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제가 추구하는 '젠더리스'는 메이크업 분야에 한해서예요."
개그맨 출신의 남성 뷰티 크리에이터로 주목받는 김기수(40)가 최근 다시 불거진 성 정체성 논란에 대해 입을 열었다. 시대가 많이 변했어도 '화장하는 남자'는 여전히 낯선지, 넘어야 할 선입견이 만만치가 않은 듯 하다.
김기수는 8일 연합뉴스와의 인터뷰에서 "그래도 요즘 저를 남자냐, 여자냐로 규정짓는 분들이 많이 없어진 것 같다"며 "2000년대에 '유니섹스'란 말이 처음 나왔을 때 거부감을 느끼는 사람들이 있었지만 최근에는 익숙해지지 않았냐"고 말했다.
그러나 동성애 자체에 대해 옳고 그름을 얘기하거나 자신의 의견을 피력하는 것에 대해선 말을 아꼈다.
그는 "그 부분에 대해서 어떻게 설명해야 할지 모르겠다"며 "젠더를 공부한 박사나 학자도 아니고, 그저 한 인간이라서 그런 걸 규정지으라고 하면 당황스럽더라. 전 단지 메이크업에 한해서 '젠더리스'를 원한다"고 설명했다.
김기수는 7년 전 동성 성추행 혐의로 재판을 받았지만 긴 싸움 끝에 무죄로 판명 났다. 그는 인생에서 비싼 값을 치르고 공부를 했다고 담담하게 말했다. 최근에는 SNS에 심경 글을 올린 데 이어 한 방송에 출연해 그간의 사연을 모두 털어놔 다시 화제가 됐다.
그는 "개그맨 '댄서킴'이던 시절 박경림씨만큼이나 마당발이었는데 그 사건이 터진 후 다들 연락이 안 오더라. 인간관계란 게 이런 거구나 하는 걸 느꼈다"며 "당시엔 사람을 거의 안 만났다"고 말했다.
그러면서도 "성격이 사람한테 기대는 게 있어서 기대다가 당하고, 또 기대다가 당하면서도 사람을 좋아한다. 지금도 그렇다"고 웃으며 말했다.
그는 또 "세상의 모든 사람이 절 좋아할 순 없다"며 "그래도 '한 명의 관객이라도 있으면 우리의 연극은 계속된다'는 말처럼, 저 역시 응원해주는 팬이 1명이라도 있으면 아름답게 살아갈 수 있다고 생각한다. 안티가 아무리 공격해도 응원해주는 팬들이 있어 두렵지 않다"고 강조했다.
최근 방송에서 과거 얘기를 털어놓은 것과 관련해서도 "아무리 쏟아내도 후련해질 순 없지만 그래도 루머들에 대해 시원하게 얘기했고, 많은 분이 제대로 알아줘서 감사하다. 오해해서 미안하다고 하는 분들도 많았다"고 말했다.
그는 방송에서, 피해자라고 주장했던 사람에게 500만원을 준 것에 대해선 적극적으로 해명했다. 합의금이 아니라, 그들을 연행시키기 위한 돈이었다는 것이다. 자신이 돈을 주면 갈취죄가 성립된다는 경찰의 말을 듣고 줬다는 설명이다.
김기수는 최근 SNS의 심경 글이 화제가 된 데 대해서도 "평소에 꾹꾹 누르는 스타일인데 참다가 분출됐던 것 같다"며 "SNS에서 팬들이 응원하고 받아주다 보니 제가 투정처럼 한 것"이라고 말했다.
이처럼 팬들은 그의 에너지의 원동력이지만, 여전히 악플러들도 있다. 요새는 연예인들이 악플러에 강력히 대응하는 것을 나쁘지 않게 보는 분위기다. 그가 법적으로 대응할 계획은 없을까.
김기수는 "물론 악플이 잊혀지지 않고, 저도 늘 한숨을 쉰다"면서도 "그러나 그들은 제가 강경 대응을 해도 그조차 조롱할 것이기 때문에 내 시간을 투자하면서까지 그럴 필요가 없다. 나중에 진실을 알게 되고 미안하다고 하면 그걸로 좋을 것 같다"고 답했다.
SNS에서 상처를 받아도 그는 소통의 끈을 놓을 마음이 전혀 없다.
"저를 기다리는 팬들이 있잖아요. 저 역시 과거에 누군가의 팬이었는데, 그 사람이 갑자기 방송에 안 나오거나 소식이 없으면 속상했거든요. 악플 받기 싫다고 방송이나 SNS 소통을 안 한다면 그건 이기적인 거예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