를 떠나는 문 대통령을 배웅하면서 '문재인'을 연호하고 카메라 세례를 퍼부었다. 문 대통령은 앞서 역대 대통령 최초로 민주묘지에 도보로 입장하면서 시민들과 일일이 악수하는 등 파격 소통에 나섰다.

119구급차가 대통령을 앞질러 이동하는 '열린 경호'도 이어졌다. 오찬장으로의 이동을 위해 민주묘지를 이탈하던 문 대통령 탑승 차량 및 경호·의전 차량 10여대는 출발 직후 옆으로 비켜서 구급차에게 길을 내줬다. 구급차 안에는 5·18 기념식 뒤 갑자기 쓰러진 50대 남성이 타고 있었다.

문 대통령은 광주 금남로의 한 식당에서 5·18 기념재단, 부마항쟁 등 민주화운동 관련 단체 인사들 20여명과 함께 화기애애한 분위기에서 오찬을 했다. 민주화운동 단체 인사들은 "임을 위한 행진곡 제창 하나로 한이 풀렸다"고 치하하는 등 화기애애한 분위기를 연출한 것으로 전해졌다.

0

0

오늘의 기자

    많이본 뉴스

      실시간 댓글

        상단으로 이동
        페이스북 트위터 네이버 다음 카카오채널 유튜브

        다양한 채널에서 노컷뉴스를 만나보세요

        제보 APP설치 PC버전

        회사소개 사업자정보 개인정보 처리방침 이용약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