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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삶의 성화 배제한 극단적 구원론은 현대판 면죄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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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국교회연구원, 한국교회 회개와 개혁과제 담은 94개조 발표

종교개혁 500주년을 맞아 한국교회연구원(원장 전병금 목사)은 지난 24일, 한국교회의 개혁과제를 담은 ‘한국교회개혁 94선언’을 발표했다.

‘참회와 변혁을 통한 희망으로’ 라는 부제를 가진 ‘94선언’은 지난 2년 동안 30여명의 신학자와 목회자들이 여러 차례의 논의를 거쳐 작성한 것으로, 한국교회의 문제점과 실천개혁과제를 제시하고 있다.

 

94선언은 △그리스도인의 참회 △교회 △교회 지도자 △총회와 교단 △한국교회 일치와 연합 △신학교육 △그리스도인의 사회적 책임 △창조질서 보존 △희망 등 모두 9장 94개조로 작성됐다.

1장은 루터의 95개조 반박문과 마찬가지로 ‘회개’부터 언급한다. ‘회개는 전인적인 회개를 의미한다(1조)’고 선언하면서 ‘회개에 합당한 삶을 수반하지 않는 한 무가치하며’(3조), ‘성화를 배제한 극단적 구원론은 현대판 면죄부(4조)’라고 지적했다.

또 ‘한국교회의 모든 문제의 원인과 책임이 전적으로 목사로부터 기인되었다(5조)’고 고백하며 목사가 회개의 핵심 주체임을 밝혔다.

교회에 대해서는 ‘오직 돈으로만이 강조(14조)’되고 있는 현실을 직시했다. ‘예배당 건축에 많은 재정을 투입하고(19조)’, ‘헌금을 강조(21조)’하면서 ‘종교기업으로 이미지가 실추된(22조)’ 한국교회가 ‘경제적 불평등 사회 속에서 정의와 공평을 실현하는 일에 헌신해야 한다(27조)’고 강조한다.

교회 지도자들의 ‘직분이 계급화(30조)’됐다며 ‘종신제 대신 임기제(34조)’를 주장하고 있다. 특히 최근 교계의 이슈이기도 한 목회 세습과 관련해서는 ‘공공성을 해치는 사사로운 기득권 승계인 만큼 교회 정관과 교단 헌법에서 명시적으로 금지(35조)’할 것을 선언했다.

 

교단과 총회의 불법선거풍토(47조, 53조) 문제도 지적하면서, 교단이 민주적 의사결정 구조를 갖추고(49조), 목회자들의 생활비, 은퇴 대비책을 마련(55조)해야 한다고 밝혔다.

한국교회의 분열에 대해서는 ‘부끄러운 일(58조)’이라면서, ‘교회연합 없이는 한국사회에 희망이 될 수 없다(60조)’고 고백했다.

그러면서 ‘세 개로 나눠져 있는 연합기구를 하나의 기구로 통합하는 일(64조)’을 한국교회의 시대적 과제로 제시했다.

사회적 공공성, 사회적 책임과 관련해서는 한반도의 평화정착과 통일(77조), 공정사회 구현(79조), 경제정의 실현(80조)에 교회가 앞장서야 한다고 선언했다.

특히 환경문제에 있어서 방관자로 살아온 것을 회개하고(84조), 창조세계의 청지기 사명을 인식할 것을 호소하고 있다(88조).

선언의 말미에서는 한국교회가 여전히 희망이 될 수 있는가를 묻는다. 통절한 회개와 자성에서 희망이 시작된다면서(93조), 그리스도의 최고의 실천윤리인 사랑의 전방위적 실천(92조), 정의와 평화, 생명세계를 위한 섬김에 순종하는 자세를 당부하고 있다(94조).

박종화 원로목사(경동교회)는 “500년 전 종교개혁은 종교를 넘어 시대를 바꾸는 것”이었음을 강조하면서 500년 전 종교개혁을 우리시대에는 확대 발전시켜야 한다고 말했다.

“만인사제론을 교회 내에서만이 아니라 직장, 사회 속에서 사제처럼 모범적으로 사는 것으로 구현하는 것으로 발전시켜야 한다”면서, 세상의 소금의 역할을 한국교회가 해야 한다고 당부했다.

한국교회연구원은 이번에 발표된 ‘94선언’이 완성된 선언이 아니라고 밝혔다. 전병금 목사(한국교회연구원 원장)는 “누군가 초안 작업이 필요하기 때문에 우리가 먼저 시작했을 뿐”이라면서 “이 선언을 온라인에 공개해 평신도에 이르기까지 동참 서명을 받고, 각 교단에 보내 의견수렴을 거쳐 전 교회의 선언이 되기를 기대한다”고 말했다.

한국교회연구원은 공개 공청회를 열어 다시 한 번 의견을 취합한 후 종교개혁주간인 10월 마지막 주에 최종적인 ‘한국교회개혁 94선언‘을 발표할 계획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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