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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윤광준의 新 생활명품'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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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윤광준의 新생활명품'은 '중앙SUNDAY'에 연재한 '윤광준의 新생활명품' 중 45편을 엄선하여 엮었다.

윤광준이 생각하는 명품은 가격표와 비례하지 않는다. 값이 비싸더라도 그만큼의 값어치를 하지 못한다면 그에게는 명품으로 받아들여질 수 없다. 저렴해도 쓰임새가 분명하고 만듦새 또한 아름다워야 하며, 시간이 흐를수록 가치를 더해 오래 사용할 수 있어야 하고, 기업의 유구한 역사를 품어 장인 정신으로 만들어진, 무엇보다 '일상생활에서 유용하게 쓰일 수 있는' 물건이어야 한다. 그는 이런 물건들에 '생활명품'이라는 새로운 명칭을 부여하여 대중이 더욱 친숙하게 느끼도록 만들었다.

저자가 긴 시간 직접 사용해보고 체화해 써내려간 생활명품을 통해 독자는 자신의 삶을 돌아보고 자신에게 진짜 필요한 물건이 무엇인지, 나아가 진심으로 갈망하고 있는 삶의 모습이 어떤 것인지 생각해보게 될 것이다.

'윤광준의 新생활명품' 출간을 기념하여 책에 소개된 물건들을 직접 체험해볼 수 있는 자리를 마련했다. 아물레또 스탠드, 칵테일오디오, ECM의 음반들, 스탠리 보온병, 복순도가 손막걸리, 삼진어묵, 파버카스텔 연필 등 다양한 물건들을 오감으로 느껴 볼 수 있다.'윤광준의 新생활명품' 전시는 4월 9일까지 홍대 앞 산울림 소극장 2층 산울림 아트앤크래프트에서 열린다.

책 속으로

실내 공간은 사는 이의 현재를 보여준다. 방의 크기와 규모는 문제 되지 않는다. 담긴 내용이 중요하다. 이를테면 빼곡하게 담긴 책과 음반은 지나온 관심사를 선명하게 보여준다. 살아온 과정에 대한 풍성한 이야기가 들리는 듯하다. 공간과 인간이 겉돌지 않는다면 삶의 내용을 충실히 채웠다는 증거다. 이후 그를 신뢰하게 되는 건 말하나 마나다. 선택 과정 없이 물건이 제 발로 들어오는 경우란 없을 테니까. 겉모습에 가려 보이지 않는 그 사람의 진짜 모습은 방에 들어가봐야 안다.
난 다른 이의 방에 가면 벽면과 책상 위에 놓인 소품을 주의 깊게 본다. 안목과 깊이는 작은 것에서 더 잘 드러난다. 취향이란 본디 촘촘하게 미분화된 선택을 보여주지 않던가. 그 자리에 놓인 이유가 분명할수록 주인의 개성을 발견하게 마련이다.
- 222쪽 〈경쾌하고 산뜻한 일상으로의 변신 ‘렉슨’ 디지털시계〉 중에서

단순히 좋아서, 아름답기 때문에 선택한 음악의 감동은 오래 지속되는 법이 없다. 취향이란 아름다움을 선호하는 것만으로 설명되지 않는다. 진정 좋은 것을 판별해내는 능력이 제대로 된 취향이다. 좋은 것은 쉽게 다가오는 법이 없다. 돈과 시간, 노력을 들이지 않으면 알 수 없는 세계. 반복된 연마의 과정을 통해서만 아름다움을 판별하는 능력이 키워진다. 좋은 것이 아니라면 시간을 허비할 이유가 없다. 들어야 할 음악은 널리고 널렸다. 좋은 음악만으로 일상을 채우기에도 시간은 언제나 모자란다. 진한 울림으로 마음을 흔들지 못하는 음악은 모두 소음이다.
- 336쪽 〈완고한 고집으로 빚은 사운드, ‘ECM’의 음반들〉 중에서

윤광준 지음 | 오픈하우스 | 352쪽 | 16,000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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