원로급 남성들이 스스로 페미니스트라고 선언하며 양성평등 관점에서 우리 사회의 여러 문제들을 풀어보겠다고 나섰다.
사단법인 한국페미니스트협회는 19일 오후 2시30분 서울 중구 프레스센터에서 창립총회를 열고 본격 활동을 시작한다고 15일 밝혔다.
협회에는 김재원(78) 여원뉴스 회장과 성대석(79) 전 KBS 앵커, 이상의(66) 전 합참의장, 박승주(65) 전 여성부 차관 등이 주요 발기인으로 참여했다. 모두 환갑을 넘긴 남성이다. 발기인 중 여성은 최금숙 한국여성단체협의회 회장과 양금희 한국여성유권자연맹 부회장 정도다.
협회는 저출산 문제 해결을 최우선 과제로 정했다. 저출산 문제와 양성평등의 해법이 다르지 않다는 취지에서다. 전국민을 상대로 '결혼 합시다' 캠페인을 벌이고 정부 예산의 10%를 저출산 해결에 쓰도록 노력할 계획이다.
여성 국회의원을 늘리기 위한 캠페인과 함께 페미니즘을 남성에게 교육하고 교과과정으로도 채택될 수 있도록 힘쓰겠다고 협회는 설명했다. 매달 하루 서울에 '남자 없는 밤'을 신설하고 고조선에서 페미니즘의 뿌리를 찾겠다는 이색적 목표도 세웠다.
협회 창립을 주도하는 김재원 회장은 1970∼1990년대 여성잡지 '여원' 발행인으로 일했고 지난해 총선 때는 '이 당 저 당 가리지 말고 여성후보 밀어주자' 캠페인을 벌였다. 김 회장은 "협회의 궁극적 목적은 남녀평등 완성이다. 이 문제가 국가 최고의 어젠다가 되어야 한다. 국방이나 교육 문제보다 남녀평등 문제가 더 심각하고 중요하다"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