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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인간 사육장' 고발하러 광장에 나왔어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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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5일 오후 서울 광화문광장에, 대구시립희망원에서 최근 7년간 사망한 309명을 추모하는 설치물이 놓여져 있다. (사진=이진욱 기자)

 

'박근혜 구속'을 촉구하는 스물한 번째 촛불집회가 열리는 25일 오후 서울 광화문광장의 중앙 바닥에는 300여 개의 영정을 나열한 설치물이 놓여져 있었다.

이 설치물 위로는 '대구시립희망원, 그곳에는 사람이 살고 있습니다' '대한민국의 수용시설정책을 폐지해 주십시오!' '수용시설정책 폐지하고 자립생활 권리 보장하라!' 등의 문구가 적힌 현수막이 놓여져 있었다. 설치물 아래로는 '7년간 수용시설에서 사망한 309명. 시민 여러분, 소리 없이 죽어간 이들을 추모해 주세요'라고 적힌 팻말이 자리했다.

이곳 현장에서 시민들에게 관련 유인물을 나눠 주던 '장애와 인권 발바닥 행동' 활동가 김재환 씨는 "26일 장애인대회를 시작으로 다음달 20일 장애인의 날까지 장애인 인권 실태를 알리는 일을 진행하는데, 그 일환으로 오늘 광장에 나왔다"고 설명했다.

언론을 통해 널리 알려졌다시피 '인간 사육장'이라는 오명을 쓴 대구시립희망원은 지난 1958년 대구시가 설립해, 1980년부터 현재까지 37년간 천주교대구대교구에서 수탁 운영 중인 노숙인·장애인 수용시설이다.

현재 1150명이 수용된 희망원에서는 2010년부터 지난해까지 7년간 무려 309명의 사망자를 낸 것으로 드러나면서 커다란 사회적 파장을 낳았다.

이날 광장에 배포된 관련 유인물은 '사망진단서 허위작성, 불법감금, 강제노동, 폭행 및 갈취, 국고보조금 허위청구 및 급식비 횡령, 공무원과의 유착 등 나열하기도 힘든 참담한 일들이 사실로 확인되었으며 현재 신부 및 수녀, 직원 등 7명이 구속되고 16명이 불구속 기소되어 재판이 진행 중입니다'라고 전했다.

이어 '천주교측은 현 사태에 모든 책임을 지겠다 하였으나 그 누구도 책임을 지지 않고 있으며 현재도 버젓이 대구시립희망원을 운영하며 인사권을 행사하고 있습니다. 대구시는 천주교의 운영권을 취소하기는커녕 천주교가 희망원 운영을 잘 마무리할 수 있도록 지원하고 있으며, 희망원 관련 공무원에게는 경징계 1명, 훈계 4명이라는 솜방망이 처벌을 하였습니다"라고 지적했다.

활동가 김재환 씨는 "천주교측이 책임지고 희망원 관련자 등의 사퇴를 진행하길 바라는 면담 요청 등 다방면으로 노력을 기울였으나, 아무도 응답하지 않고 있어 시민들에게 이를 알리고자 자리를 마련했다"고 전했다.

김 씨는 사회적 약자들을 수용하는 시설의 규모를 키우는 데만 치중하는 복지정책 흐름을 깨야 한다고 강조했다.

그는 "수용시설 문제는 과거부터 계속해서 발생하고 있다. 희망원의 경우처럼 드러난 죽음도 있지만, 드러나지 않은 죽음들이 훨씬 많다"며 "워낙 시설 자체가 폐쇄적이고 그 안에서 어떤 일이, 어떻게 벌어지고 있는지조차 파악이 안 되고 있는 실정"이라고 꼬집었다.

이어 "장애인 등 사회적 약자들이 따로 떨어진 외딴 섬처럼 사는 것이 아니라, 지역 사회에서 함께 더불어 살아갈 수 있는 정책이 반드시 필요하다"고 역설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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