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백건우 "베토벤 작품과 함께한 인생, 행운이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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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0년 만에 '베토벤 피아노 소나타 32 전곡 연주' 대장정 나서

(사진=빈체로 제공)

 

'건반 위의 구도자' 피아니스트 백건우가 10년 만에 다시 베토벤 전곡(32곡) 연주에 나선다.

작곡가의 전 생애에 걸쳐 작곡된 피아노 소나타 전곡은 베토벤의 일생은 물론이고 서양음악사의 흐름과 시대정신을 집대성한 걸작이다.

베를린 필하모닉의 초대 상임지휘자를 지낸 피아니스트 한스 폰 뷜로는 베토벤 소나타 전곡을 가리켜 피아노의 ‘신약성서’라 칭했다.

백건우는 2005년 10월 영국 데카 레이블과 베토벤 피아노 소나타 전곡 녹음 계약을 체결하며 메이저 클래식 레이블에서 베토벤 소나타 전곡을 발매한 첫 번째 한국인 피아니스트로 기록되었다. 연주자 스스로 큰 모험이자 도전이라 밝혔던 당시의 녹음은 32개 소나타를 중기, 초기, 말기 작품 순으로 3년에 걸쳐 완주한 대장정이었다.

이어 2007년 12월에는 베토벤 소나타 32 전곡을 일주일 만에 완주하는 특별한 무대를 국내에 선보였다.

(사진=빈체로 제공)

 

백건우는 18일 서울 문호아트홀에서 열린 기자간담회에서 "베토벤은 음악 역사에서 너무나도 뛰어난 작곡가이기 때문에 우리 음악인들의 삶은 좌우한다"며 "이런 훌륭한 작품과 인생을 같이 한다는 게 행운이다"고 소감을 밝혔다.

그는 올해 공연이 10년 전과 달라진 점에 대해 "서울뿐만 아니라 지방에서도 공연한다"를 꼽았다. 서울을 포함해 전국 32개 무대를 찾는다. 그는 "많은 곳에서 연주할 수 있다는 건 한국 클래식의 의미가 넓어졌다는 의미이다"고 설명했다.

지난 10년간 백건우는 베토벤과 더 친밀해졌다고도 고백했다. 때문에 "전곡 연주가 힘들다기보다는 더 가까워지고 더 깊이 이해할 수 있게 된 것 같다"고 했다.

(사진=빈체로 제공)

 

베토벤과 다른 작곡가의 차이를 밝히기도 했다. 그는 "다른 작곡가를 공부하다 보면 시작과 끝이 보이고, 어떻게 진행해야 할지를 어느 정도 마스터할 수 있다. 그런데 베토벤은 공부하면서도 깜짝 놀란다. '어떻게 이런 아이디어를 낼 수 있을까' 한다"고 전했다.

이어 "때문에 항상 새롭게 접근해야 해서, 그의 작곡을 완전히 소화한다는 건 힘들 것 같다. 앞으로도 계속 연주하면서 재발견해야 할 것 같다. 그러기에 위대한 곡이라 할 수 있겠다"고 덧붙였다.

(사진=빈체로 제공)

 

백건우는 베토벤 전곡 사이클을 하는 데 있어 첫 곡을 소나타 1번이 아닌 20번으로 정했다. 순서를 바꾼 것과 관련해서는 "순서는 중요하지 않다. 한 곡 한 곡이 다 중요하고 완벽하기 때문이다"면서도 "19, 20번은 사실 1번 전에 베토벤이 스케치한 곡이다. 몇 살 때 썼는지는 모르지만 이전에 쓴 곡을 나중에 손질한 거다. 그 곡이 너무 순수하다기에 시작으로 적합하다고 봤다"고 밝혔다.

백건우의 2017년 '베토벤 피아노 소나타 32 전곡연주'는 9월 1일부터 8일까지 7일간 예술의전당 콘서트홀에서 진행된다. 전국 공연은 3월 29일부터 시작해 지금까지 5차례 진행됐다. 현재까지 총 29회 연주가 예정됐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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