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9일 오후 서울 여의도 kBS에서 열린 두 번째 대선 TV토론에 앞서 각당 후보들이 기념 촬영을 하고 있다. 왼쪽부터 정의당 심상정, 자유한국당 홍준표, 바른정당 유승민, 더불어민주당 문재인, 국민의당 안철수 후보. (국회사진취재단
심상정 정의당 대선후보가 문재인 더불어민주당 후보를 강하게 비판한 데 대해 정의당 당원들 사이에서 갑론을박이 한창이다.
심상정 후보는 19일 TV 토론에서 문 후보 측 복지공약을 꼬집어 비판했다. 일각에서는 심 후보가 문 후보에게 집중적으로 질문했다는 평도 나왔다.
20일 오후 정의당 당원 게시판에는 "실망했다"며 탈당하겠다는 주장과 "문 후보를 검증하면 안 되는 이유가 뭐냐"는 등의 목소리가 나오고 있다.
심상정 정의당 대선후보가 19일 오후 서울 여의도 KBS본관에서 열린 KBS 주최 대선후보 토론회에서 토론 준비를 하고 있다. (국회사진취재단)
박 모 씨는 주변인의 말을 빌려 "심 후보는 엄밀히 말해 (문 후보의) 경쟁자"라며 "경쟁자더러 살살 하라고 하는 건 반칙 아닌가. '그래도 심상정은 안 되지'라니. 여기서부터 억지가 나온다"고 적었다.
박 씨는 "(일부 지지자들이) 화내는 말들을 보면 '다시는 정의당 비례 안 찍는다' 등이다"라며 "이건 심 후보 지지자가 화를 내야 하는 말이 맞다. 정의당이나 심 후보나 심 후보를 완전 '거지' 취급하는 것"이리고 꼬집었다.
정 모 씨는 "심 후보는 문 후보의 페이스메이커가 아니다"라며 "우승을 놓고 다투는 경쟁자다. 정의당 당원들의 태도가 더 아프다. 문 후보를 비판했다고 정의당을 탈당한다는 말같지 않은 말"이라고 일갈했다.
정 씨는 또 "정의당은 민주당의 부속물이 아니다"라며 "민주당과 비교할 수 없을만큼 작긴 하지만 정의당만의 정체성과 목표가 있다"고 강조했다.
문재인 더불어민주당 대선후보와 안철수 국민의당 대선후보가 19일 오후 서울 여의도 KBS본관에서 열린 KBS 주최 대선후보 토론회에서 토론 준비를 하고 있다. (국회사진취재단)
반면 탈당하겠다며 심 후보를 비난하는 당원도 있었다.
또다른 당원은 "심 후보의 토론회는 정말 심각하다"며 "우리나라 진보정당이 성장할 토대가 언제 마련됐는가. 민주정부 10년이다. 심 후보가 문 후보에게 따지고 책임지라는 게 최선이냐"고 주장했다.
그는 "적폐부터 청산하고 정의를 세우고 민주주의를 다시 찾아야 하는게 먼저"라며 "당장 집권을 앞둔 사람에게 당장 한꺼번에 다 해내라 하면 안 된다"고 말했다.
H 당원은 "심 후보 토론 태도를 보니 우리 당은 당세 확장도 유권자 설득도 어려운 당이라는 걸 알았다"며 "문 후보 정도의 정치인이 압승을 거둬야 우리에게도 기회가 온다"고 일침했다.
그는 이어 "안철수 국민의당 대선후보 통해서 살아나는 적폐세력을 짓밟아야 할 때 그나마 아군이 될 여지가 있는 쪽에 총질하는 우를 범하느냐"라며 "동조자를 넓히기 위한 태도(가 필요하다)"고 주장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