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울 서대문구 마포의 한 사무실. 자폐성 장애를 가진 청년 디자이너들이 컴퓨터와 테블릿을 활용해 자신들이 가진 디자인 실력을 발휘한다.
얼룩말과 기린, 꽃과 나무, 도시의 모습 등 아기자기한 디자인들이 화면 속에 펼쳐지고 이 디자인들은 스마트폰 케이스, 텀블러, 수첩 등 다양한 상품으로 만들어진다. 모두 자폐성 장애인들의 자활을 위해 설립된 사회적기업 오티스타가 개발해 판매하는 제품들이다.
자폐를 가진 청년 디자이너들이 작업한 디자인으로 만든 오티스타의 스마트폰케이스 상품이다.
오티스타 이소현 대표는 장애인들도 비장애인처럼 재능을 펼치고 함께 사회통합을 할 수 있도록 지난 2012년 사업을 시작했다. 이화여자대학교 특수교육과 교수이기도 한 이대표는 오티스타의 전신이 이화여대의 산학 프로젝트인 디자인 스쿨이라고 말했다. 자폐를 가진 학생 중 디자이너에 관심을 가진 이들을 모집해 교육을 진행한 '이스타' 연구 프로젝트였다.
이교수는 이스타 프로젝트를 하던 중 자폐성 장애인들이 일 할 수 있는 공간이 필요하다는 것을 깨닫고 본격적으로 사업 준비에 뛰어들었다. 독실한 기독교인인 이대표는 사업을 하게 된 가장 큰 동기는 바로 신앙심 때문이라고 말했다.
"한 가지 이유를 대라면 절대적으로 신앙적인 이유인데요. 우리는 모르지만 비장애인과 마찬가지로 장애인도 하나님이 목적을 갖고 귀하게 만드셨잖아요. 그러면 그들도 세상에서 잘하는 일을 하면서 비장애인과 함께 어울려 살 수 있어야 하죠. 그런데 우리 사회는 아직 그렇게 되고 있진 않기 때문에...장애인 가운데 하나님 주신 재능 또는 좋아하는 마음을 강점이라 생각하고 그걸 기반으로 사회통합 될 수 있는 기반을 만들어보자..."이대표는 오티스타 사업이 지금은 안정화 되었지만 사업을 시작한 초반에는 무척이나 힘들었다고 말했다. 이대 교수직과 일을 병행하면서 사업을 정착시키기란 쉬운 일이 아니었던 것이다. 하지만 이대표는 사업이 정착해가는 모습을 보며 그동안 학교 교육 과정을 통해 가르치려고 애썼던 장애인사회통합이 실현되는 것을 발견했다고 한다. 그 순간 이대표는 '바로 이 일이 하나님이 내게 맡기신 일이구나'라는 깨달음이 일었다고 고백했다.
오티스타 이소현 대표는 신앙적인 이유로 사업을 시작했다.
이대표는 오티스타 사업의 비전은 장애인도 비장애인과 마찬가지로 하나님이 귀하게 창조하셨다는 사실을 깨닫게 하는데 있다고 했다. 이대표는 7명의 자폐성 장애인을 포함한 13명의 오티스타 직원들과 함께 일주일에 한번 예배를 드린다. 사업도 중요하지만 함께 일하는 장애인들에게 하나님의 창조 사랑을 전하고 그들이 믿음 안에서 건강한 자아상을 갖기를 바라기 때문이다.
오티스타의 상품 수익금 전액은 자폐성 장애인들의 독립생활과 사회 통합을 위해 사용한다. 또 매달 후원자들의 기부를 받아 구매한 상품을 선교지나 사회단체 등에 기부하는 방식인 일명 '두 번 나눔 프로젝트'도 진행한다. 현재는 100여명의 정기후원자가 오티스타를 돕고 있다.
성서의 가르침대로 모두가 함께 어우러진 세상, 장애라는 이유로 차별 없는 세상이 이소현 대표와 오티스타를 통해 확장되고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