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여자 축구, 아시안컵 티켓 걸린 운명의 남북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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여자 축구대표팀. (평양(북한)=사진공동취재단)

 

남북의 평양 맞대결은 딱 한 번 있었다. 1990년 남북 통일축구였다. 당시 선수로 뛰었던 윤덕여 감독이 현재 여자 대표팀 사령탑이다. 윤덕여 감독은 여자 대표팀을 이끌고 27년 만에 평양으로 향했다.

평양에서 친선전이 아닌 공식 경기로 남북이 맞붙는 것은 2018년 아시안컵 예선이 처음이다. 7일 남북이 김일성경기장에서 만난다.

단순한 남북 대결이 아니다.

아시안컵 예선에서는 조 1위만 본선으로 향한다. 한국과 북한은 B조 1위를 놓고 경쟁하고 있다. 한국-북한전이 사실상 B조 결승인 셈이다.

출발은 좋다. 한국은 1차전에서 인도를 10-0으로 완파했다. 북한과 2차전에서 비결 경우까지 고려하면 무조건 다득점이 필요한 상황. 1경기를 더 치른 북한이 1차전 인도를 상대로 넣은 8골보다 2골이 많았다. 북한은 2차전에서 홍콩을 5-0으로 꺾으면서 2경기 13골을 기록 중이다.

윤덕여 감독은 "우리가 북측과 경기에선 객관적으론 조금 부족한 것이 있다. 그러나 부족함을 메울 수 있는 준비를 했다"면서 "어느 팀이나 목표는 1위를 하고 2019년 월드컵으로 가는 길을 마련하는 토대의 장이 될 것"이라고 출사표를 던졌다.

북한의 장점은 역시 체력이다.

윤덕여 감독은 중원 장악을 북한전 키 포인트로 잡았다. 중원에서 북한의 빠른 공수 전환을 무력화시킨다는 복안이다. 체력은 집중력으로 만회할 계획. 조소현 등 베테랑들을 합류시킨 이유다. 주장 조소현은 인도전에 결장하면서 북한전을 대비했다. 북한 킬러 정설빈도 인도전에서 교체로 투입했다.

윤덕여 감독은 "북측에서도 정설빈을 잘 아는 것 같다. 그 동안 북측과 경기할 때 득점해서 더 많은 관심을 갖고 있는 것 같다. 컨디션이 좋다. 조소현은 북측 경기를 준비하고 있다. 인도전도 중요하지만 남북전을 위해 배려했다"고 말했다.

북한 여자 축구대표팀. (평양(북한)=사진공동취재단)

 

◇평양 맞대결, 북한이 더 부담스럽다?

북한은 국제축구연맹(FIFA) 랭킹 10위로 한국(13위)보다 높다. 역대 전적에서도 14승2무1패의 압도적 우위를 지키고 있다. 기량 면에서는 B조 최강이다.

하지만 변수는 부담감이다.

남북전은 앞선 경기들보다 더 많은 관중들이 들어찰 전망이다. 대한축구협회 관계자는 "김일성경기장을 보니까 소리가 울리는 구조여서 응원이나 탄식 등 관중들의 반응이 매우 크게 들린다"면서 "인도와의 경기에선 남.북전에서 예상되는 꽹과리 연주, 대규모 합창 등 단체 응원도 볼 수 없었지만, 골을 넣거나 실수가 나올 때 보인 관중들의 반응이 크고 선명하게 들려 플러스가 될 지 마이너스가 될 지 모르겠다"고 말했다.

인도전을 경기장에서 지켜본 김보찬 비디오 분석관도 "북한 축구가 평양에서 국제대회를 처음으로 치르는 만큼 홈 응원에 큰 부담을 느끼고 있는 것으로 보인다. 이전에 보여줬던 짜임새 있는 모습과 달리 실수가 많았다"고 설명했다.

또 북한이 세대교체 과정 중이라는 것도 변수 중 하나다. 북한은 지난해 20세 이하(U-20) 월드컵 우승 멤버들이 대거 합류했다.

북한 김광민 감독도 "우리팀의 많은 선수들이 20세 월드컵을 우승하고 금방 대표팀에 소속됐다. 성인급 경기는 처음"이라면서 "그들에게 이번 경기가 앞으로 더 높은 선수로 뛰어오르는데 있어 중요한 계기가 될 것"이라고 강조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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