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진=황진환 기자/자료사진)
삼성전자·생명·물산 등 삼성 주요 계열사 최고경영진은 당분간 현 체제 그대로 유지될 전망이다.
12일 재계에 따르면 삼성그룹 미래전략실(미전실)이 해체된 이후 삼성호(號)를 이끄는 '3두 마차'로 부상한 이들 3사는 오는 24일 오전에 정기 주주총회를 동시에 개최한다.
이들 3사가 공시한 주총 의안 중 눈에 띄는 것은 삼성생명 김창수 대표이사 사장의 연임과 최신형 CPC전략실장 부사장의 신규 사내이사 선임 안건 정도인데, 두 건 모두 무난하게 통과될 것으로 예상된다.
삼성물산은 장달중·권재철 사외이사의 재선임 건을 의안으로 공시했다. 사내이사 중 변동사항은 없다는 얘기다.
삼성전자의 주총 의안 중에는 아예 사내·외 이사 인사와 관련한 안건이 없다. 이번 주총에서는 재무제표와 이사 보수한도 승인 등 2가지 안건만 논의될 예정이다.
이미 각사가 주주들한테 주총 통지서를 발송한 터라 CEO 교체와 관련한 안건이 새롭게 등장할 가능성은 거의 없다는 게 삼성 측 설명이다.
따라서 삼성전자 사령탑은 작년 10월 등기이사로 선임된 이재용 부회장의 부재 속에서 권오현 대표이사 부회장(DS부문장), 윤부근 대표이사 사장(CE부문장), 신종균 대표이사 사장(IM부문장) 등 3인의 전문경영인 체제가 한동안 유지될 것으로 보인다.
이런 사정은 삼성물산도 마찬가지다. 이 회사는 최치훈(건설)·김신(상사)·김봉영(리조트) 대표이사 사장 등 3명의 CEO가 이끌고 있다.
그간 삼성은 매년 12월에 미래전략실을 통해 계열사 CEO 내정자 명단을 한꺼번에 발표한 뒤 각사 이사회와 주총을 통해 추인하는 방식으로 사장단 인사를 단행해왔다.
하지만, 이재용 부회장 등 삼성 수뇌부가 '최순실 게이트'에 휘말리면서 작년 말에는 사장단 인사를 하지 못했고, 지난달 미전실까지 해체되면서 그룹 차원의 인사 관행은 사라지게 됐다.
이 때문에 앞으로는 삼성 계열사 CEO 인사는 각사 이사회와 주총을 통해 이뤄질 것이라는 관측이 제기된다. 실제로, 삼성SDI는 지난달 28일 이사회에서 삼성전자 메모리사업부장인 전영현 사장을 대표이사로 내정하는 안건을 통과시켰다. 전영현 사장 내정자는 오는 24일 주총을 거쳐 정식 대표이사에 오르게 된다.
이번 3월 주총에서 갤럭시노트7의 배터리 결함 사태와 관련해 CEO가 교체되는 삼성SDI를 제외하고는 삼성의 다른 주요 계열사 중 CEO가 바뀌는 곳은 없는 것으로 전해졌다.
삼성 관계자는 "미전실이 해체되면서 삼성 계열사는 각사 이사회 중심의 자율경영체제에 들어갔다"며 "앞으로 각 계열사는 이사회를 통해 자체적으로 CEO도 교체하고 이사도 선임하게 될 것"이라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