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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이다’같던 리피, ‘고구마’였던 슈틸리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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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2017-03-24 08:5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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울리 슈틸리케 감독은 단순히 결과뿐 아니라 내용에서도 마르첼로 리피 감독과 맞대결에서 완패했다.(사진=대한축구협회 제공)

 

상쾌한 ‘사이다’를 바랐지만 이번에도 돌아온 것은 답답한 ‘고구마’였다.

울리 슈틸리케 감독이 이끄는 한국 축구대표팀은 23일(한국시각) 중국 창사의 허룽 스타디움에서 열린 중국과 2018 러시아월드컵 아시아지역 최종예선 A조 6차전에서 0-1로 패했다.

한국 축구의 중국 원정 역사상 최초의 패배에 A조는 2위 한국(승점10)부터 최하위 카타르(승점4)의 격차는 6점에 불과하다. 선두 이란(승점14)를 제외한 5팀은 남은 4경기 결과에 따라 순위가 바뀔 가능성이 더욱 커졌다. 9회 연속 월드컵 본선 진출을 노리는 한국에는 ‘최악의 소식’이다.

슈틸리케 감독은 이날 경기에서도 자신이 고수했던 4-2-3-1 전술을 꺼내 들었다. 선수 구성 역시 예상을 크게 벗어나지 않았다. 슈틸리케 감독은 자신이 가장 익숙한 전술로 과거 이탈리아를 2006년 독일 월드컵 우승으로 이끌었던 이탈리아 출신의 세계적인 명장 마르첼로 리피 감독과 정면 대결을 선언했다.

결과는 0-1 참패. 이 패배로 한국 축구는 역대 중국 원정 무패 기록이 10경기에서 멈췄고, 중국은 역사적인 승리와 함께 월드컵 본선 진출의 희망을 살리는 데 성공했다. 둘의 희비는 분명하게 엇갈렸다.

결과적으로 슈틸리케 감독은 한국 축구와 이 경기를 지켜본 축구팬을 다시 한번 답답하게 만들고 말았다. 부임 초기 아시아축구연맹(AFC) 소속 약체국을 상대로 압도적인 승리를 챙겼던 슈틸리케 감독은 상대 수준이 높아질수록 점차 한계를 드러내고 있다. 상대에 따른 유연한 전술 대처가 눈에 띄지 않을 뿐 아니라 선수 운용도 제한적이다.

반대로 리피 감독은 반드시 안방에서 한국을 꺾어주길 바라던 13억 중국인의 염원을 이뤘다. 특히 한국의 선수 교체에 맞춰 유연하게 대응하는 모습에서 유럽 축구계에서 오랫동안 활약하며 많은 우승과 2006년 독일 월드컵 우승이라는 큰 성과를 이룬 세계적인 명장의 분명한 존재감을 확인할 수 있었다.

한국은 10경기를 치르는 2018 러시아월드컵 아시아지역 최종예선에서 6경기를 치른 가운데 조 2위를 기록 중이다. 중국은 6개국 가운데 5위에 그치고 있다. 창사에서의 경기는 슈틸리케 감독이 ‘위기’를, 리피 감독이 ‘희망’을 각각 선사한 셈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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