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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미스롯데' 서미경, 36년 만의 묵묵부답 미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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롯데그룹 신격호 총괄회장(95)의 사실혼 배우자 서미경 씨가 20일 오후 서울중앙지법에서 열린 롯데그룹 총수 일가의 경영비리 첫 재판에 출석하고 있다. (사진=박종민 기자)

 

경영권 승계 과정에서 불거진 비리 혐의로 기소된 롯데그룹 총수 일가의 첫 공판에서, 신격호(94) 롯데그룹 총괄회장의 세 번째 부인 서미경(57) 씨가 연예계 은퇴 뒤 36년 만에 처음으로 모습을 드러냈다.

서 씨는 20일 오후 열린 첫 공판에 피고인 신분으로 출석했다. 검은색 뿔테 안경과 정장을 착용한 그는 "검찰 조사에 왜 매번 불응했나"라는 취재진의 물음에 옅은 미소만 지은 채 아무 말도 하지 않고 법원으로 들어갔다.

영화 '청춘 불시착'(1974)에 출연한 서미경 씨(사진=영화 스틸컷)

 

지난 1977년 제1회 미스롯데 출신으로 연예계에 입문한 서 씨는 당대 영화 '청춘 불시착', '김두한' 시리즈 등에 출연하며 스타로 발돋움했다. 당시 서 씨는 한국으로 사업 영역을 넓히던 신 총괄회장을 만나 사실혼 관계를 유지해 왔다. 그는 지난 1981년 연예계에서 돌연 은퇴했으며, 신 총괄회장과의 사이에 자녀 신유미(33) 롯데호텔 고문을 뒀다.

서 씨는 그 동안 일본에 머물면서 검찰·법원의 출석 요구에 수 차례 불응했다. 재판부가 첫 공판에 출석하지 않을 경우 구속영장을 발부하겠다고 밝힌 뒤에야 서 씨의 이번 출석이 이뤄졌다.

롯데그룹 신격호 총괄회장(95)의 사실혼 배우자 서미경 씨가 20일 오후 서울중앙지법에서 열린 롯데그룹 총수 일가의 경영비리 첫 재판에 출석하고 있다. (사진=박종민 기자)

 

서울중앙지방법원 형사합의24부(김상동 부장판사)는 이날 오후 롯데그룹 총수 일가 5명에 대한 첫 공판을 열었다. 신 총괄회장, 신동빈 회장, 신동주 전 롯데홀딩스 부회장, 신영자 롯데장학재단 이사장, 서미경 씨가 그 면면이다.

롯데그룹 총수 일가는 조세포탈 858억 원, 횡령 520억 원, 배임 1378억 원, 배임수재 35억 원 등 모두 2791억 원에 달하는 범죄를 저지른 혐의로 재판에 넘겨졌다.

검찰은 이 과정에서 신 총괄회장이 지난 2005년부터 2010년 사이 자신의 홀딩스 지분을 신영자 이사장, 서미경 씨 등에게 증여하면서 증여·양도세 등 세금을 전혀 내지 않은 것으로 보고 있다. 서 씨의 경우 신동빈 회장으로부터 롯데시네마 매점을 불법으로 임대 받아 770억 원대의 부당 이득을 챙긴 혐의도 받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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