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北, 외부정보 접촉시 처벌 강화…최고 노동교화 10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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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2017-04-02 09:5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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북한이 최근 형법을 개정하면서 자본주의적 문화나 체제 비판적인 외부정보를 접하는 행위에 대해 처벌수위를 높인 것으로 확인됐다.

주민들 사이에 한류 등 외부정보가 유입되면서 체제 결속력이 약화하는 상황을 북한 당국이 민감하게 의식하며 통제 고삐를 죄고 있는 것으로 보인다.

연합뉴스가 2일 입수한 북한의 2015년 개정 형법에 따르면 북한은 '퇴폐적인 문화'를 반입·유포·불법보관(183조)하거나 '퇴폐적인 행위'를 한 죄(184조)에 대해 정상이 무거운 경우 5년 이상 10년 이하의 노동교화형에 처하도록 하고 있다.

이는 우리 정부의 통일법제 데이터베이스에 공개된 가장 최근의 북한 형법인 2012년 5월 개정본에 비해 최고 형량이 늘어난 것이다.

2012년 형법은 정상이 무거운 경우 퇴폐문화 반입·유포죄는 5년 이하의 노동교화형, 퇴폐적 행위죄는 2년 이하의 노동교화형을 선고토록 했다.

북한 형법 조문에서 '퇴폐적 행위'는 "퇴폐적이고 색정적이며 추잡한 내용을 반영한 그림, 사진, 도서, 노래, 영화 같은 것을 보았거나 들었거나 재현"하는 일로, 사실상 한국 드라마·영화 등 자본주의 문화를 접하는 행위 전반을 의미한다.

'적들의 방송'을 들었거나 적지물(삐라)을 수집·보관·유포한 죄(185조)도 최고 형량이 노동교화형 5년에서 2015년 형법에는 10년으로 늘어난 것으로 확인됐다.

또 '비법(불법) 국제통신죄'(222조)가 신설돼 불법적인 국제 통신을 한 자는 1년 이하 노동단련형, 정상이 무거운 경우 5년 이하의 노동교화형에 처하도록 했다.

한편, 2015년 개정 형법에는 김일성 주석과 김정일 국방위원장 등 선대 수령의 '유훈' 집행에 게으르다는 구실로 처벌할 수 있는 근거도 마련된 것으로 나타났다.

개정 형법 74조 '명령, 결정, 지시집행태만죄'는 '주석, 국방위원회 위원장, 국방위원회 제1위원장 명령, 최고사령관 명령, 당 중앙군사위원회 명령, 결정, 지시' 등을 제때에 정확히 집행하지 않은 자를 1년 이하의 노동단련형에 처하도록 하고 있다.

여기서 '주석'과 '국방위원회 위원장'은 2012년 형법의 같은 조항에는 없고 새로 추가된 표현이다. 사후에 '영원한 주석', '영원한 국방위원장'으로 각각 추대됐던 김일성과 김정일을 의미하는 것으로 해석된다.

김정은(개정 당시 국방위 제1위원장)뿐만 아니라 사망한 김일성과 김정일의 명령, 즉 유훈도 제대로 이행하지 않으면 처벌한다는 조항은 간부들에 대한 자의적 처벌 명분으로 활용될 여지가 있다는 지적이 나온다.

북한은 개정 형법에 10개 조로 구성된 '자금세척 및 테러자금 지원 범죄'라는 장(章)을 통째로 신설하기도 했다. 이는 북한이 국제사회의 금융제재를 완화하기 위해 2014∼2015년께 벌였던 돈세탁 관련 제도정비 작업의 일환으로 분석된다.

이밖에 개정 형법은 ▲ 산림 고의 파손 ▲ 과실에 따른 산불 ▲ 컴퓨터망 침입(해킹) ▲ 미신행위 등에 대한 처벌도 강화한 것으로 나타났다.

2015년 개정 형법에서 달라진 조항들이 구체적으로 언제 반영됐는지는 알려지지 않았다.

북한은 2015년 1월 21일과 7월 22일 최고인민회의 상임위원회 정령을 통해 형법을 개정했으며, 이에 앞서 2013년과 2014년에도 개정이 있었던 것으로 전해졌다.

북한이 2016년 6월 최고인민회의에서 '사회주의 헌법'을 개정했기 때문에 이를 반영하기 위한 추가 법 개정 작업이 이후에 이뤄졌을 가능성도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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