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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뭐든 완벽하게 하려는 건 2PM을 욕먹이기 싫기 때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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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노컷 인터뷰] '김과장' 서율 역 이준호 ②

배우 이준호 (사진=황진환 기자)

 

6일 오후, 서울 종로구 삼청동 한 카페에서 KBS2 '김과장' 종영 인터뷰를 위해 배우 이준호를 만났다. 2013년 영화 '감시자들' 다람쥐 역으로 연기를 시작해 어느덧 5년차 배우가 된 그에게 '연기돌'이라는 수식어에 대한 생각에서부터 더 좋은 연기를 선보이기 위해 하는 노력 등 풍성한 이야기를 들을 수 있었다.

(노컷 인터뷰 ① 5년차 배우 이준호, '서율'을 만난 후 용기와 자신감을 얻다)

◇ 바쁜 스케줄 속에서도 대학원에 다니는 이유

이준호는 인터뷰 내내 '연기를 더 잘하고 싶다'는 열망을 드러냈다. 그리고 그는 실제로 더 성장하는 배우가 되기 위해 끊임없이 노력하고 있었다. 세종대 대학원 영화예술학과에서 연기 이론을 배우는 것도 그 일환 중 하나다.

그는 "3~4년 전부터 다니기 시작했다. 작년에는 '기억' 찍으면서 2PM 공연도 할 때 학교에 다녔다. 와, 어쨌든 학교생활은 맨입으로는 절대 안 된다는 걸 알았다. 과 특성상 (연예) 활동을 지원해주시긴 하지만, 시험기간과 과제는 그냥 지나갈 수 없는 거라서 직접 다 했다. 잠 쪼개가면서 하는데도 너무 재밌는 거다. 매일같이 갈 수는 없었지만 촬영 없으면 계속 가면서 열심히 하긴 했다"고 말했다.

사실 거창한 목표를 세우고 대학원에 진학한 것은 아니었다. 연기를 '글'로 배운다는 것을 이해 못했던 그이지만, '기본이 없으면 날것의 연기는 얼마 못 간다'는 교수님의 말을 듣고, 또 관련 공부를 해 나가면서 이론을 쌓는 것의 중요성을 깨달았다.

무대가 만들어지는 원리와 개념을 익히고 조명디자인에 대해서도 알게 되는 등 '학업'이 주는 성과는 적지 않았다. 솔로 활동 시에는 직접 프로듀싱하는 만큼, 실제로 무대 연출에 배운 것을 적용하기도 했다고. 드라마 때문에 거의 가지 못했지만 다음주부터는 다시 학생 모드로 돌아갈 예정이다. 그는 "(시험기간이라) 과제하고 있다. 어쩔 수 없지 않나. 하기로 한 거 해야죠. 결국 저질러 놨으니"라며 웃었다.

◇ 선배들의 '프로페셔널함'을 보며 한 걸음씩 성장하다

학업을 통해 이론적 기초를 세우는 것과 동시에, 이준호는 현장에서도 많은 것을 배웠다. 설경구, 이성민 등 프로페셔널한 선배들을 보면서.

영화 '감시자들'에서 죽는 역할이었던 다람쥐를 연기할 때, 그는 엉뚱하게도 설경구에게 "어떻게 죽어요?"라고 질문했단다. 설경구는 "내가 어떻게 알아"라며 웃음을 터뜨리면서도 "죽는 건 아무도 모르는 거야. 네가 죽는다고 생각해야 관객들도 죽는 연기라고 보지"라며 격려했다. 이준호는 이때 '자신감'이 가장 중요한 부분이라는 것을 알았다고.

(사진=황진환 기자)

 

드라마 '기억'에서 호흡을 맞춘 이성민도 이준호에게는 '경이로운' 선배였다. '우와, 진짜 어떻게 이런 연기를 펼치실까!' 하는 감탄이 절로 날 만큼. 그는 "스스로 열심히 준비하는 건 기본이라 딱히 별 건 없는데, 같이 작업하는 감독, 스태프, 배우 분들한테서 많이 배운다"며 "연기적인 스킬이 아니라, 그 태도에 감동하게 된다. 그런 걸 배우면서 저도 조금씩 성장하는 것 같다"고 전했다.

그래서일까. 각자 고뇌한 끝에 만들어 낸 캐릭터를 함부로 참고할 수 없었다. 5년차 배우치고 작품 수가 적은 편이었지만, 타인의 완성품을 빌려오기보다는 스스로 창작하고 싶었다.

이준호는 "(참고하면) 그 틀에서 못 벗어날 것 같았고, 언젠가 그 배우 분을 만났을 때 너무 부끄럽고 떳떳하지 못할 것 같았다. 그분도 고뇌해서 자신의 것을 창조한 것이지 않나. 일단은 스스로 뭔가 만들어내고 싶었고 그것도 하나의 도전이라고 생각했다. 제 고민과 연구 끝에 캐릭터가 나오고, 그게 만약 사랑받는다면 되게 뿌듯할 것 같다는 마음에 참고를 못했다"고 밝혔다.

◇ '아이돌 출신 배우'라는 말은 그저 '수식어'일 뿐

자신의 연기에 대해서는 시종일관 겸손한 태도를 보였지만, 사실 이준호는 데뷔작 '감시자들'에서부터 관객들의 눈에 띄었다. 어딜 갖다놔도 역할이 잘 묻는 도화지 같은 얼굴과, 짧은 경력에도 잘 녹아드는 자연스러운 소화력은 기대 이상의 것이었다.

이후 영화 '스물'에서는 생활력 강한 만화가 지망생 동우, '협녀'에서는 성공과 야망을 꿈꾸는 젊은 무사 율, '기억'에서는 완벽주의자 변호사 정진 역을 매끄럽게 표현했다. '김과장' 이후 "아이돌 딱지라는 말이 아깝다"는 극찬이 나오는 건 어쩌면 당연한 일인지도 모른다.

위쪽부터 영화 '스물', '협녀', 드라마 '기억'의 한 장면 (사진=각 프로그램 캡처)

 

이준호는 "아이돌로 데뷔한 제가 연기를 하고 있으니 어쩔 수 없는 것 같다. 2PM 그만두지 않는 이상 (그런 수식어는) 계속 갈 것 같다. 다만 차원이 다른 연기를 보여준다면 배우로도 봐 주시지 않을까. (아이돌 출신 배우라는) 그것에 대한 거부감은 없다. 그냥 뭐 애칭, 수식어라고 본다"고 말했다.

그는 시청자, 관객들에게 '좋은 연기'를 펼치고 싶다는 의지를 마음속에 담아두지만은 않을 것이라고 귀띔했다. 올해부터는 더 적극적으로 연기 활동을 하고 싶다는 것이다.

"2PM, 솔로 활동 등으로 1년에 한 번씩 연기할 수밖에 없었다. 어쨌든 제가 다 원했던 거라서 다음 작품 못한 것에 대한 아쉬움은 없다. '하게 되면 하는 거겠지. 한 것, 하게 될 것만 생각하자'라는 마음이었다. 아직 공격적으로 도전을 하지 못한다면 스펙트럼을 넓혀놓는 게 제일 좋을 거라 생각했다. '김과장'을 하게 된 가장 큰 이유다. '악역'으로 스펙트럼을 넓히면 (연기자로서) 더 도움이 되지 않을까 해서. 작품을 자주 해 볼 생각이다. 적어도 1년에 두 개씩은 하고 싶다. 마음 같아서 드라마 2편, 영화 1편 이렇게 매년 찍고 싶다."

연기 내공이 좀 쌓이면 무대 연기에 도전해보고 싶은 마음도 있다. 원래도 관심이 있어 시·도·전국대회 출전해서 상을 타오는 유명한 연극부가 있는 고등학교에 가 1년 동안 연극부 활동을 했다. 이번에 '김과장'에서 김민상, 서정연, 정문성 등 연극·뮤지컬 쪽에서 잔뼈가 굵은 배우들과 호흡을 맞추면서 그런 생각이 확고해졌다.

이준호는 "장르와 톤이 달라서 쉽게 다가갈 수는 없는 것 같다. 영화, 드라마는 편집을 하지만 연극·뮤지컬은 관객들이 바로 앞에서 실시간으로 보고 있는 거기 때문에 조그마한 실수도 용납 못할 것 같다"면서 "가수로서의 내공은 좀 생겼지만 연극할 수 있을 정도의 연륜은 아직 없다. 좀 더 완벽해지고 나서 '배우 파워'를 지닌 후 연극과 뮤지컬에 도전해 보고 싶다"고 밝혔다.

◇ 어느덧 데뷔 10년차, '2PM'은 준호의 자부심

이준호는 2008년 '10점 만점의 10점'이라는 곡으로 데뷔했다. 그가 속한 2PM은 햇수로 10년을 맞은 중견그룹이 됐다. 오래 가는 그룹이 대개 그렇듯, 그는 그룹에 대한 애정과 자부심을 숨기지 않았다.

2008년 '10점 만점에 10점'이라는 노래로 데뷔한 2PM은 올해 햇수로 10년차를 맞았다. (사진=JYP엔터테인먼트 제공)

 

"(2PM 멤버들은) 다들 다방면으로 열심히 활동하는 멀티 엔터테이너라고 생각하기 때문에 (2PM 활동에 대해) 그렇게 크게 걱정하지는 않았다. 모두가 개인활동을 하는데 저만 못하고 있을 때가 제일 고민하고 걱정했을 때다. 2012년부터 '감시자들' 처음 찍게 되고 일본에서 첫 솔로 앨범을 내면서 걱정이 덜해졌다. 내가 이걸 시작함으로써 2PM에 누가 되면 안 된다, 욕먹이면 안되겠다는 걱정은 했다. 2PM에 대한 걱정은 여섯이 동시에 같이 해서 부담이 적고, 멤버들을 믿을 수 있어서 믿고 간다는 확신이 있다. 우리의 방향에 대해서 걱정하는 건 크게 없다."

"연기든 솔로 활동이든 대충하는 게 너무 싫었다. 꿈이 많아서 시도를 많이 해 봤는데, 그만큼 자존심도 세서 모든 것을 확실하게 하고 싶은 마음에 어쩔 수 없이 완벽주의자처럼 할 수밖에 없었다. 앞으로도 피곤할 거라 생각하지만 다행인 건 반응이 좋고 욕을 안 먹고 있다는 것이다. 솔로 가수, 배우 이준호에 대해서는 어떤 평가에 대해서도 심각하게 부끄럽지는 않을 것 같다. 이렇게까지 완벽하게 하려는 건, 2PM의 이름을 욕먹게 하고 싶지 않았기 때문이다. 아이돌 기획하는 회사에서 나온 배우가 연기를 못해서 JYP가 욕먹는 것도 짜증났고, '쟤 못한다'는 소리 듣는 것 자체가 너무 싫고 부끄러웠다. 언젠가 욕먹을 때가 있겠지만 끝까지 정신은 차려야죠. 기분 좋다. 어쨌든 바쁜 와중에 이렇게 사랑받으니까 뿌듯하다. (힘듦을) 감내해야 하는 이유가 되기도 하고."

많은 아이돌이 표준계약서에 명시된 '7년'을 넘기지 못하고 흩어지는 가운데, 약 10년을 함께할 수 있던 것은 2PM의 저력이기도 하다. 올해부터는 더 체계적인 활동을 지원하기 위해 소속사에서는 전담 TF팀을 만들었다. 멤버들은 TF팀 안에서 공격적으로 의견을 펼칠 수 있게 됐고, 회사도 의견을 최대한 수렴하려고 하고 있다.

여러 가지 활동 가운데 가장 우선인 것은 '2PM 활동'이라고 즉답할 만큼, 그에게 2PM 활동은 각별하다. 스스로 자존심 세다고 말하는 이준호에게 2PM은 곧 자존심이다. 그는 "2PM이 제 자존심인데 제가 못해서 그 이유로 욕 먹는 일이 제일 싫다"고 단호히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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