위 사진은 아래 기사와 관련 없음. (사진=스마트이미지 제공/자료사진)
초등학교 2학년 여학생이 정신질환을 앓고 있는 같은 단지에 사는 10대 여성 용의자에 의해 유괴된 뒤 무참히 살해됐다. 시신은 용의자가 사는 아파트 옥상 물탱크 인근에서 심하게 훼손된 채 발견됐고 용의자는 경찰에 긴급체포됐다.
30일 인천 연수경찰서에 따르면, 용의자인 A(17)양은 29일 오후 12시 45분쯤 연수구의 한 공원 놀이터에서 '휴대전화를 빌릴 수 있느냐'는 초등학교 2학년생인 B(8)양을 유인한 뒤 자신의 아파트로 데려가 흉기로 살해한 혐의를 받고 있다. B양은 당시 놀이터에서 친구와 함께 놀고 있었다.
인천 연수경찰서 김경호 형사과장은 브리핑에서 "피해자와 같이 놀고 있던 친구의 말에 따르면, 피해자는 엄마한테 폰으로 연락하고 싶다"면서 "A양에게 다가가 폰을 빌릴 수 있느냐 하고 따라간 것으로 파악됐다"고 밝혔다.
B양 부모는 딸이 귀가하지 않자 오후 4시 24분쯤 경찰에 실종 신고를 했다. 경찰은 신고 내용을 토대로 공원 인근 CCTV를 확보해 용의자인 A양의 인상착의와 신원을 특정했다.
이후 A양이 사는 것으로 추정되는 아파트 내 30여 가구를 탐문 수사해 30일 새벽 0시 40분쯤 아파트 주변에서 A양을 긴급체포했다.
B양의 시신은 29일 밤 10시 30분쯤 A양이 사는 아파트 옥상에서 대형 쓰레기봉투에 담긴 채 심하게 훼손된 상태로 발견됐다.
경찰은 A양이 B양을 데리고 낮 12시 49분쯤 자신의 아파트 엘리베이터를 탄 뒤 13층에서 내린 CCTV영상을 확인했다. 이후 자신이 사는 15층까지 걸어 올라간 것으로 추정하고 있다. 경찰 관계자는 "당시 엘리베이터에는 이들 둘만 있었고, 협박을 하는 장면은 없었다"고 밝혔다.
경찰은 A양이 오후 3시쯤 아파트를 나갔다가 곧바로 다시 들어간 뒤 오후 4시 9분쯤 겉옷을 갈아입고 외출한 CCTV 영상을 확보했다.
경찰은 이 사이에 A양의 집에서 범행이 이뤄진 것으로 보고 있다. 이 당시 A양의 부모는 집에 없었다고 경찰은 밝혔다.
경찰은 A양이 꼭대기층인 16층을 거쳐 옥상까지 시신을 옮길 때 계단을 이용한 것으로 보고 있다. 이어 4~5m 높이의 콘크리트 구조물로 된 물탱크 건물을 벽에 붙은 사다리를 이용해 오른 뒤 시신을 버린 것으로 추정하고 있다.
용의자의 집에서는 범행에 사용된 것으로 추정되는 흉기가 발견됐다. 정신질환 때문에 오랜 기간 치료를 받아 온 A양은 지난해 고등학교를 자퇴한 것으로 알려졌다. A양은 B양과 같은 아파트 단지 내 다른 동에 살고 있다.
인천 연수경찰서는 범행 동기 등에 대한 조사를 마치는 대로 살인과 사체유기 혐의로 구속영장을 신청할 예정이다. A양은 범행사실은 인정하면서도 범행 동기에 대해서는 기억이 나지 않는다고 진술하고 있는 것으로 전해졌다.
경찰은 또한 B양의 목 부위에서 끈에 의해 압박된 삭흔(索痕)을 발견하고 국립과학수사연구원에 시신 부검을 의뢰해 정확한 사인을 밝힐 예정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