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호스피스 봉사에 앞장서는 창동 염광교회

서울 중랑구에 위치한 서울시북부병원.

여러 가지 의료 기구를 챙기는 간호사와 함께 앞치마를 두르고 나서는 이들이 있다. 모두 염광교회에서 운영하는 호스피스단원들이다.

‘호스피스’는 임종이 임박한 환자들이 남은 여생동안 인간으로서의 존엄성을 유지할 수 있도록 신체적, 정서적, 영적인 돌봄을 통해 평안한 죽음을 맞이할 수 있도록 돕고, 사별 후에는 가족들이 슬픔을 잘 극복할 수 있도록 돕는 총체적인 활동을 가리키는 말로 쓰인다.

서울 도봉구 창동에 위치한 염광교회는 2004년부터 ‘호스피스 봉사단’을 조직해 지역내 말기환자들을 돌보고 있다. 서울시북부병원, 시립동부병원, 상계백병원, 원자력 병원과 협력해 병원과 자택에서 생활하는 환자들에게 가사 도움과 마사지, 정서적 지지 등의 돌봄사역을 펼치고 있다.

봉사자들이 말기 환자 가정을 찾아가 발 마사지를 하고 있다.

 


염광호스피스봉사단 이선희 단장은 “봉사자들은 보통 간병인처럼 전체적인 것들을 다 돕고 있다”며, “석션(의료용 흡입)해 달라고 하면 석션해 드리고, 신체 돌봄과 마사지는 기본이고, 대소변 기저귀를 갈아드리는 것까지 다 하고 있다”고 밝혔다.

실제로 봉사자들은 정기적으로 환자를 찾아 주변 정리와 가사일, 목욕과 마사지 등 다양한 분야에서 도움을 주고 있기 때문에 환자 가족들도 봉사단을 반기는 상황이다.

호스피스봉사단의 시작부터 함께했다는 염광교회 고명해 권사는 “보통 환자 보호자들은 꼼짝을 못하고 환자 주변에서 자리를 지켜야 하는 상황”이라며, “봉사단이 가서 봉사하는 동안에는 보호자들이 밖으로 외출 할 수 있고, 잠깐 쉴 수도 있어서 고마워하시는 것을 보면 많은 보람을 느낀다”고 말했다.

이러한 봉사자들의 손길에 병원에서도 좋은 반응을 보이고 있다.

서울시북부병원 김경남 간호사는 “말기 암 환자들에게는 의료적으로 해줄 것이 많지 않다”며, “봉사자들이 여러 분야에서 다각적으로 접근해서 환자가 편안하게 임종할 수 있도록 도와주는 역할들을 잘 해줘서 감사하다”고 밝혔다.

또 “임종 후에는 남은 가족들이 상실감을 많이 느끼는데, 봉사자들이 그 가족들이 사회에 충분히 적응할 수 있도록 위로하며 친구가 되어주고 있어서 의료적인 부분보다 오히려 봉사자들의 역할이 더 크다”고 덧붙였다.

교회는 정기적으로 8주 과정의 호스피스 전문 교육 프로그램을 마련해 봉사자들을 양육하고, 매주 목요일마다 봉사자들과 기도후원자들이 함께 모여 환자들을 위한 기도 모임을 가지며, 호스피스 사역에 열의를 다하고 있다.

봉사자들은 매주 목요일마다 교회에 모여 환자들을 위한 기도시간을 갖고 있다.

 


염광교회 교인이 아닌 봉사자들도 많이 늘어 지금은 봉사단원들의 절반 정도만 염광교회의 교인들로 구성되어 있다.

염광교회는 호스피스 사역 외에도 다양한 나눔 사역을 펼치고 있다. 매주 500여명의 어르신들에게 식사를 제공하고, 저소득층 250여 가정에는 건강보험료를 지원하고 있다.

염광교회 '사랑의 식탁'에는 매주 500명의 어르신들이 찾고 있다.

 


또 중증장애인 재활과 직업교육을 실시하는 장애인 복지선교센터 ‘피어라 희망센터’를 설립해 운영하고, 저소득층 가구의 집수리와 의료 봉사활동을 벌이는 등 다양한 분야에서 지역사회를 섬기기 위해 노력하고 있다.

염광교회는 '피어라 희망센터'를 통해 장애인들의 재활과 직업교육을 지원하고 있다. (사진 = 염광교회 제공)

 


이제 지역에서도 어려운 일이 생기면, 먼저 교회를 찾는다.

서울 도봉구 창동에 위치한 염광교회.

 


염광교회 이상록 목사는 “어려운 일들이 있을 때는 구청에서 먼저 전화를 한다”며, “쌍문동에서 화재가 난 적이 있었는데 화재 피해 가정들이 집수리 기간 동안 밖에서 생활해야 하는 상황인데도 지원을 받지 못하는 형편일 때 교회에서 연락을 받고 지원해 주기도 했다”고 말했다.

이 목사는 또 “장애를 가진 분들이든 가난한 분들이든 누구에게나 힘들고 어려울 때는 나누고 기댈 수 있는 지역의 든든한 이웃이자 비빌 언덕 같은 교회가 됐으면 좋겠다”고 덧붙였다.

가난하고 소외된 이들과 삶의 마지막 자락에 서 있는 이들에게 건네는 교회의 위로가 그 고달픈 마음들에 닿을 수 있길 바라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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