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울 강서구 지하철 5호선 김포공항역에서 승객 한명이 스크린도어에 끼어 사망하는 사고가 발생한 가운데 승객이 해당역에 내리고 있다. (사진=이한형 기자/자료사진)
지난해 발생한 서울 지하철 5호선 김포공항역 사고와 관련해 해당 지하철 기관사와 관제사가 재판에 넘겨졌다.
서울남부지검 형사 4부(오현철 부장검사)는 업무상과실치사 혐의로 서울도시철도공사 기관사 윤 모(48) 씨와 관제사 송 모(47) 씨를 불구속 기소했다고 16일 밝혔다.
이들은 지난해 10월 19일 오전 7시 15분쯤 방화행 지하철 5호선 김포공학역에서 회사원 김 모(36) 씨가 스크린도어와 전동차 사이에 끼어있는 것을 제대로 확인하지 않고 전동차를 출발시켜 결국 숨지게 한 혐의를 받고 있다.
검찰에 따르면, 기관사 윤 씨는 사고 당시 "문을 좀 열어달라"는 김 씨의 말에 정확히 상황 파악을 하지 않고 열차 문을 잠시 열었다 닫으면 일이 해결될 것이라고 생각했다.
윤 씨는 스크린도어도 열렸는지 따로 확인하지 않고 곧바로 다시 열차를 출발시켰고, 이 때문에 김 씨는 열차와 스크린도어 사이에 완전히 끼어 4.16m를 이동했다.
김 씨가 낀 탓에 열차가 멈추며 계기판에 오류 번호가 떴지만 이때에도 윤 씨는 이를 사소한 오류라고 판단했다.
김 씨는 열차 문과 스크린도어 사이에 끼인 채 5.83m를 더 이동했다.
윤 씨와 송 씨는 승객들이 비상 호출 버튼을 눌렀음에도 이를 별다른 사고가 아니라고 생각했던 것으로 조사됐다.
사고 직후 김 씨와 같은 칸에 탔던 승객들은 비상 경보음 버튼을 눌렀지만 윤 씨는 담당 관제사인 송 씨에게 "승객 비상 경보가 울렸지만 통화를 하지 못했다"고 보고했다.
송 씨는 종합관제센터 CCTV를 통해 상황을 파악할 수 있었지만, 응급 상황이 아니라고 생각해 "정상 운행하라"고 지시했다.
열차는 3번째로 재출발했고, 김 씨는 계속 끌려가다가 스크린도어 비상 출입문을 통해 튕겨져 나왔다.
결국 김 씨는 다발성 골절, 폐, 횡격막, 간 등의 파열로 병원으로 옮겨지던 중 오전 8시 18분쯤에 숨졌다.
검찰 관계자는 "기관사와 관제사 모두 승객의 안전과 관련해 업무상 주의 의무를 다하지 않았다"고 밝혔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