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민의당 대선주자인 안철수 전 대표와 손학규 전 대표 (사진=자료사진)
"없는 살림에는 밥을 한 번이라도 태우면 굶습니다. 경선 룰 협상이 너무 치열했어요. 이제라도 서로 긍정적인 시너지를 살려야 합니다"국민의당 전략 파트에 있는 핵심 관계자의 말이다. 당 경선 일정이 진통 끝에 15일 겨우 일단락됐다. 하지만 3주 가까이 지속된 룰 협상 기간동안 당심과 민심의 피로감이 높아졌다. 안철수와 손학규의 시너지를 기대했던 국민들의 실망감 또한 커진 것으로 평가된다.
국민의당 대선 후보 선출을 위한 경선룰 협상이 시작된 것은 2월 22일. 엿새 뒤인 28일까지는 룰협상을 마치려 했던 계획과는 달리 협상 시한을 보름 이상 넘긴 3월 15일에야 겨우 경선안이 확정됐다.
후보 선출일을 4월 2일로 하자는 안 전 대표와 일주일 뒤인 4월 9일로 하자는 손 전 대표측이 팽팽하게 맞선 가운데 당 선관위는 4월 5일의 중재안을 냈다가 안 전 대표 측의 반발이 심해지자 4월 4일로 하루 앞당겼다.
하지만 이마저도 안 전 대표 측에서는 확실히 수용하지 않은 상태여서 완전한 합의를 이루지 못했다.
양 측은 경선 방식부터 첨예하게 대립했다.
모바일 투표 도입과 사전 선거인단 모집 없이 실시되는 현장투표 도입을 두고 양측은 팽팽히 맞섰다. 결국 안 전 대표에게 유리한 여론조사 20%와 손 전 대표 측이 주장하는 사전 선거인단 없는 현장투표 80%로 협상이 타결됐지만 중간에 경선 불참 얘기가 흘러나오는 등 과정은 지난했다.
이같은 경선룰 과열 양상은 오히려 당과 후보들에게 독이 됐다는 평이 많다.
국민의당은 3월 말과 4월 초의 여론 추이를 분석한 결과 경선 룰협상이 당과 후보의 지지율에 부정적인 영향을 끼치고 있다고 자체적으로 분석한 것으로 알려졌다.
실제로 박근혜 탄핵 이후에 여론의 더욱 관심이 쏠릴 것으로 기대했던 것과는 달리 당과 후보들의 지지율은 크게 변화하지 않았다. 안 전 대표의 새정치 이미지와 손 전 대표의 정치적 경륜이 함께 어우러질 것으로 기대했던 당원과 일반 시민들도 실망감이 컸다.
안 전 대표 측 일부 당원들이 반발 성명을 내고 기자회견을 하는 등 잡음이 일기도 했다. 이로써 최종 후보로 누가 선출되더라도 양측의 감정의 골이 깊어진 상태에서 본선에 치를 수밖에 없게 됐다.
당 핵심 관계자는 "뭔가 긍정적이고 발전적인 메시지가 많이 나와야 하는 상황에서 경선 룰 협상이 지지부진하면서 당에 부정적인 이미지가 심어졌다"고 우려했다.
이 관계자는 "이제라도 각 후보 진영에서 서로 협력할 것은 협력하고, 긍정적이고 건강한 정책 토론을 펼쳐야 한다"고 주장했다.
한편, 경선룰 협상 과정에서 신경전을 벌인 안 전 대표와 손 전 대표는 오는 19일 공식 대선 출마 선언을 한 뒤 상호 토론과 함께 순회 경선을 돌며 본격적인 대결을 벌일 예정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