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 옛날이여' 오리온 애런 헤인즈(왼쪽)와 문태종이 13일 삼성과 4강 플레이오프 2차전에서 다소 무리한 슛을 시도하고 있다.(고양=KBL)
고양 오리온은 프로농구 최고의 타짜 구단으로 꼽힌다. 고비에서 해결을 해줄 승부사들이 있어 든든하다.
리그 최고의 득점원으로 꼽히는 애런 헤인즈(199cm)와 '4쿼터의 사나이' 문태종(198cm)이다. 헤인즈는 팀 공격이 막힐 때마다 풀어주는 능력이 탁월하고, 문태종은 별명이 말해주듯 승부처에서 터지는 외곽슛은 폭발력이 엄청나다. 지난해 챔피언결정전 우승의 주역들이었다.
하지만 이들이 흔들리고 있다. 오리온은 13일 경기도 고양체육관에서 열린 '2016-2017 KCC 프로농구' 서울 삼성과 4강 플레이오프(PO) 2차전에서 77-84 패배를 안았다. 61-78 대패를 안은 1차전까지 2연패로 4강 PO 탈락 위기에 놓였다.
2차전에서 헤인즈는 13점에 그쳤다. 2점슛은 16개 중 4개만 들어갔고, 3점슛 1개도 빗나갔다. 야투율 24%에 그친 에이스의 부진에 오리온은 속절없는 패배를 안아야 했다. 막판 손 쉬운 골밑슛을 놓치고 앞서 승부처에서 속공 상황에서 볼을 뺏기는 등 실망스러운 경기력이었다.
문태종도 활약이 미미했다. 21분여를 뛰면서 문태종은 단 2점에 그쳤다. 3점슛 3개는 모두 림을 외면했고, 2점슛 3개 중 1개만 성공시켰다. 속공 레이업을 시도하다 노마크의 헤인즈를 놓치는 우도 범했다.
이날만큼은 친동생 문태영(194cm)이 문태종의 전성기 시절 같았다. 문태영은 이날 3점슛 7개 중 4개를 꽂는 등 18점을 몰아쳤다. 경기 후 문태영은 "오늘은 내가 봐도 형처럼 플레이를 했다"고 웃었다.
1차전에서도 헤인즈는 16점에 그쳤다. 문태종은 8점을 넣었지만 팀 패배를 막기에는 역부족이었다. 타짜라는 별명이 무색했다.
2차전 뒤 추일승 오리온 감독은 "헤인즈가 왜 이렇게 부진한지 모르겠다"면서 "자기 구역에서 슛이 들어가지 않으면서 무리를 했다"고 아쉬움을 드러냈다. 이어 "오랫동안 공을 소유한 점도 좋지 않았다"고 덧붙였다.
오리온은 농구 센스가 있는 슈터 김동욱(194cm)이 무릎 부상으로 출전하지 못하고 있다. 김동욱이라도 있으면 막힌 공격을 풀어줄 수 있지만 그런 상황이 아니다. 이럴 때 헤인즈와 문태종이 해결사로 나서야 하지만 부진이 이어지고 있다. 오리온의 대위기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