박인비의 HSBS 위민스 챔피언스 우승 장면. (사진=KLPGA 제공)
미국여자프로골프(LPGA) 투어 메이저 대회 ANA 인스퍼레이션은 전통이 하나 있다.
바로 챔피언 세리머니다. 미셔힐스 골프장 다이나 쇼어 코스 18번홀 옆에는 '포피 폰드'라 불리는 연못이 하나 있다. 1994년부터 2008년까지 대회 총책임자였던 테리 윌콕스의 별명을 딴 이 연못은 LPGA 투어 선수들에게 '챔피언의 호수' 또는 '숙녀의 호수'로 통한다. 1988년 우승자 에이미 알콧(미국)이 캐디와 함께 호수로 뛰어든 뒤부터 우승 세리머니가 전통으로 자리를 잡았다.
말 그대로 우승자만 누릴 수 있는 세리머니다.
한국 골퍼들도 3명이 연못에 빠졌다. 2004년 박지은(38)이 크래프트 나비스코 챔피언십 시절 포피 폰드에 몸을 적셨고, 2012년 유선영(31), 2013년 박인비(29)가 호수의 여인이 됐다. 2015년부터 ANA 인스퍼레이션으로 이름이 바뀌었다.
LPGA 투어 시즌 첫 메이저 대회인 ANA 인스퍼레이션이 31일(한국시간) 미국 캘리포니아주 랜초미라지의 미션힐스 골프장 다이나 쇼어 코스에서 막을 올린다.
한국 골퍼들은 2017년 LPGA 투어 무대를 휩쓸고 있다. 2월 ISPS 혼다 위민스 호주 오픈 장하나(25)를 시작으로 혼다 LPGA 타일랜드 양희영(28), HSBC 위민스 챔피언스 박인비가 3연속 우승했다. 또 27일 끝난 기아 클래식에서도 이미림(27)이 정상에 섰다. 6개 대회 중 4개 대회 우승이다.
세계랭킹 1위 리디아 고(뉴질랜드)와 2위 에리야 주타누간(태국)도 출전하지만, 한국 골퍼들의 기세가 더 무섭다.
"우리도 우승 후보예요." 전인지(왼쪽부터)와 이보미, 박성현. (사진=LG전자 제공)
가장 강력한 우승 후보는 역시 박인비다. 박인비는 부상 공백이 무색할 정도로 맹활약 중이다. 복귀 두 번째 대회에서 우승했고, 이후 뱅크 오브 호프 파운더스컵에서도 공동 5위를 기록했다.
LPGA 투어 베테랑 스테이시 루이스(미국)도 "박인비는 메이저 대회에서 더 집중력을 발휘한다. 부상이 있었지만, 메이저 우승까지 오래 걸리지 않을 것"이라고 말했다. 박인비는 카롤리네 마손(독일)과 1라운드를 함께 한다.
전인지도 우승 후보 중 하나다. 전인지는 일찌감치 "올해 목표는 ANA인스퍼레이션 우승"이라고 말해왔다.
도박사들은 전인지의 우승 가능성을 높게 점치고 있다. 골프뉴스네트에 따르면 전인지의 배당률은 9-1로 가장 높다. 베팅 업체 윌리엄 힐 역시 가장 높은 배당률 10-1을 책정했고, 래드브록스는 11-1로 주타누간(10-1) 다음에 전인지의 이름을 뒀다. 박인비는 3위였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