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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개월전 확인된 '램프 파손'…해수부는 '동문서답'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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세월호 인양 도중 절단된 램프가 열려있다는 사실을 정부가 미리 알고 있었다는 의혹에 대해 해양수산부가 해명을 내놨지만, '동문서답'만 반복하면서 오히려 의혹이 깊어지고 있다.

해수부 이철조 세월호 인양추진단장은 1일 목포 신항에서 가진 브리핑에서 "2015년 8월 (인양 작업에) 착수하면서 상하이 샐비지가 소나를 촬영했다"고 인정하면서도 "(관련 의혹을) 확인할 수 없었다"고 밝혔다.

앞서 해수부는 지난달 23일 "세월호의 선미 좌현 램프의 잠금장치가 파손돼 문이 열리는 바람에 반잠수선 선적 작업에 방해가 된다"며 램프를 물 속에서 절단했다.

또 세월호 선체 바닥의 방향타는 침몰 당시 중립상태였지만, 인양 직후에는 방향타가 하늘을 향해 우측으로 10~15도 가량 꺾여있었다.

이에 대해 뉴스타파가 지난달 30일 보도한 바에 따르면, 2015년 8월 세월호 선체를 촬영한 소나 영상에 이미 선미 좌현 램프 잠금장치인 크레인이 파손된 모습이 뚜렷하게 잡혔다.

또 소나 영상을 보면 세월호 선체의 방향타 역시 중립 상태를 유지하고 있어서, 인양 도중 방향타가 꺾인 것으로 추정된다.

 

이 단장은 그러나 "직접 (상하이샐비지의) 영상을 봤는데, 램프의 파손 여부를 확인할 수 있는 정밀한 해상도가 아니다"라며 "방향타의 방향도 확인할 수 없었다"고 주장했다.

이어 "램프는 해저면에 있어서 소나로 확인할 수 있는 것이 아니라도 본다"며 "관련 자료를 공유해주면 검토하겠다"고 덧붙였다.

하지만 언론에 보도된 소나 영상에서 지적한 문제는 램프가 열려있었다는 것이 아니라, 램프를 잠글 때 쓰는 크레인이 박살났다는 점이다.

해저면에 닿아있는 램프와 달리 크레인은 선체 상부로 돌출돼있어 해저면에 감춰지지 않을 위치에 있었다. 특히 문제의 소나 영상에서는 크레인이 부서진 잔해도 함께 확인됐다.

해수부의 인양과정을 총괄하는 이 단장은 전날 브리핑에서는 같은 질문에 "인양추진단장으로서 몰랐다"며 '모르쇠' 해명을 내놨다.

언론이 제기하는 문제가 정확히 어떤 내용인지도 확인조차 못한 채 이틀째 동문서답만 반복한 셈이다.

 

만약 이 단장의 해명을 액면 그대로 받아들이더라도, 3년에 걸쳐 준비한 해수부가 바다에 잠겨있던 세월호 선체의 정확한 정보를 확보하지 못한 채 인양을 추진했다는 말이 된다.

특히 이 과정에서 해수부의 준비 부족으로 램프를 서둘러 절단한 채 유실방지망은 설치하지 않아 대규모 유실도 우려된다.

세월호 참사 원인의 중요한 증거인 방향타 역시 침몰 당시와 전혀 다른 방향으로 꺾여버렸다.

이 단장의 해명이 앞뒤가 맞지 않는 점도 문제다. 해수부와 상하이샐비지 등은 세월호 선체를 인양하기 전에 수차례 선체 상태를 조사했고, 162개의 유실방지망을 잠수해 설치했다.

또 세월호 선체 아래에 리프팅빔을 설치하고, 이를 바지선의 크레인과 와이어를 이용해 연결했다.

하지만 이처럼 수없이 세월호 선체 상황을 확인할 기회가 있었는데도, 선미에 있는 크레인이 파손된 사실이나 방향타의 방향 등은 전혀 몰랐다는 해명은 상식적으로 맞지 않다는 지적에 힘이 실리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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