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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꽃이 뇌물인가요?" 대목에 울상 짓는 화훼농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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청탁금지법 등 소비감소 요인…전년대비 평균가격 하락

경기 용인시의 한 화훼 농가에서 다음 출하를 기다리는 카네이션. (사진= 구민주 기자)

 

"김영란법(부정청탁 및 금품 등 수수의 금지에 관한 법률) 때문에 생산량을 반으로 줄였어요. 꽃이 뇌물처럼 되버렸으니…."

경기도 용인시에 위치한 한 카네이션 농가. 각종 기념일이 많은 화훼시장의 최대 성수기 5월이지만 농민들의 표정은 어두웠다.

이곳에서 10년째 카네이션 농사를 짓는 이주원(60‧여)씨는 올해 카네이션 재배를 지난해 절반 수준으로 줄였다.

한 때 3,960㎡까지 늘렸던 재배면적도 현재 대략 4분의 1 가량인 990㎡로 줄어들었다.

이씨는 "청탁금지법이 생기면서 영향을 받게 될 것이 걱정돼 재배물량을 대폭 줄였다. 올해는 화분만 3만5천 개를 출하했는데 최상품 가격이 지난해보다 20%가량 떨어졌다"며 한숨 쉬었다.

상황이 이렇다보니 카네이션으로 인한 매출도 지난해에 비해 반토막이다. 어버이날과 스승의날 등 5월 장사를 보고 꽃을 키워온 화훼농가 임장에서는 여간 답답한 일이 아닐 수 없다.

이씨는 "꽃이 왜 뇌물이 됐을까? 꽃이 왜 거부의 대상이 됐을까?라는 생각에 서글프고 속상하다"면서 "결국 카네이션을 포기한 나머지 부분에 다른 작물들을 심어 메우고 있지만 어려운건 사실"이라고 토로했다.

이씨는 또 "엎친 데 덮친 격으로 중국과 콜롬비아 등에서 수입됨 꽃들이 들어오다 보니 카네이션 농가의 기반이 붕괴되고, 꽃값이 떨어지고 있다"고 덧붙였다.

인천에서 20년간 장미 농가를 운영하고 있는 한화수(64)씨에게도 5월은 '대목'이었다. 하지만 한씨 역시 "이제는 장미 농사를 접어야 할 것 같다"며 답답한 심정을 드러냈다.

한씨는 "청탁금지법 이후 화훼시장이 타격을 많이 입었는데 장미라고 다르지 않다"면서 "올해는 선거도 있고 연휴도 많아 매출이 올라야 하지한 장담할 수 없는 상황"이라고 말했다.

장미는 난방비와 농약비 등 들이는 생산비용 대비 수익이 남지 않기 때문에 김영란법 시행 이후로 포기하는 농가들이 많아졌다.

한씨는 "장미 농가들이 절반은 더 줄었다고 보는데도 상황은 여전히 좋지 않다"면서 "원래 4,950㎡정도 장미 농사를 지었는데, 올해부터는 1,900㎡여 정도를 제외하고 대부분 땅에 다른 작물을 심어보려 한다"고 말했다.

aT(한국농수산식품유통공사) 화훼공판장에 따르면 카네이션과 장미 등 화훼의 시세가 가장 좋은 때는 4월 말에서 5월 중순으로, 지난달 24일부터 이달 6일까지 카네이션 1속(스탠다드 20송이, 스프레이 10송이)의 평균 가격은 4,444원이다.

전년 같은 기간에 비해 20%(1,102원) 떨어진 가격이다. 지난해 같은 기간보다 10%가량 거래량이 줄었지만 가격은 하락했다.

장미 역시 같은 기간 1속(10송이) 평균 가격이 7.6%(366원)가량 떨어졌다.

aT 화훼공판장 관계자는 "징검다리 연휴가 많다보니 화훼 소비가 감소되고, 청탁금지법으로 스승의 날 등에 꽃을 선물하는 부분이 대폭 축소될 것"이라면서 "소비심리가 크게 위축되다보니 꽃값은 회복하기 어려운 상황"이라고 설명했다.

그는 이어 "꽃 소비 확대를 위해 1테이블 1플라워 운동을 하고, 5만 원 이하의 꽃은 선물해도 된다는 권익위 해석을 홍보하고 있다"며 "농가의 경우 품질이 좋은 꽃을 출하해 제 값을 받을 수 있도록 유도하고 있다"고 덧붙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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