크리스 사이보그
세계 최강 여성 파이터로 평가받는 UFC 여성 페더급 파이터 크리스 사이보그(32, 브라질). 케이지 안에서는 극강의 파이터지만, 케이지 밖에서는 잘 웃고 친절한 여성이었다.
오는 18일 서울 올림픽홀에서 열리는 신생 종합격투기 대회 '배틀필드' 초청으로 방한한 사이보그는 지난 16일 서울 옥타곤 멀티짐에서 기자들과 만나 '세계 최강 여성 파이터로 사는 것'에 대한 이야기를 풀어놓았다.
사이보그는 본명이 따로 있다. 하지만 '사이보그'로 불린다. 그 이유에 대해 "(벨라토르에서 파이터로 활동하는) 전 남편 크리스 주스티노의 닉네임 '사이보그'에서 따왔다. 오랫동안 '사이보그'로 불렸기 때문에 이혼하고도 이름을 바꾸지 않았다"며 "'여성도 남성처럼 재밌고 화끈하게 싸울 수 있다'는 인상을 주고 싶은 것도 한 가지 이유"라고 말했다.
인빅타FC 페더급 챔피언인 사이보그는 지난해부터 활동무대를 UFC로 넓혔다. UFC에서 밴텀급(135파운드)과 페더급(145파운드) 중간인 140파운드 계약체중으로 두 경기를 치렀다. 레슬리 스미스(5월)와 리나 랜스버그(9월)를 각각 1라운드 KO, 2라운드 KO로 물리쳤다.
하지만 최근 UFC 여성부에 페더급이 신설돼 더 이상 계약체중 경기를 치르지 않아도 된다. 사이보그는 "그동안 체중을 140파운드에 맞추느라 힘들었다. 페더급이 생겨 시합 준비가 한층 수월할 것 같다"며 "여성은 남성보다 체중 조절이 힘들다. 남성보다 더 많은 체급이 생겨야 한다"고 했다.
지난달 12일 UFC 208에서 제메인 데 란다미가 홀리 홈을 판정으로 꺾고 UFC 여성부 페더급 초대 챔피언에 등극했다. 사이보그는 "데 란다미를 존중하지만 내가 진짜 페더급 챔피언이다. 이길 자신 있다. 오는 7월말 브라질에서 경기하길 원한다"고 했다.
사이보그는 지난해 약물테스트에서 금지약물 이뇨제 성분이 검출됐지만, 추가조사에서 이뇨제를 치료용으로 썼다는 주장이 받아들여져 출전 정지 징계를 면했다.
2005년 종합격투기에 데뷔한 사이보그는 19전 17승(15KO) 1패 1무효의 전적을 보유하고 있다. 데뷔전에서 진 후 무패행진을 이어가고 있다. 사실상 전 세계 여성 파이터 파운드 포 파운드(체급과 관계없이 매기는 랭킹) 1위로 평가받는다.
사이보그는 "어린 선수들의 기량이 빠르게 발전하고 있지만 나 역시 열심히 훈련한다. 내가 최고라고 생각하지만 내 입으로 직접 그렇다고 말하진 않는다. 타인의 평가가 더 중요하기 때문"이라며 "지는 게 두렵지는 않다. 열심히 훈련하고 결과는 하늘에 맡긴다"고 했다.
한국인 파이터의 이름도 알고 있었다. 사이보그는 "최홍만, 섹시야마(추성훈)를 안다. '코리안 좀비(정찬성)는 정말 잘한다"고 엄지를 들었다.
케이지 위 여전사 이미지와 달리 사이보그는 부드럽고 친절했다. "키우고 있는 고양이, 강아지랑 산책하길 즐겨요. 영화 보고 요리하는 것도 좋아하고요." 붉은 입술 사이로 번지는 미소가 온 몸 가득한 문신과 대조적이었다.
사이보그는 오는 18일 서울 올림픽홀에서 열리는 '배틀 필드' 대회에서 팬사인회를 연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