화창한 봄날. 햇빛은 환하게 목포신항만을 비추고 있었지만, 미수습자 가족과 유가족의 마음에는 여전히 어두웠다. 주말을 맞아 미수습자 가족과 유가족들을 위로하기 위해 많은 사람들의 발걸음이 목포신항에 이어졌다.
주말 맞아 미수습자 가족 위로하는 발걸음 이어져
목포신항에 정박해 있는 세월호의 모습. 주말을 맞아 많은 이들이 유가족과 미수습자 가족을 위로하기 위해 목포신항을 찾았다.
세월호를 기억하는 기독인 모임도 목포신항을 방문해, 미수습자 가족과 유가족을 위로했다.
세월호를 기억하는 기독인 모임은 그동안 세월호에 대한 관심을 끊지 않았다. 진도 팽목항에서, 광화문 광장에서 세월호를 기억하기 위해 많은 노력을 기울였다. 당초 버스 한 대로 목포신항을 찾을 계획이었지만, 신청자가 많아 급하게 버스를 한 대 더 증차했다.
세월호를 기억하는 기독인 모임은 하나님께 예배를 드렸다. 세월호 참사의 진상규명과 미수습자들이 모두 가족 품으로 돌아올 수 있도록 간절하게 기도했다. 기독교계뿐만 아니라, 불교계도 목포신항을 찾아 예불을 드렸다.
대표기도를 한 이용호 전도사(익산 기독교윤리실천운동 사무처장)는 "세월호 참사의 원인이 아직 밝혀진 것이 없다"며 "미수습자들이 가족 품으로 돌아올 수 있도록 기도하자"고 말했다.
설교는 양희삼 목사(카타콤 라디오)가 맡았다. 양희삼 목사는 "선으로 악을 이기라는 성경말씀을 가장 잘 실천한 분들이 바로 세월호 유가족이자 미수습자 가족들"이라고 말했다. 악에 대항하기 위해 악으로 맞설 수 있었는데됴, 끝까지 선으로 악에 대항하고 있다고 했다.
양 목사는 "세월호 참사의 진상규명을 위해 악의 세력들과 반드시 싸우겠다"며 "결국에는 어둠이 빛을 이길 수 없고, 악이 선을 이길 수 없다"고 독려했다.
"어둠이 빛을 이길 수 없어"
세월호의 아픔을 함께 나누기 위해 많은 이들이 철조망에 노란 리본을 걸었다.
기도회에 참석한 이들의 마음을 울리게 한 건 미수습자 가족과의 만남이었다. 허다윤 양의 어머니 박은미 씨는 "여러분이 믿는 하나님은 어디에 계시냐"고 물었다. 박 씨는 "제가 믿는 하나님은 세월호 속에 9명을 끌어안고 계시다"며 기독인들의 끊임없는 기도와 관심을 당부했다.
박은미 씨는 "세월호가 하루 빨리 육상으로 올라와 가족들을 만나면 좋겠다"며 "다윤이를 한 번만 안아보고 싶다"고 말해 참가자들의 마음을 울렸다. 박 씨는 또 "다윤이를 찾아야 집에 갈 수 있다"며 "사람을 찾는 일에 집중해달라"고 당부했다.
허다윤 양의 아버지 허흥환 씨는 "세월호 참사 초기 교회에서 너무 많은 상처를 받았다"며 "하나님을 믿는 나 역시 교회의 행태에 실망을 많이 했다"고 아쉬움을 토로했다.
미수습자 가족과의 간담회가 끝난 뒤 기독인들은 미수습자 가족을 빙 둘러싸고 기도를 했다. 이들은 간절한 마음으로 세월호의 진상규명과 미수습자들이 가족의 품으로 돌아올 수 있게 기도했다.
또 세월호 선체조사위원회의 2기 출범을 촉구하며, 어떤 방해도 없이 세월호 선체조사위가 활동할 수 있도록 해 달라고 기도했다. 한편 정의평화를위한기독인연대 역시, 목포신항을 찾아 예배를 드렸다.
세월호는 9일 오후 육지로 인양을 시도할 계획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