가수 겸 배우 김현중. (사진=황진환 기자/자료사진)
"인생의 후반전을 시작하는 기분입니다. 좀 더 많은 팬들이 믿고 지켜봐 주셨으면 합니다." (가수 겸 배우 김현중)
음주운전으로 물의를 일으킨 김현중이 활동을 강행한다. 오는 29일 예정된 국내 팬미팅, 6월 일본에서의 신곡 발표, 7월까지 이어지는 일본 콘서트 투어 등 상반기 일정을
그대로 진행한다는 이야기다.
"팬들과의 약속"이라는 것이 공식적인 이유지만 '무리수'가 아니냐는 여론이 들끓고 있다.
과거 음주운전이 적발된 연예인들은 수없이 많았다. 음주운전은 잠재적 살인행위로 취급받는 일이기에 대다수 연예인들은 손해를 감수하고, 자숙 기간을 가진다.
이유는 하나다. 그것이 말뿐인 반성이 아니라는 것을 증명할 수 있는 유일한 방법이기 때문이다. 대중의 비난 여론을 무시하고 활동을 재개했다가는 평생 '음주운전 연예인' 꼬리표가 따라다니게 된다. 이미지로 먹고 사는 연예인에게는 두려운 일이다.
김현중에게는 '괘씸죄'까지 더해졌다. 소속사 키이스트에서 내놓은 공식입장이 거짓
해명 논란에 휩싸인 것이다.
김현중이 지난달 26일 음주운전 혐의로 불구속 입건된 이후, 키이스트에서 내놓은 해명은 다음과 같다.
"김현중이 집 근처에서 술을 마시다가 주차관리요원이 차를 이동해 달라고 요청해 1㎞도 안 되는 거리를 운전하다가 적발됐다."
그러나 채널A의 보도에 따르면 김현중이 음주운전을 하다가 잠든 곳은 술자리를 가졌던 곳에서 3㎞나 떨어져 있었다. 또 김현중은 잠시 주차를 하려던 게 아니라 귀가하기 위해 차를 몰았다고 알려졌다. 당시 김현중의 혈중 알코올농도가 면허정지 수준이었다는 것을 생각하면 위험천만한 상황이었다.
애초에 좋지 않았던 여론은 이로 인해 더욱 악화됐다. 순간을 모면하기 위한 '임기응변' 식의 거짓말은 결국 '역풍'으로 돌아오기 마련이다.
대중과 달리 팬들은 여전히 단단한 결속력을 유지하고 있다. 과거 전 여자친구 최모 씨 폭행 논란, 친자 소송 등으로 인해 분명히 김현중도 피해를 입었다는 입장이다.
실제로 법원은 지난 2015년 8월 최 씨가 김현중을 상대로 낸 16억 원의 손해배상 소송에서 김현중의 손을 들어줬다.
최 씨의 주장을 모두 기각하고, 도리어 김현중에게 1억 원을 지급하라고 판결했다. 최 씨가 주장한 김현중의 폭행에 따른 유산, 임신중절 강요 등이 증거가 없다는 이유였다.
재판과 무관한 양측의 폭로전이 지금까지 김현중을 바라보는 여론에 영향을 미친 것은 맞다. 팬들 입장에서는 '피해자'인 김현중이 다시 시작해보려는 찰나에 '실수'로 또 다시 비난 받는 상황이 안타까울 수 있다.
그렇다 해도 음주운전은 최 씨와의 소송과 별개의 사안이다. 이번에는 명백한 김현중의 잘못이기 때문에 이를 상쇄할 반성의 태도를 보일 필요가 있다. 많은 연예인들의 경우에 비춰봤을 때, 이를 위한 가장 좋은 수단은 자숙이다. 여기에서의 자숙은 단순히 프로그램 하차나 방송 출연 중단을 의미하는 것이 아니다. 경제적 이익이 발생할 수 있는 연예인의 직업적 활동을 멈추는 것이다.
팬들도 결국 대중의 일부다. 대중을 새로운 팬으로 만들지 못하면 연예인의 생명은 위태롭다. 김현중처럼 아이돌 그룹 출신의 스타들은 더욱 그렇다. 잠재적 팬인 대중의 심기를 거스르지 말아야 하는 이유가 여기에 있다.
아마 연예인으로서 김현중의 생명은 끝나지 않을 것이다. 그에게는 아직도 그를 응원하는 전 세계 수많은 팬들이 있다. 그러나 김현중의 결정은 위험수위에 도달했고, 그가 말한 것처럼 '인생의 후반전'을 순조롭게 가꿀 수 있을지는 미지수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