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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내가 신인왕" 전자랜드 강상재의 이유있는 당당함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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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종현, 최준용 등을 제치고 당당히 2016-2017 프로농구 신인왕을 차지한 인천 전자랜드의 강상재 (사진 제공=KBL)

 

"3순위 강상재가 아니라 신인왕 강상재로서 더 발전하는 선수가 되겠습니다"

겸손하면서도 담대했다. 2016년 KBL 신인드래프트에서 자신보다 먼저 지명된 이종현(울산 모비스)과 최준용(서울 SK)을 제치고 당당히 신인왕을 차지한 강상재(인천 전자랜드)의 수상 소감은 짧지만 강렬했다.

강상재는 26일 오후 서울 그랜드하얏트호텔에서 진행된 2016-2017 KCC 프로농구 시상식에서 신인선수상을 받았다. 총 유효투표수 101표 가운데 무려 96표를 휩쓸었다. 최준용은 5표에 머물렀다. 예상보다 격차가 컸다. 이종현은 출전 경기수 부족으로 아예 후보에 오르지도 못했다.

강상재는 올시즌 50경기에 출전해 신인 득점 2위(8.2점), 리바운드 2위(4.7개), 어시스트 3위(1.0개)를 기록했다. 야투 성공률은 41.4%로 다소 저조했지만 신인선수 가운데 유일하게 규정 개수를 채워 공식 순위에 이름을 올렸다.

신인 득점 1위(8.2점), 리바운드 1위(7.2개), 스틸 1위(0.9개), 블록슛 2위(1.1개)를 차지한 최준용이 개인 기록만 놓고 보면 강상재보다 나아보였지만 표 차이는 컸다. 강상재의 시즌 막판 공헌도가 전자랜드의 포스트시즌 진출로 이어진 것이 표심에 반영된 것으로 보인다.

이종현은 평균 10.5점, 8.0리바운드, 1.95블록슛을 기록했으나 출전경기수가 22경기에 그쳐 신인왕 후보 자격을 채우지 못했다.

이종현은 시상식 도중 진행된 방송 인터뷰에서 부상이 없었다면 자신이 신인왕을 받았을 것이라고 생각하냐는 아나운서의 짓궂은 질문에 웃으며 그렇다고 답했다.

이종현과 고려대 동기이기도 한 강상재는 "종현이와 신인왕 경쟁을 하게 됐다면 당연히 종현이가 받았을 것이라고 생각하지만 내가 받았기 때문에 내가 신인왕"이라고 당당하게 말했다.

이종현과 최준용, 강상재 등 신인드래프트 1~3순위 지명 선수들은 '빅 스리(Big Three)'라는 수식어를 달고 프로 무대에 등장했다. 그러나 대학리그를 마치자마자 프로에 입성해야 하는 일정상의 어려움 때문인지 기대치에 걸맞은 활약을 펼치지는 못했다.

강상재도 "이번 시즌에 빅 스리라는 수식어와 함께 많은 기대를 받고 입단했는데 기대에 미치지 못하는 모습을 보여드려 개인적으로 아쉬운 시즌이었다"고 말했다.

그래도 강상재는 당당했다. 이유가 있다.

고려대 시절 이종현이 스포트라이트를 독식하다시피 했다. 드래프트 순번이 결정되기 전까지는 최준용이 이종현과 함께 1순위 후보로 거론되기도 했다. 강상재는 아니었다. 강상재도 그들과 함께 '빅 스리'로 거론됐지만 3순위 이미지가 더 강했다.

경쟁심이 남달랐을 것이다. 아마추어 시절 강상재는 이종현, 최준용에 비해 상대적으로 주목을 받지 못했다. 강상재는 프로에서 이같은 평가를 뒤집었다. 스스로 신인왕 등극에 크게 의미를 부여하는 이유다.

강상재는 "지금까지 농구를 하면서 좋은 수식어가 따라붙지 않았다. 드디어 신인왕 강상재라는 수식어가 생겨 기분 좋다. 앞으로 더 발전해나갈 수 있는 시작점이 될 것 같다"고 말했다.

아직 경쟁은 끝나지 않았다. 이종현과 최준용의 잠재력은 끝을 알 수 없다. 첫 시즌만에 팀내 입지를 단단하게 굳혔다. 그러나 강상재는 새로운 수식어를 얻었다. 강상재는 '빅 스리'로 주목받았던 2016년 신인드래프트 클래스에서 신인왕을 차지한 선수로 기억될 것이다. 강상재의 겸손하면서도 당당한 자세는 스스로를 채찍질하는 강한 동기부여로 작용할 것이다.

당장 31일 시작되는 서울 삼성과의 6강 플레이오프에서 더 강해진 강상재를 볼 수 있을지 관심이 모아진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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