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너무 길었던 1081일의 수학여행…"이제는 집에 가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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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진공동취재단)

 

"이제는… 집에 가자… 집에 가자…".

31일 아침 7시, 세월호 선체를 실은 반잠수식 선박 '화이트 마린'호가 물살을 가르며 목포 신항을 향해 출발하자 미수습자 가족들을 태운 어업지도선도 곧 왼편으로 따라붙기 시작했다.

지도선 선장실에서 마지막 항해를 시작한 세월호를 지켜보던 허다윤 양의 어머니 박은미 씨와 조은화 양의 어머니 이금희 씨는 입을 모아 "이제는 집에 가자"고 조용히 읊조렸다.

세월호 미수습자 9명 (사진=자료사진)

 

가족들은 새벽 5시에 늦지 않게 배를 타느라 눈도 제대로 붙이지 못했다. 대부분 멀미 탓에 아침 식사를 제대로 먹지도 못했다.

전날 밤부터 한숨도 자지 못한 듯 피곤하고 긴장된 모습이 역력했지만, 하나같이 침통한 표정으로 세월호에서 눈을 떼지 못했다.

선실 창문 밖 세월호에 눈을 떼지 못하고 바라보던 교사 양승진씨의 아내 유백형 씨는 "참 길고 긴 수학여행이었다. 세월호를 따라가니 이제 집에 가는 느낌이다"고 입을 열었다.

유 씨는 "남편이 저 맹골수도 깊은 바닷속, 어둡고 무서운 깊은 바닷속에서 3년 동안 있었는데 이제 목포로 간다"며 "30년동안 부부의 정으로 살아왔는데 이렇게 나와줘서 고맙고 감사하다. 여태까지 고통스럽게 있었으니 고생 많았다. 조금만 기다려 달라"고 3년 동안 기다린 남편을 향해 말했다.

또 "머리카락 하나라도 꼭 찾아서, 예식할 때 꼈던 결혼반지라도 다 찾겠다"며 "우리 9명이 다 한마음으로 찾아서 가족 품으로 돌아와서 장례도 치러주고 싶다"고 힘주어 말했다.

국민들에게도 "지난 3년, 세월호 배 안에 있어서 꼭 찾기를 함께 응원해주시고 기도해주셔서 감사하다"고 감사의 뜻을 표했다.

단원고 학생 허다윤 양의 어머니 박은미 씨는 "지금 내리는 빗물이 다윤이가 '저 좀 빨리 찾아주세요' 하는 것 같다"며 "빨리 찾아줘야하는데 어떻게 찾아줘야 할지 그 생각만 하고 있다"고 말했다.

박 씨는 지난 1081일의 세월을 돌이켜보며 "2014년 4월 16일 다 똑같은 마음으로 내려왔지만, 열흘 정도 지나면서 누군가 마지막인 사람이 있을텐데, 못 찾을 수도 있을 텐데라는 걱정과 두려움이 있었다"고 회고했다.

이어 "사람이 겪으면 안되는 일이었다. 자식을, 가족을 1080일 넘게 놔두고 사니… 다른 사람은 이렇게 아프지 않으면 좋겠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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