멀티 유니버스란 무엇일까? '맥스 테그마크의 유니버스'의 저자는 멀티 유니버스를 4단계로 나누어 최신 우주론 패러다임에 혁신을 가져왔다. 1~3레벨 멀티 유니버스는 같은 수학적 구조 안에 있는 서로 통신할 수 없는 평행우주들에 해당한다. 1∼3레벨의 모든 평행우주는 근본적으로 동일한 수학적 방정식을 따르지만, 4레벨 평행우주는 다른 수학적 구조에 해당하는 다른 방정식을 따른다.
영화 <인터스텔라>는 멀티 유니버스의 특성을 잘 드러낸다. 이 영화에는 책장 뒤로 수십 개의 이미지가 겹쳐진 장면이 나온다. 주인공의 과거와 현재와 미래를 구분할 수 없을 정도로 수백, 수천만 가지의 우주가 공존하고 있는 것이다. 영화의 장면처럼 무한한 우주에 수많은 시간과 공간이 공존하는 것이 가능한 일일까? 테그마크는 과학적으로 가능하다고 단언한다. 우주론적 급팽창 이론에 의하면 우주는 아주 거대할 뿐 아니라 사실 무한하기 때문에, 정확히 나와 동일한 무한히 많은 복제본과, 나와 비슷한 수많은 내가 우주에 존재할 수 있는 것이다.
'맥스 테그마크의 유니버스: 우주의 궁극적 실체를 찾아가는 수학적 여정'의 저자 맥스 테그마크 교수는 실체의 본질을 찾아가는 물리학적인 탐험 끝에 우주를 '수학적'으로 해석할 수 있다는 궁극적 결론에 도달한다. 우리의 물질세계가 수학으로 기술될 뿐만 아니라 그 자체가 수학이며, 우리가 거대한 수학적 대상의 자각하는 일부분이라는 것이다. 이미 오래전부터 과학자들은 우주의 물리적 실체가 수학적이라는 생각을 해왔다. 천문학의 영웅인 갈릴레오 갈릴레이는 17세기에 자연이 “수학의 언어로 쓰인 위대한 책”이라고 언급했으며, 노벨 물리학상 수상자인 유진 위그너는 1960년대에 “이해할 수 없는 자연과학에서의 수학의 효율성”이라고 했다. 그렇다면 이처럼 우리의 물리적 세계가 극단적인 수학적 규칙성을 나타내는 이유는 무엇일까?
책은 궁극적 실체의 본질을 찾기 위해 은하를 넘어서는 거시세계부터 원자보다 작은 미시세계까지 탐구하여, 모든 것이 수학적 구조로 이루어진 4단계의 평행우주들의 거대하고 멋진 실체에서 만나는 저자의 개인적인 여정을 담고 있다. 1장에서는 이 책의 주제어인 궁극적 ‘실체’가 무엇을 뜻하는지 과학적, 철학적, 종교적 관점에서 소개한다. 제1부(2∼6장)에서는 ‘우리 우주는 얼마나 큰가?’라는 질문의 답을 찾기 위해 거시세계로 여행을 떠나, 우리 우주의 근원과 두 종류의 평행우주를 탐험하고 공간이 어떤 의미에서는 수학적이라는 힌트를 찾아낸다. 제2부(7∼8장)에서는 ‘모든 것은 무엇으로 이루어져 있는가?’라는 질문의 답을 찾기 위해 아원자의 미시세계로 여행을 떠나, 세 번째 종류의 평행우주를 조사하고 물질의 궁극적인 구성 요소가 어떤 의미에서는 수학적이라는 힌트를 찾아낸다. 마지막으로 제3부(9∼13장)에서는 거시세계와 미시세계에서 각각 시작한 실체를 찾는 여행이 ‘수학적 구조’라는 하나의 영역에서 만나 네 번째 평행우주로 도달하는 과정을 살펴본다.
이 책은 수학적인 멀티 유니버스의 실체를 밝혀내기까지 발전을 거듭해온 우주론의 모든 지식을 담고 있다. 맥스 테그마크는 우주론이 어려울 수 있는 독자들을 위해 우주론 이해에 필요한 가장 기초적인 천문학, 양자역학, 양자 물리학, 입자 물리학, 상대론 지식부터 급팽창 이론, 평행우주 이론, 4단계의 멀티 유니버스에 이르기까지 탄탄한 논리를 다져간다. 또한 다양한 사진과 그림, 표를 실어 독자들이 더 쉽고 직관적으로 이해할 수 있도록 도왔다.
'맥스 테그마크의 유니버스'는 물리학에 관심을 갖게 된 저자가 궁극적 실체를 탐험하기 시작한 지 25년 만에 내놓은 ‘과학적 자서전’으로서, 과학적 지식과 더불어 그동안 그가 과학자로서 겪었던 성공과 실패를 솔직하게 담고 있다.
또한 책에서 저자는 자신이 초짜 물리학도였을 때 물리학 역사에 획은 그은 유명한 물리학자들의 생애와 과학적 업적을 접하고 느꼈던 감동과 존경을 흥미진진하게 들려준다.
책 속으로물리학자로서 나는 플라톤이 옳다는 것을 알게 되었다. 현대 물리학으로 인해 실체의 궁극적 성질이 겉보기와 다르다는 것이 아주 분명해졌다. 하지만 우리의 생각과 실체가 다른 것이라면, 실체란 대체 무엇일까? 우리 마음의 내적 현실과 외적 현실 사이의 관계는 무엇인가? 모든 것은 궁극적으로 무엇으로 이루어졌을까? 작동 원리는 무엇인가? 왜 작동하는가? 실체에 의미는 있는가? 있다면, 그것은 무엇인가? … 이 책은 (그리고 내 과학자로서의 경력은) 이 질문에 답하기 위한 개인적 노력이다.
/ 1장 실체란 무엇인가?(22-23쪽)
비록 알려진 수학적 구조의 모임이 크고 색다르며 앞으로 더 많은 것이 발견되겠지만, 모든 수학적 구조를 분석해서 그 대칭성을 결정할 수 있으며, 실제로 많은 것들이 흥미로운 대칭성을 가지는 것으로 판명되었다. 흥미롭게도, 물리학의 가장 중요한 발견 중 하나는 우리의 물리적 실체에 대칭성이 원래부터 내재되어 있다는 것이다. … 우리는 공간과 시간 차원 사이에 일반화된 회전을 행해도 그 차이를 알 수 없으며, 아인슈타인은 이것이 바로 지난 장에서 언급한 대로 빛의 속도에 가깝게 움직일 경우 왜 시간이 느리게 가는 것처럼 보이는지 설명한다는 것을 증명했다. 자연에 있는 훨씬 더 많은 미묘한 대칭성들이 지난 세기에 발견되었으며, 이런 대칭성들이 아인슈타인의 상대론, 양자역학, 그리고 입자 물리학의 표준 모형 등의 기반을 이룬다.
/ 10장 물리적 실체와 수학적 실체(388-389쪽)
흥미롭게도, 수학적 우주 가설의 맥락에서, 4레벨 다중우주의 존재는 필연적이다. 앞 장에서 자세히 설명했듯이, 수학적 우주 가설에 의하면 수학적 구조는 단순히 묘사하는 수준을 넘어 바로 외적 물리 실체다. 물리와 수학적 존재의 이러한 동등성은, 만일 수학적 구조가 자기를 인식하는 부분구조를 포함한다면, 마치 당신과 내가 스스로를 인식하는 것처럼, 수학적 구조 그 자체도(비록 일반적으로 우리 우주와 다른 성질을 가지는 우주겠지만) 그 자신이 물리적 현실 우주에 존재하는 것으로 인식한다는 것을 의미한다.
/ 12장 4레벨 다중우주(464쪽)
맥스 테그마크 지음 | 김낙우 옮김 | 동아시아 | 600쪽 | 26,000원 인터스텔라>