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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푸대접' 농업 공약…沈 "농가기본소득" 洪 "구색도 못 맞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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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농민 인구 감소 영향…대선주자들, 농정공약에 무관심해"

- 沈, TV토론서 유일하게 농업 언급
- 김선동, 농정공약 특화된 후보
- 洪 의료원 설치? 진주의료원 잊었나
- 文 "대통령이 농업 챙기겠다"
- 安·劉 '산업적 관점' 농업 공약

 


CBS 라디오 '시사자키 정관용입니다'

■ 방 송 : FM 98.1 (18:30~20:00)
■ 방송일 : 2017년 5월 3일 (수) 오후
■ 진 행 : 정관용 (한림국제대학원대학교 교수)
■ 출 연 : 원재정 기자 (한국농정신문)

◇ 정관용> 이번 대선 주요 후보들의 분야별 정책들 비교검토해 보고 있는데요. 오늘은 농업 분야입니다. 참 중요한 분야인데 언제부터인가 우리가 좀 잊어버리고 있는 농업분야. 한국농정신문의 원재정 기자 연결합니다. 원 기자 안녕하세요?

◆ 원재정> 안녕하세요. 농정신문 원재정입니다.

◇ 정관용> TV토론 어제로 다 끝났는데 농업 분야가지고 공방 펼치는 모습을 저는 한 번도 못 봤거든요.

◆ 원재정> 저도요.

◇ 정관용> 그렇죠?

◆ 원재정> 네.

◇ 정관용> 실제로 농민이나 농정 관련된 공약들 별로 없나요?

◆ 원재정> 전체적으로 살펴보면 농업 분야 공약이 많이 없는 게 사실인데요. 이번 5월 9일 대통령 선거에는 그저 화사한 이름들이 참 많이 붙었습니다. 도시에서는 장미대선이나 벚꽃대선 등으로 부르고 있지만요. 농촌에서는 못자리 대선 혹은 모내기대선 이렇게 말을 해요.

◇ 정관용> 지금이 모내기 할 때인가요?

◆ 원재정> 그렇죠. 모내기하고 못자리하는 이런 시기거든요. 그래서 농사에서는 '모 농사가 반 농사'라는 이런 말이 있는데요. 그만큼 이번 선거가 새 정부의 중요한 출발점이다, 이런 의미도 덧붙일 수 있습니다.

제가 한 가지 더 말씀을 드리고 싶은 건 이번 선거가 촛불시민들이 만든 조기대선이지만 굉장히 아픈 대선이라는 점도 잊지 말았으면 좋겠다는 생각이 드는데요. 그 이유는 광화문 촛불이 어떤 국정농단을 단죄하는 것에서 출발했지만 그에 앞서서 고 백남기 농민 국가폭력 사태가 있었고요. 또 쌀값 폭락과 수입쌀 반대를 외치는 농민 상경 집회가 가장 직접적인 출발점이 아닐까 생각이 듭니다.

그런 의미에서라면 이번 못자리 대선에서는 농업정책 개혁안이 가장 핵심의제여야 하는데요. 말씀하신 대로 TV토론회에 나온 주요 대선 후보들도 농업 문제를 묻는다거나 답한다거나 이런 장면이 한 번도 없었죠.

◇ 정관용> 그렇습니다.

◆ 원재정> 이번 대선 역시 농업 문제라든가 농민 문제가 기타 등등의 분야로 치부되고 있어서 농민들이 처음에 가졌던 기대가 있었는데 갈수록 점점점 줄어들고 있는 그런 실정입니다.

한 사람의 농민을 죽음으로까지 몰고 갔던 그 쌀값 폭락 문제나 우리 농업 문제 이렇게까지 정치권이 무감할 수 있나 이런 비판이 나올 수 있나 생각이 되고요. 물론 지난 4월 29일에 선관위 2차 토론회에서 주요 대선 후보 중에서 유일하게 정의당 심상정 대선 후보가 40초의 마무리 발언에 농업 문제를 직접 언급했습니다.

◇ 정관용> 한 번 언급이 되기는 했군요.

 


◆ 원재정> 그렇죠. 쌀 목표 가격을 재산정하는 문제를 언급을 하셨고 농업 예산 증액 문제를 거론한 것이 처음이자 마지막 농언 문제에 하는 조명이었습니다.

◇ 정관용> 과거 대선에서는 농업 분야가 아주 중요한 핵심 의제로 항상 등장을 했는데. 이렇게 갑자기 푸대접 받게 되는 이유는 뭡니까? 아무래도 농민 인구가 줄어서인가요?

◆ 원재정> 그렇죠. 과거 대선을 보면 '반값 농기계'라든가 '농가 부채 경감'도 들으면 딱 느낌이 오는 직접적이고 효과가 높은 그런 농정 공약들이 나오기도 했는데요. 최근 들어서는 농정공약 수준이 굉장히 안 넣기는 뭐하고 넣자니 내용만 채우기 급급한
상태에서 발표되고 있습니다.

농민과 농정이 이렇게 푸대접 받은 이유는 말씀하신 것처럼 하나는 농민 인구가 대폭 줄어들면서 선거에서 표가 적다는 점이 가장 크지 않을까 생각이 듭니다.

◇ 정관용> 그렇죠.

◆ 원재정> 5000만 명 중에서 260만 명, 한 5%정도이니까. 공을 들인 만큼 당선에 영향을 줘야 하는데 그렇지 않다는 거죠.

또 하나는 농업문제에 대한 우리 사회의 전반적인 무관심인데요. 신자유주의 영향으로 경쟁력을 최우선 가치로 삼다 보니까 우리 농업의 주축인 중소농이 경쟁력 면에서는 평가절하되고 있고 또 먹거리를 생산하는 가치까지도 축소시키는 그런 경향이 있다고 봅니다. 우리가 FTA협상에서 익숙하게 봐 왔듯이 농업은 항상 버리는 카드였다. 이런 점에서도 이런 시대상을 엿볼 수 있다고 생각합니다.

◇ 정관용> 조금 서글퍼지네요. 그래도 그나마 나와 있는 농정 관련 공약들 전체적으로 어떻게 평가하세요?

◆ 원재정> 각 후보들의 공약집을 살펴보면 농업 문제가 언급이 돼 있습니다. 농정공약 발표도 하고 형식을 갖추고는 있는데요. 한마디로 구색맞추기에 그치지 않나. 이런 생각이 좀 들어요. 그 이유는 구체성이 떨어진다거나 지금 농업 문제를 해결할 수 있는 공약들이 대부분이기 때문인데요.

오늘날 농업 문제의 핵심은 농산물 가격을 어떻게 할 것이냐 또 농가 소득을 어떻게 보전을 할 것이냐. 이렇게 두 개에 있다고 생각을 하는데요. 대선 전부터 이 문제 해결을 위해서 여러 단위에서 공론화하는 과정을 거쳤던 것 중에 하나가 이제 기본소득개념의 '농민 수당', '농가직불금' 이런 부분이 계속 언급이 돼 왔는데 공약이 구체적으로 명확하게 반영한 후보가 거의 없는 그런 실정입니다.

통계청에서 지난달 24일에 발표한 농가 경제조사 결과를 보셨는지 모르겠는데요. 2016년 농민들의 평균 농업소득, 그러니까 농사를 지어서 버는 소득이 1년에 1천 6만 원이에요.

◇ 정관용> 그러면 한 달에 얼마죠?

◆ 원재정> 한 달 계산을 해 보면 84만 원이에요. 그런데 이게 2016년이 2015년보다 10.6%나 감소했다는 그런 결과가 나왔습니다. 한 달에 84만 원이라는 것은 최저생계비에도 당연히 못 미치고요.

농민들이 본업이 농사잖아요. 다시 한 번 생각해 본다면 농산물 값을 올리는 정책이든 농가 소득을 보완하는 정책이든 뭔가 대책이 나와야 되는 그런 지경에 이르렀습니다.

전국 농민회 총연맹이라고 전국적인 농민단체가 있는데요. 지난달 14일에 19대 대선에 농정 공약과 관련해서 논평을 낸 것을 살펴봤더니 이번 대선에는 농업개혁의지를 확인할 수 없다, 한마디로 단언을 하고 있습니다.

◇ 정관용> 참 구색 맞추기고 핵심도 찌르는 못한다. 그래도 그나마 좀 괜찮은 후보는 누구입니까?

◆ 원재정> 그래도 잘 만든 후보를 한번 가려보자, 이렇게 하면 주요 후보 중에서는 정의당 심상정 후보라고 생각합니다. 우선 TV토론회에서 농업 문제를 직접 언급했다는 점에서 보너스 점수를 먼저 드리고 싶고요.

내용면에서 심상정 후보는 '식량주권 실현과 지속가능한 농업'이라는 농정철학을 바탕으로 '친환경 생태농업'을 강조하고 있습니다. 구체적으로 식량 자급률을 법제화한다고 명시를 했고요.

농민들의 생산수당인 농지 문제도 '경자유전'을 강조하고 있습니다. 또 아까도 농가소득 문제가 중요하다고 했는데. 논과 밭의 고정직불금 인상 문제라든가 농민 기본소득 20만원 등으로 해결하겠다. 이걸 명확하게 밝히고 있습니다.

그런데 지금까지 제가 주요 대선 후보들만 언급을 했지만 농정공약에 있어서 특화된 후보가 한 명 더 있는데요.

◇ 정관용> 누구죠?

◆ 원재정> 민중연합당의 김선동 후보입니다. 김선동는 후보는 백남기 농민의 국가 폭력사태의 근본 원인인 쌀문제에 대해서 가장 직접적인 대책을 제시하고 있습니다.

예를 들어서 '밥쌀 수입 중단' 문제라든가 지난해 수확기 이후에 농민들이 굉장히 분노했던 '공공비축미 우선지급금 환수' 이 문제를 중단하겠다, 이렇게 명확하게 밝히고 있습니다.

사실 농업 문제는 농산물 개방 문제에서 비롯됐다고 해도 지나치지 않을 텐데요. 이 부분에 대해서도 김선동 후보는 한미FTA처럼 이런 농업 불평등 조약 같은 경우는 폐기하겠다거나 수입농산물의 총량제를 얘기를 하고 있어요. 그래서 국내 농산물의 가격안정장치를 마련하겠다고 공약으로 밝히고 있습니다.

3월 27일 오전 서울 광화문광장에서 열린 ‘백남기 농민 국가폭력 500일, 진상규명 책임자처벌 재발방지대책 촉구 기자회견’ 참석자들이 발언을 하고 있다. 황진환기자

 


◇ 정관용> 심상정, 김선동 아무래도 진보정당 후보들이 그래도 낫다, 이런 말씀이네요.

◆ 원재정> 뽑아놓고 보니까 그렇네요.

◇ 정관용> 그러면 후보 중에 제일 부족하다고 생각되는 후보는 누구입니까?

◆ 원재정> 자신 있게 말씀드릴 수 있는데요. 자유한국당의 홍준표 후보를 꼽겠습니다. 홍준표 후보 같은 경우는 이제 다른 후보들이 거론하고 있는 친환경농업이라든가 여성 농민에 대한 정책 공약을 찾아볼 수가 없어서 그나마 구색도 못 맞추는 거 아니냐. 이런 평가를 받고 있고요.

농업진흥지역 해제를 공식화하고 있습니다. 농업진흥지역 중에서 실질적으로 농사 짓기 어려운 땅들을 확인한 뒤에 정비를 하겠다. 이런 공약인데요. 사실상 농민들의 생산기반인 농지 축소를 부추기는 우려스러운 공약이다. 이런 평가를 받고 있습니다.
지금 현장에서 농민들이 농사 지을 땅 얻기가 굉장히 어려운 실정이거든요. 그래서 그런 면에 있어서 농지 축소 문제는 심각한 공약이라고 생각이 들고요.

홍 후보 같은 경우는 농가소득 문제 대책으로 농업인 월급제를 공약으로 내세우고 있는데 이것도 한계가 있어요. 농업인 월급제라는 것은 농협하고 계약재배를 하거나 일정 조건을 충족하는 일부 농민들에 한해서 농업인 월급제 시행이 가능하거든요. 그래서 보편성이라든가 이런 면에서 좀 부족한 공약이라고 생각됩니다.

19대 대선 농정 공약과 관련해서 한국농정신문이 5월 1일자에 전문가들 평가를 좀 개재를 했는데요. 홍준표 후보 공약에 대한 비판이 눈에 띄는 게 있어서 말씀을 드리고 싶습니다.

◇ 정관용> 뭐죠?

◆ 원재정> 농촌에 의료시설이 부족하잖아요. 홍준표 후보가 의료사각지대 해소대책으로 의료원을 설치하고 또 보건진료소에 공중보건의를 파견하겠다. 이렇게 제시를 했거든요.

그런데 농촌복지 전문가가 이 부분에 문제제기를 했습니다. 홍 후보 같은 경우는 경남도지사 시절에 기존에 진주의료원도 수지타산을 이유로 폐쇄한 전력으로 봐서는 공공적인 의료원 설치 공약이 과연 실행이 가능할까, 이렇게 문제제기를 한 거죠. 공약과 현실이 완전히 상반됐다는 그런 비판을 하고 있습니다.

◇ 정관용> 나머지 후보들도 한 분, 한 분 간략히 정리를 해 볼까요. 먼저 문재인 후보는?

◆ 원재정> 기호 순서로 문재인 후보부터 말씀드리면 대통령이 스스로 농업을 챙기겠다고 공약에서 밝히고 있습니다. 그러기 위해서 대통령 직속으로 농어업특별기구를 설치한다거나 직불제 중심의 농정전환을 제시했고요. 5년마다 재선정하는 쌀 목표가격의 물가 상승률을 반영해서 지금보다 인상하겠다, 이런 계획을 공약에 담았습니다.

◇ 정관용> 안철수 후보는 주요 공약만 간략하게.

◆ 원재정> 안철수 후보 같은 경우는 국민 건강과 식량주권을 지키는 스마트 농어촌으로 농정공약이 집약됐는데요. 강력한 쌀 생산 조정제를 실시하겠다. 또 중요한 게 4차 산업혁명으로 제2의 농업 혁명을 일으키겠다. 이렇게 공약을 제시하고 있습니다. 예를 들면 로봇, 바이오 이렇게 타 분야와의 융합, 연구를 확대한다거나 위성이나 드론 이런 것도 활용을 하겠다는 계획인데요.

◇ 정관용> 이거 역시 안철수 후보답네요. IT 전문가.

◆ 원재정> 친환경 농업개발이라는 게 의미 있는 분야이기는 하지만 현재 농민들이 직면한 농가 소득문제라든가 농산물 가격 문제 해결하기 보다는 자본력 있는 농민들의 첨단농업에 주안점을 두고 있는 공약이다. 이렇게 지적되고 있습니다.

◇ 정관용> 유승민 후보는요?

◆ 원재정> 유승민 후보 같은 경우도 중소농의 삶을 챙기기보다는 산업적인 관점이라든가 친기업적인 농정공약이 중심이라고 보여지는데요. 문 후보와 공통된 것은 농업을 직접 챙기겠다고 하는 점 하고 대통령 직속으로 농식품 미래성장특별위원회 설치 계획, 이런 것들이 공통됐습니다.

그런데 유 후보 같은 경우는 '농어촌지역 친환경기업 유치특별법'을 제정하겠다는 것을 공약에 넣었는데요. 친환경이라는 단서 조항이 있기는 하지만 기업들의 진입 규제를 완화하는 게 아니냐. 그리고 부정적이고 걱정스러운 시선도 있습니다.

◇ 정관용> 알겠습니다. 오늘 여기까지 들을게요. 고맙습니다.

◆ 원재정> 네, 고맙습니다.

◇ 정관용> 한국농정신문의 원재정 기자였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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