위 사진은 기사와 관련이 없음 (사진=자료사진)
올해 서울에서 재건축 재개발로 이주하는 전세 수요가 2만 가구를 넘을 것으로 보여 전세 값 상승이 우려된다. 통상적으로 홀 수 해에는 전세 값이 오른다는 통계도 있다.
특히 대선 뒤에 전월세 상한제가 실시되느냐 여부가 올 하반기 전세 시장에 막대한 영향을 미치는 주요 변수가 될 전망이다.
서울 강동구 둔촌 주공 재건축 정비사업조합이 지난 2일 구청으로부터 관리처분계획안 인가를 받음에 따라, 오는 7월부터 주민들의 이주가 시작된다.
여기에서만 5930세대가 전세를 찾아 나서는 것이니 전세 값에 영향을 미치지 않을 수 없다.
부동산 114에 따르면 지난해 4월 이후 1년 동안 내기리만 했던 강동구의 전세 값은 둔촌 주공의 이주 수요를 선반영해 지난 달 0.21% 오르는 등 상승세로 전환했다.
이주 영향이 아직 본격화되지 않아 오름세가 통계상으로 강하게 나타나지는 않지만 시간이 갈수록 상승폭이 더 커질 것이라는 것이 업계의 전망이다.
개별 단지 중심으로 보면 둔춘 주공 인근에는 전세로 나온 아파트 물량도 별로 없고 가격도 이미 최근 1년 사이에 평균 7천만 원 가량 오른 것으로 전해졌다.
둔촌 주공만이 아니다. 재건축 아파트 초과이익환수제 유예조치가 내년부터 종료되는 만큼 강남 재건축 조합들은 하나같이 사업의 속도를 높이려는 상황이다.
(자료=부동산114 제공)
재건축 사업의 속도가 사업시행인가나 관리처분계획 단계에 있어 올해 이주가 예상되는 수요는 강남 4구에서 2만 가구, 서울에서 2만 2천 가구가 되는 것으로 전해졌다.
올 하반기 강남 발 전세 상승이 예상되는 이유이다. 아파트만이 아니라 다세대 다가구 주택과 연립주택 전세 값에도 영향을 미치고, 지역별로도 경기도 하남과 성남 남양주 등 수도권에 까지 퍼지는 풍선효과도 예상된다. 2억 원 미만의 재건축 아파트 전세금으로 또 다시 강남에서 전세를 얻기는 어렵기 때문이다.
재건축 이주 수요 외에도 홀수 해에는 통상적으로 서울의 전세 가격이 올랐다는 통계 변수도 있다.
KB 국민은행 박합수 수석전문위원은 "지난 2009년부터 서울 지역의 전세가격 동향을 보면 홀수 해에는 반드시 상승하는 흐름을 보였다"며 "이는 전세 계약이 2년 단위로 이뤄지는 리듬 때문으로 보이는데, 홀수 해인 올해도 이런 흐름이 반복될 것으로 본다"고 말했다.
하반기 전세 값과 관련해 가장 중요한 변수는 더불어 민주당 문재인 후보와 국민의 당 안철수 후보가 공약한 전월세 상한제와 계약갱신 청구제의 시행 여부이다.
집주인과 세입자가 재계약을 할 때 전월세 인상의 상한을 두고, 세입자에게 1회에 한 해 재계약을 청구할 수 있도록 하는 제도가 대선 뒤에 시행되면 서민 주거 안정에 기여한다는 취지에도 불구하고 단기적으로 전세 물량이 감소하는 만큼 가격이 크게 오를 것으로 예상된다.
전세를 놓는 주인 입장에서는 전월세 상한제의 시행으로 오르지 못할 금액을 상쇄하기 위해 미리 전세금을 올리거나 아예 전세를 철회할 가능성이 높기 때문이다.
이처럼 올 하반기에 서울 전세 값은 상승할 요인이 하락할 요인보다 더 많아 보인다. 다만 서울에 비해 경기도의 아파트 입주물량이 큰 폭으로 늘어난다는 점은 서울 전세 수요를 뒷받침하는 물량으로 작용할 것으로 보인다.
부동산 114에 따르면 올해 서울의 아파트 입주물량은 2만 6331 가구로 지난해에 비해 1,7% 정도 증가하는데 반해 경기도는 12만 6866가구로 지난해에 비해 45%나 늘어난다.
부동산114 김은진 팀장은 "강남 4구 인근인 하남과 성남 등 경기도에서 대규모 아파트 입주 물량이 쏟아져 나오는 것이 예년과 달리 수도권 전세 값 상승을 제한하는 요인이 될 수 있을 것으로 본다"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