영화 '위대한 임무' 스틸컷. (사진=자료사진)
어두운 시대를 밝히는 빛은 언제나 있었다. 영화 '위대한 임무'는 나치의 홀로코스트에 맞서 싸운 1940년대 네덜란드 대학생 저항군들의 이야기를 그린 작품이다. 주인공은 한스 폴레로, 그는 레지스탕스 조직에 가입해 유대인을 죽음으로 몰아 넣는 나치에 대항한다.
실화를 바탕으로 한 이 영화는 한스 폴레가 수용소에 갇힌 시점부터 시작된다. 그가 수용소에 오기까지 겪은 과거 이야기가 영화의 주를 이룬다.
나치에 반감을 갖고 있는 한스는 우연히 친구의 여동생을 구해주면서 레지스탕스 일원이 된다. 개신교 목사라는 위조 신분으로 조직의 메신저 역할을 해나가면서 아슬아슬한 임무가 계속된다. 그들의 주된 임무는 수용소로 끌려 가는 무고한 유대인들을 살아남게 하는 것이다.
나치는 점점 레지스탕스의 숨통을 조여 온다. 배신자들이 속출하고, 은신처에는 사람들이 넘쳐 난다. 동료나 무고한 시민들의 죽음을 목도한 조직원들은 신념만으로 견디기 어려운 지경에 이른다.
한스 폴레 말고도 영화에는 또 하나 중요한 인물이 있다. 바로 대학생 저항군의 리더인 피트 하톡이다. 그는 어떤 일이 있어도 '생명을 구하겠다'는 마음을 포기하지 않는다.
나치에 반대하기만 했던 한스 역시 피트를 만나 어떤 '가치'를 우선해야 하는지, 또 그 가치를 어떻게 지켜내야 하는지 깨달아 간다. 두 사람은 암흑밖에 보이지 않는 세상 속에서 가장 믿을 만한 친구가 된다.
나치의 잔혹성은 대위를 통해 드러난다. 그는 '유대인'을 '멸종'해야 하는 존재로 규정하고, 어린 아이들까지 주도적으로 학살하려 한다. 정보를 입수한 레지스탕스는 유대인 고아원 아이들을 지키기 위해 또 한 번 몸을 던진다. 남은 작전 시간은 2시간, 그 안에 아이들을 대피시키는 레지스탕스 작전이 시작된다.
인생의 모든 순간은 선택이다. 한스가 유대인의 생명을 지키고 나치와 싸우기를 선택했다면, 나치당에 편승해 부귀 영화를 누리려는 이들 또한 있었다. '왜 모르는 사람을 돕느냐'는 중년 유대인의 물음에 한스는 '자신의 스승(예수) 또한 유대인이었다'고 답한다. 예수의 가르침처럼 이 세상에 소중하지 않은 생명은 단 하나도 없다는 이야기다.
역사를 만드는 이 또한 위대한 누군가가 아니다. 캠퍼스 생활을 누려야 할 학생들이 '우리가 하지 않으면 누가 나서서 하겠느냐'는 사명감을 갖고 유대인 800명의 생명을 구했다. 결국, 약자들의 연대와 멈추지 않는 저항이 세상을 바꿀 수 있었던 원천이었던 셈이다. 2017년의 우리가 광장의 민주주의를 이뤄낸 것처럼.
영화 '위대한 임무'는 오늘(23일) 개봉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