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홍준표 퇴임사 읽으며 '눈물'…민심은 소금 뿌리며 "치욕"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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정당·시민단체들 '꼼수사퇴' 비판, 법적 대응

(사진=경남도 제공)

 

홍준표 자유한국당 대선 후보가 10일 퇴임식을 열고 4년 4개월간의 경남지사직을 마무리했다.

공직자 사퇴 시한을 불과 3분 남긴 9일 밤 11시 57분 도의회 의장에게 사임 통보를 하고 선거관리위원회는 알리지 않아 도지사 보궐선거를 무산시킨 다음날 퇴임식이 열렸다.

홍 후보는 자신이 좋아하는 팝송인 도나 섬머의 '핫 스터프(Hot Stuff)'를 배경으로 연단에 올라섰다.

홍 후보는 "지금 대한민국은 정치대란, 안보대란, 경제대란, 사회대란에 빠져 있고, 정치판은 아수라장이 됐다"며 "한반도가 핵전장이 될 수 있다는 그런 엄청난 예측도 나오고 있다"고 말했다.

그는 "그런데 정작 우리나라에서는 아무도 걱정하지 않는다"며 "대란대치의 지혜를 통해 이 거대한 위기를 타개하고 새로운 대한민국을 열어가야 한다"고 덧붙였다.

그러면서 "위기에 강한 리더십이 필요하다"며 "이제 대선이 꼭 한 달 남았다. 오로지 국민만 바라보고 가겠다"고 강조했다.

(사진=경남도 제공)

 

자신이 도지사 보궐선거를 무산시킨 것과 관련해서는 "기초단체장이나 국회의원의 줄사퇴가 이어지고 또 그 자리를 채우기 위한 연쇄사퇴가 불가피하다"며 "300억 원 내 혈세 낭비와 혼란이 있게 되고 도민들은 제대로 검증도 못해 보고 도지사나 시장군수를 뽑아야 한다"며 기존 입장을 되풀이 했다.

홍 후보는 "도정은 세팅이 다 되어 있기 때문에 권한대행 체제로 가도 도정공백은 없을 것"이라며 "야당의 온갖 비난과 공세를 무릅쓰고 보궐선거가 없게 했고 대한민국을 위해서, 경상남도를 위해서 옳은 길이라고 판단했다"고 강조했다.

홍 후보는 퇴임사를 읽다가 감정에 북받쳐 여러차례 눈물을 흘리기도 했고, 참석한 직원들을 향해 큰 절을 올리며 퇴임식을 마무리했다.

류순현 행정부지사와 직원은 도청을 떠나는 홍 후보에게 증패와 꽃다발을 전했다.

홍 후보는 시장·군수, 도청 간부 공무원들과 기념 촬영을 한 뒤 '채무제로' 달성을 기념해 도청 정문에 심은 나무를 보려 했지만, 시민단체들이 반발하면서 서둘러 자리를 떴다.

시민단체 회원들은 홍 후보가 탄 차량에 소금을 뿌리며 거세게 항의하기도 했다.

적폐청산과 민주사회건설 경남운동본부는 퇴임식이 열리던 같은 시간 도청 정문에서 기자회견을 열고 "기어이 홍준표가 도민의 참정권을 유린하는 만행을 저질렀다"고 비판했다.

이들은 "홍 후보는 출세를 위해서라면 수단과 방법을 가리지 않고 모든 사람을 무시하는 안하무인의 태도가 골수에 배여 있다"며 "그런 인간이 대통령 후보라는 것은 국민의 치욕"이라고 비난했다.

이들은 "자신의 권력욕을 위해 패악과 악행을 자행하며 도민들 도탄에 빠트린 홍준표를 우리는 결단코 용서할 수 없다"며 "정계에서 영원히 퇴추시키기 위한 투쟁을 멈추지 않을 것"이라고 목소리를 높였다.

시민사회단체들은 준비해온 소금을 뿌리고 바가지를 깨부수는 퍼포먼스를 했다.(사진=송봉준 기자)

 

이 과정에서 이를 지켜보던 보수단체인 중심국가포럼 회원 10여명과 고성이 오가며 몸싸움이 빚어질 뻔 했지만 경찰이 제지에 나서 충돌은 발생하지 않았다.

경남지사 보궐선거가 치러질 것을 예상해 출마 선언을 했던 허성무 전 경남도 정무부지사도 "경남 도민 모두에게 참담한 날"이라는 입장을 냈다.

허 전 부지사는 "국정 농단의 충격이 채 가시지도 않은 이 때, 도민들은 도정 농단을 그대로 지켜봐야 했다"며 "헌법 수호자가 되겠다며 대통령 선거에 나선 사람이 반헌법적인 분탕질을 하는 것을 두 눈으로 목격했다"고 밝혔다.

그는 "홍준표 전 지사는 도민의 참정권을 노략질하면서 15개월 동안이나 임명직 행정부지사가 과연 경남을 힘차게 견인할 동력을 가질 수 있겠냐며 "홍준표 같은 인물이 경남에 발붙이지 못하도록 정권 교체에 온 힘을 다하겠다"고 강조했다.

정의당 경남도당도 도의회에서 기자회견을 열고 "고의적으로 위반한 홍준표의 도정 농단 사태는 박근혜 전 대통령의 국정 농단 사태를 능가하는 범죄 행위"라고 비판했다.

정의당은 "홍준표의 반헌법적 행정폭력 만행을 국민에게 낱낱이 알려 자유한국당과 홍준표에 대한 정치적 사망 선고를 하게 만들겠다"며 "손해배상 청구도 할 것"이라고 말했다.

이어 "민주주의를 유린한 홍준표는 지금 당장 대통령 후보직을 사퇴하고, 정계를 은퇴하라"고 요구했다.

그러면서 "홍준표 도정 농단에 뜻을 같이해 공직자 의무를 저버린 류순현 도지사 권한대행에 대해서도 법적 책임을 물어 직무유기와 직권남용 혐의로 형사 고발하겠다"고 덧붙였다.



정영훈 더불어민주당 경남도당 위원장은 이날 도민의 참정권을 침해했다며 홍 후보를 상대로 민사상 손해배상청구를 창원지법에 냈다.

홍 후보는 공직자 사퇴 시한을 불과 3분 남긴 9일 밤 11시 57분 전자문서로, 58분 인편으로 도의회 의장에게 사임 통보를 했다.

그러나 선거관리위원회에는 9일 자정까지 사임 통보가 접수되지 않았다.

홍 후보는 9일 안에 도의회 의장에게 사임을 통보해 사퇴 절차를 마무리 지어 대선 출마를 가능하게 했지만, 도지사 보궐선거는 무산시켰다.

경남도는 10일 오전 8시 경남선관위에 홍 후보의 사임을 뒤늦게 통보했다.

이제 경남은 내년 6월 지방선거 때까지 도지사 공백상태가 됐다.

김혁규, 김두관 전 도지사가 중도 사퇴한 이후 세 번째 권한대행 체제로 1년 2개월이라는 최장 기간 도정이 운영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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