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봄철 '들뜬 등산'은 금물…국립공원 안전사고 4·5월 빈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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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2017-04-15 11:3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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등산의 계절 '안전 비상'…낮은 산도 얕보면 큰코다쳐

봄 산행 나선 등산객들 (사진=자료사진)

 

지난 9일 속리산 천왕봉에 오르던 황모(53)씨는 기억하고 싶지 않은 아찔한 경험을 했다.

산 좀 탄다는 그였지만, 아차 하는 순간 발을 헛디디면서 비탈길에서 굴러떨어졌다. 다행히 큰 사고는 면했지만, 오른쪽 발목을 다친 그는 오도 가도 못하는 신세가 됐고, 한참을 기다린 끝에 119 구조헬기의 도움을 받아 가까스로 산에서 내려올 수 있었다.

날씨가 포근해지면서 산행 중 안전사고가 잇따르고 있다. 들뜬 기분에 무리해서 산에 오르거나 안전수칙을 지키지 않아 발생하는 일이다.

15일 국립공원관리공단에 따르면 지난 3년간 공원구역에서 일어난 632건의 탐방객 안전사고로 72명이 목숨을 잃고, 560명이 다쳤다.

사망자는 대부분 가슴 통증 등을 일으켜 돌연사(39명)하거나 낭떠러지에서 떨어져 추락사(20명)한 경우다.

부상자도 넘어지면서 팔·다리가 골절되고 살이 찢기는 등의 상처를 입은 사례가 많다.

안전사고는 결빙 등 위험요인이 많은 겨울뿐 아니라 봄철에도 자주 일어난다. 공단 관계자는 "겨우내 움츠렸던 몸의 긴장이 풀리고, 기분이 들뜨기 쉬운 시기"라고 원인을 분석했다.

그 중에도 꽃 피고 새순이 돋는 4∼5월이 취약기다. 지난해 국립공원 안전사고 193건 중 37건(19.2%)이 이때 일어났다

전문가들은 낮은 산이라도 절대로 얕봐서는 안 된다고 조언한다.

우선 산속은 기온부터 평지와 다르다. 따뜻한 평지 날씨에 맞춰 가벼운 옷차림으로 산에 올랐다가는 갑작스러운 기온 변화로 저체온증에 노출될 수 있다.

실제로 지난 14일 북한산의 최저 기온은 10도까지 떨어져 평지보다 9도 낮았다. 흐리거나 바람이 불면 체감온도가 더 내려간다.

전문가들은 산에 오를 때 두꺼운 옷보다 얇은 옷을 여러 벌 겹쳐 입을 것을 권하고 있다. 걸을 때는 옷을 벗어 땀이 덜 나게 하고, 쉴 때는 입어 체온이 떨어지지 않도록 하라고 주문한다.

안전수칙을 잘 지켜야 하는 것은 더 말할 나위 없다.

해지기 1∼2시간 전 산행을 마치고, 체력의 30%는 항상 비축하는 자세가 필요하다.

정해진 등산로를 벗어나지 말고, 등산화 바닥 전체가 지면에 닿도록 밟는 것도 중요하다. 처음에는 15∼20분마다 쉬고, 적응되더라도 1시간에 10분씩 쉬는 게 좋다.

최근 사진 찍다가 화면에 시선을 빼앗겨 실족하는 사고가 빈발하는 만큼 사진 찍을 때는 안전에 각별히 신경 써야 한다.

부상 등 위급한 상황이 발생하면 119에 도움을 요청하고, 이때 산악 위치 표지판을 활용하면 더 신속하게 도움을 받을 수 있다.

국립공원관리공단은 탐방객 안전을 위해 전국의 국립공원 97곳에 안전쉼터를 운영하고, 자동제세동기(AED)를 휴대한 구조인력도 전진 배치했다.

지난달 12일 월악산 북바위산 입구에서 갑자기 의식을 잃고 쓰러진 김모(55)씨가 때맞춰 이 장비를 휴대하고 인근을 지나던 공원 순찰대에 발견돼 목숨을 구한 일도 있다.

월악산사무소 관계자는 "봄철에는 심장마비 발생 가능성이 커 충분한 준비운동을 해야 하고, 무엇보다 자신의 체력에 맞는 등산코스를 택하는 게 중요하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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