원희룡 제주지사가 15일 도청 기자실에서 브리핑을 갖고 버스 개편 일정을 8월 26일로 확정했다고 밝혔다. (사진=제주도 제공)
제주 버스노선이 개편 일정이 확정돼 오는 8월 26일부터 새로운 대중교통 체계가 도입된다. 그러나 준공영제 도입과 버스 증차, 인력 확충 등으로 연간 800억원대의 예산이 투입되는 것은 재정 부담이 될 전망이다.
제주도는 대중교통 전면 개편일을 오는 8월 26일(토요일)로 잠정 확정하고 인프라 확충과 이용자 편의제공을 위한 시스템을 구축하고 있다고 15일 밝혔다.
우선차로제 도입을 위한 환경개선, 환승센터와 환승정류장 개선, 버스증차와 디자인 개선, 버스정보시스템 확충 등의 시설인프라가 갖춰지고 준공영제 도입을 비롯해 급행버스 신설과 노선개편, 버스요금체계 단일화, 환승할인 확대 등 운영 체계도 대폭 바뀌는 것이다.
우선 버스 체계가 개편되면 제주 전 지역을 시내버스 요금인 1200원으로 이동할 수 있게 된다.
원희룡 제주지사는 이날 브리핑을 통해 "동지역과 일부 읍면지역만 운행하는 시내버스를 제주도 전역으로 확대해 단일버스 요금체계를 구축했다"고 말했다.
제주시에서 서귀포까지 1200원만 내면 갈 수 있고 환승할인 혜택도 하차태그 후 현행 30분에서 40분으로 확대된다.
제주공항을 기점으로 일주도로와 평화로, 번영로 등을 운행하는 급행버스 12개 노선이 신설된다.
제주도 전역을 1시간 안팎으로 통행 할 수 있도록 해 관광객과 도민들의 불편이 감소될 것으로 보인다. 급행버스는 기본요금을 2000원으로 해서 구간별로 최대 4000원까지 매겨진다.
버스도 대폭 증차돼 배차 시간이 줄어든다. 현행 530대에서 257대가 늘어난 797대로 운영되는 것이다.
제주에서 운행하는 모든 버스는 무료 Wi-Fi 서비스까지 제공한다.
제주 버스 체계가 오는 8월 26일부터 개편돼 급행버스는 빨간색, 간선버스는 파란색, 지선버스는 녹색, 관광지순환버스는 노란색으로 각각 통일된다. (사진=이인 기자)
버스 색상도 통일돼 1시간내 이동이 가능한 급행버스는 빨간색으로, 대도로 위주로 운행하는 간선버스는 파란색, 마을버스 성격의 지선버스는 녹색으로 각각 운행한다.
또 관광지 위주로 운행하는 관광지 순환버스는 노란색으로 색상이 통일된다. 관광지 순환버스에는 국내여행안내사 자격증이 있는 교통관광도우미가 동승해 교통이나 관광정보를 제공하게 된다.
급행과 간선, 지선, 관광지 순환버스간 연계 체계 구축을 위해 환승센터 4곳과 환승정류장 20곳이 갖춰진다.
환승센터는 제주국제공항과 서귀포터미널, 동부(송당리 대천동), 서부(안덕면 동광리) 등 4곳으로, 늦어도 오는 2021년까지는 완공될 전망이다.
주로 읍면지역에 들어서는 환승 정류장 20곳은 오는 7월초까지 모두 공사가 끝난다.
환승 센터나 환승 정류장에서도 무료 Wi-Fi를 이용할 수 있고 안전조명 시설과 온열의자, 휴대전화 충전 서비스, 안심벨 등의 편의시설도 갖춘다.
특히 이번 대중교통 개편에서 눈에 띄는 건 민영 버스업체는 준공영제로, 기존 준공영제 업체는 공기업으로 전환된다는 점이다.
이를 위해 제주도는 이미 버스운송조합과 운수업체, 노조 등과 협의를 마친 상태로, 준공영제 이행을 위한 업무협약을 오는 19일에 체결하기로 했다.
또 수입금 공동관리 위원회를 구성해 개편시점부터 본격 운영할 계획이다.
제주도는 업체별 수익성 위주의 노선운영으로 업체 간 과당경쟁과 적자노선 운행 기피, 노선 조정 곤란 등의 어려움이 있었다며 준공영제를 도입하면 수입금 공동 관리와 표준 운송원가에 의한 재정지원이 가능해진다고 밝혔다.
버스 증차에 따라 공영과 민영 버스 운전 기사가 대규모로 채용된다.
새로 충원될 운전 기사는 800여명으로 오는 22일부터 6월 2일까지 공고가 나오는 6월 10일 이전에 채용이 완료된다.
제주 버스 체계가 오는 8월 26일부터 개편돼 급행버스와 간선버스, 지선버스, 관광지순환버스 형태로 운영된다. (사진=이인 기자)
민영업체는 제주도버스운송조합에서 일괄 채용하고 공영버스는 제주도에서 일괄 채용으로 진행한다.
그러나 버스 증차와 준공영제 도입 등으로 연간 800억원대의 제주도 예산이 투입되는 재정부담은 불가피해졌다.
이와 관련해 원 지사는 버스 증차나 인력 확보, 공영버스 수준의 임금 지급 등으로 추가비용이 만만치 않은 것은 사실이라면서도 대중교통은 보편적 복지로 도민의 발이 되는 대중교통에 투자하는 것은 생산적인 투자로 봐야 한다고 말했다.
원 지사는 특히 취임 초부터 방만하게 운용하던 예산을 최대한 줄이는 예산개혁을 통해 제주도 1년 전체 예산의 2%인 연간 800억의 대중교통 예산은 투입이 가능하다는 결론을 내렸다고 강조했다.
제주도는 주민 공람을 거쳐 5월 말까지 버스 노선을 확정하고 버스업체와의 협의를 거쳐 6월말까지는 노선별 배차시간표까지 최종 확정하기로 했다.
또 ㈜카카오와의 업무협약을 통해 버스 노선은 물론 목적지까지의 최단거리 검색 서비스도 동시에 제공할 방침이다.
대중교통의 정시성 확보와 신속한 운행을 위해 동서광로 등 3개 구간에 대중교통 우선 차로제가 운행되며 이를 위해 오는 8월까지 시설공사가 마무리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