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이젠 현실 직시하고 탄핵 승복해야
- 김기창 교수 "유신체제, 박근혜의 탄핵으로 종결"
- 아직도 "청와대는 내 집" 생각하는 것 아닌가?
- 한국 정치, 2004년 탄핵 13년 만에 대단히 중요한 변화 계기 마련
- 대선 주자들, '화합과 협치'보다 민주주의 혁신에 대한 분명한 입장 내놓고 경쟁해야
[CBS 라디오 '시사자키 정관용입니다']
■ 방 송 : FM 98.1 (18:30~19:50)
■ 방송일 : 2017년 03월 10일 (금) 오후 19:05
■ 진 행 : 정관용 (한림국제대학원대학교 교수)
■ 출 연 : 김수진 교수 (이화여대), 김기창 교수 (고려대 법학전문대학원)
◇ 정관용> 자연인 박근혜에 대한 검찰 수사, 전망을 해 보겠습니다. 김수진 교수님.
◆ 김수진> 일단 저는 정치적으로 얘기를 하자면 이런 것이죠. 검찰이 만약에 지금 이 부분에 대해서 제대로 된 수사를 하지 않게 될 경우에 지금 현재 엄청난 불신을 받고 있는 검찰이 정말 위기를 맞게 될 것이라고 저는 봅니다.
그래서 검찰은 예를 들어서 공비처 신설이라든가 여러 가지 검찰 개혁에 대한 대통령 후보들의 공약이 이미 나오고 있는 상황이지 않습니까? 그래서 나는 검찰이 위기에 빠진 상황이고 이 위기를 1차적으로 어떻게 하든지 축소하고 벗어날 수 있는 길은 아주 엄정한 법의 심판을 지금 현재 이 사건에 대해서 내리고, 그러니까 박근혜 전 대통령뿐만 아니라 우병우 전 수석이라든가 이런 관련자들에 대한 엄정한 수사가 아마 검찰로서는 불가피할 것이다라는 것이 제 생각입니다.
◇ 정관용> 검찰이 살기 위해서라도.
◆ 김수진> 그렇죠. 정치적으로 말씀드린 겁니다.
◇ 정관용> 김기창 교수는?
◆ 김기창> 우리 검찰에 대해서는 정치적으로 이야기하지 않을 수 없는 그런 불행한 과거가 있기도 하고. 법적으로야 당연히 박근혜 씨에 대한 수사를 미룰 이유가 전혀 없죠. 안 그래도 지금 늦어졌고 진작에 압수수색하고 했어야 될 그런 일이 벌써 6개월 이상 늦어진 그런 상황이니까. 검찰이 이거를 미적거리고 있을 아무런 법적인 근거는 없다.
그런데 우리 김수진 선생님께서 말씀하신 대로 검찰은 지금 김수남 총장 하의 검찰뿐 아니라 언제나, 제가 기억하는 한에서는 언제나, 자신의 권한이나 지위, 검찰조직 자체의 권력 유지를 위해서 제일 도움이 되는 쪽으로 움직여온 조직이다라는 그런 평가에서 자유로울 수가 없을 거라고 저는 봅니다.
◇ 정관용> 그럼 좀 기대해도 되는 거겠네요?
◆ 김기창> 그러니까 아주 결사적으로 달려들 가능성이 오히려 더 큰 거죠. 그런데 물론 이제 대통령 선거가 두 달 안으로 있으니 검찰이 수사 결과 발표를 어느 정도 시점에 할 것이냐. 이건 검찰 스스로도 지금 많은 고민을 하겠죠. 너무 임박해서 수사 결과를 발표할 경우는 너무나 노골적으로 차기 대선에 개입한다 이런 비난을 받을 것이고.
◇ 정관용> 수사 결과 발표까지 너무 앞질러 가신 것 같고. 당장 지금 여론상에서 있어서는 쟁점이 구속이냐, 아니냐 이거거든요.
◆ 김기창> 그렇겠죠. 저는 구속 사유가 된다라고 판단하면 구속영장 청구할 가능성 충분히 있다고 봅니다. 검찰로서는 영장청구도 안 함으로써 모든 부담을 자기가 뒤집어쓰는 것보다는 법원에다가 그 공을 던지면 훨씬 더 편리한 거니까.
일단은 강제수사를 어떤 형태로 할 것인가. 박근혜 씨가 자발적으로 수사에 응하지 않을 경우에 체포, 구속 이런 문제에서 검찰은 제가 봐서는 이런 저런 고민하기보다는 공을 법원에 던지지 않을까 이렇게 저는 생각합니다.
◇ 정관용> 최대한 절차를 밟겠죠. 1차 소환, 2차 소환, 3차 소환 하고 체포영장 나가고 그런 식으로 가지 않겠습니까?
◆ 김기창> 그렇겠죠. 그렇게 되고 결국은 영장 담당 법관께서 많은 고민을 하시게 되겠죠.
◇ 정관용> 제가 아주 야박하게, 대통령 신분이 아니니까 이제 빨리 청와대에서 나와야 되는 거 아니냐, 그런 얘기를 하자는 건 아닙니다마는. 김기창 교수님, 엄밀히 말하면 현재 위법 상태죠? 청와대에 있다는 것이.
(사진=자료사진)
◆ 김기창> 지금 오늘 안 나가시고 거기 지금 계시는 그 문제에 대해서 저는 지금 이 시간에 벌어지고 있는 사태를 좀 더 엄중하게 평가해야 된다라고 생각합니다.
왜냐하면 보기에 따라서는 지금 그분이 안에서 침묵농성하고 있다, 이렇게 저는 오히려 생각할 여지도 있다고 보거든요.
지금 안국동 헌재 앞에서는 대단히 과격한, 물론 숫자는 많지 않다고 저는 생각합니다마는, 소수의 사람이지만 엄청나게 과격한 시위가 벌어지고 오늘 사람도 죽고 했는데. 파면당한 사람이 아무 입장도 발표도 안 하고 나가지도 않고 거기에 지금 있다는 사실, 그런 판단을 했다는 것 자체는 정말 저로서는 납득이 안 가는 대단히 사악한 의도를 가지고 지금 저러고 있는 거 아닌가, 이런 의심까지도 가능하게 하는 행위라고 저는 봅니다.
◇ 정관용> 사악한 의도라면 어떤?
◆ 김기창> 그러니까 이런 식으로 농성을 하고 자기는 억울하다는 식으로 여론을 계속 자극해서 불복을 아마 유도하려는 그런 의도로 지금 계속 이른바 농성, 그 안에서 안 나가고 농성을 하면서 당분간 있겠다라는 식으로 언론 보도가 됐는데..
그 당분간이라는 게 이틀, 사흘 간다면 대단히 그건 단순히 야박하게 쫓아낸다, 이런 문제 정도가 아니고, 우리 사회가 지금 빨리 이 상처를 극복하고 치유와 화합을 이루어나가야 되는 이 상황에 그 사람 혼자서 지금 자기 억울하다고 안 나가겠다고 버티고 있는 이런 모습을 연출하는 건, 도대체 그 주변에 어떤 사람이 조언을 주고 어떤 참모가 이런 식으로 결정을 하도록 유도를 하는지는 모르겠습니다마는 자기의 사저가 준비가 안 돼 있으면 호텔에라도 며칠 머물 수 있는 거 아닙니까?
◇ 정관용> 그리고 어쨌든 법률적으로는 위법 상태인 거 맞죠?
◆ 김기창> 네.
◇ 정관용> 있을 수 없는 거죠?
◆ 김기창> 그렇죠. 있어서는 안 되는 거고.
◇ 정관용> 김수진 교수도 언급해 주세요. 일체의 입장 표명도 없는 것까지 포함해서.
◆ 김수진> 박근혜 대통령에게 뭔가 잘못된 메시지가 계속 가고 있었던 것이다라고 보여집니다.
우선 기본적으로 최근까지 지금 우리 국론이 이 탄핵 여부를 둘러싸고 분열돼 있고 국민들이 지금 둘로 갈라져 있다는 이런 식의 보도라든가 이런 것이 많이 나왔지 않습니까? 그런데 그것은 사실은 사실관계를 제대로 정확하게 반영한 표현은 아니었거든요.
여론조사를 해 보면 국민들의 80% 이상이 탄핵을 바라고 원했던 것이고 극히 일부 극소수의 인원들이 태극기를 들고 나와서 얘기를 했는데 마치 국민들 전체의 여론이 반으로 갈라져 있고 그래서 최소한 박근혜 대통령의 입장을 지지하는 사람들이 마치 국민들의 한 절반 가량은 되는 것처럼 착각을 하게끔 만들어준 어떤 착시현상을 가져온 부분이 있었다라고 생각이 듭니다.
그리고 만약 이 현실에 대해서 정확하게 박근혜 전 대통령에게 전달해 주는 사람이 정말 아무도 없었다면 지금 현재 국면에서도 저 사람은 현재 상황이라든가 현실이라든가 이런 것을 제대로 지금 파악하고 이해하고 있지 못할 수도 있다.
바로 그렇기 때문에 지금 내가 이 탄핵에 대해서 승복하지 않고 이대로 버티고 있으면 최소한 국민들의 절반 정도는 나의 입장에 서서 나를 지지해 줄 것이 아니냐 하는 이런 잘못된 착각들 하고 있는 것이 아닌가 하는 생각이 들고.
이것은 정말 아까 김기창 교수님 말씀하셨지만 이건 정말 불행하고 비극적인 일입니다. 이것이 정말 강제로 박 전 대통령에게 물리적인 방식으로 가해지는 이런 불행한 사태로까지 나가지 않았으면 좋겠고 제발 현실을 제대로 직시를 해서 그 참모들조차도 이제는 정확하게 말씀을 드려서 뒤늦었지만 승복하고 받아들이겠다는 얘기를 해야죠. 지금 현재 아주 위험하게 시위가 진행되고 있잖아요.
◇ 정관용> 마지막으로 기대해 봅시다, 우리.
◆ 김기창> 그런데 어떻게 보면 이런 것일 수도 있어요. 저는 이거 대단히 심각하게 보는데요. 별거 아니라고 생각 안 합니다, 이거는.
뭐냐 하면 나는 법 위에 있는 사람이다, 나는 이게 내 재산도 아니고 내가 있을 권한이 전혀 없는데, 법적으로 거기 지금 있을 권리와 권한도 없고 지위도 없지만 하루 이틀 당분간 정도는 있어야 되는 사람 아니냐라는 식으로 생각한다거나, 아니면 청와대는 내 집 아닌가라고 생각하는 것은 아닌가 하는 거죠.
◇ 정관용> 알겠습니다. 빨리 인식을 바꿔주기를 마지막으로 한번 기대해 본다, 이 정도 말씀 듣고. 이제 앞으로 우리의 과제, 대선 정국으로 곧 이전돼 갈 텐데요. 우리 김수진 교수부터 한 말씀씩 하고 정리해야 되겠습니다.
◆ 김수진> 분명히 한국 민주주의의 건강성이 이번 탄핵 평결로 회복이 됐다고 보고 있고 그래서 지금 헌법적 절차에 의하면 두 달 이내에 우리는 새로운 대통령을 선출하는 것으로 나가야 되겠죠.
그런데 지금 현재 국면에서 오늘 정치권에서 쭉 나오는 얘기들을 보면 많은 사람들이 화합을 얘기하고 협치를 얘기하는데 저는 화합과 협치도 좋지만 지금 현재 우리 한국의 정치는 2004년 탄핵 사태 이후에 지금 불과 13년 만에 대단히 중요한 변화의 어떤 계기를 마련했다고 보여집니다.
그렇기 때문에 이것을 기회로 삼아서 어떻게 한국 민주주의를 보다 더 건강하고 튼튼한 방향으로 혁신시켜나갈 것이냐 하는 고민을 해야 되고 그리고 실제 대통령 후보로 나올 사람들은 자꾸 무슨 화합이라든가 협치라든가 이런 것을 얘기할 것이 아니라, 이런 것만 얘기할 것이 아니라 우리 정치가 어떤 부분이 어떻게 혁파되고 바뀌어야 되는지 이런 거에 대한 얘기를 본격적으로 해야 합니다.
◇ 정관용> 아주 중요한 말씀 주셨네요.
◆ 김수진> 그걸 갖고 서로 경쟁하고 함으로써 한국 정치 혁신의 어떤 하나의 계기를 마련했으면 좋겠다라는 것이 제 바람입니다.
◇ 정관용> 화합과 협치는 기본 전제인 거고 거기에 나는 한국 민주주의를 이렇게 혁신하겠다라고 하는 분명한 자기 입장들을 내놓고 그걸로 경쟁하자. 좋은 지적이시고요. 김기창 교수, 마지막으로 짧게.
◆ 김기창> 저는 조금 더 구체적으로 말씀드리고 싶은 내용은요. 1972년에 유신체제가 시작됐습니다. 박정희 대통령의 평가에 대해서 이런 저런 논란이 있습니다마는 제 개인적으로는 1972년 유신체제 이후로 박정희 체제는 고민할 것 없이 한국 현대사의 암흑기였고 부담이었고 대단한 비극이 시작되었고 부끄러운 역사의 시작이라고 생각합니다.
그런데 그 유신체제가 이번에 박근혜 씨의 탄핵으로 종결되는 그런 계기로 삼고 우리가 현대 사회의 비극이었던 10월 유신체제를 이제는 극복을 하고 훨씬 더 진전되고 선진화된 새로운 민주, 진정한 민주정을 마련하는 시작점이 될 수 있으면 좋겠다, 이런 생각을 하고 있습니다.
◇ 정관용> 적어도 87년 체제가 들어서면서부터 우리는 그래, “우리 유신 전두환 이건 이제 끝냈지”라고 생각했는데 그게 아니었군요, 김기창 교수님 말씀 들어보면. 근본적으로 달라지지 못했다?
◆ 김기창> 엄청난, 뿌리가 깊은 것이 있었는데 이번 탄핵을 계기로 그 72년 유신체제의 종막을 이제는 고할 수 있게 된 게 아닌가, 저는 이렇게 생각합니다.
◇ 정관용> 그런 의미에서 민주주의의 건강성을 회복한 것이다라고 하는 우리 김수진 교수의 말씀과 연결이 되는 그런 과정인 것 같습니다.
오늘 탄핵 판결의 의미, 그리고 우리의 앞으로 과제에 이르기까지 이화여대 정치외교학과 김수진 교수 또 고려대학교 법학전문대학원 김기창 교수와 함께 심도 있는 진단을 나눠봤습니다. 오늘 나와주신 두 분 감사합니다.
◆ 김수진> 감사합니다.
◆ 김기창> 감사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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