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文캠프에 속속 결합하는 '박원순맨'…복심 작용하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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박 시장 측 "개인의 정치적 결정 존중할 뿐"…정치적 확대해석 경계

더불어민주당 문재인 전 대표가 7일 국회 의원회관에서 열린 제1차 경제현안 점검회의 '위기의 한국경제, 블랙스완에 대비하자'에 참석해 모두발언을 하고 있다. (사진=윤창원 기자)

 

더불어민주당 유력 대선 주자인 문재인 캠프에 박원순 서울시장의 참모들이 속속 결합하면서 박 시장의 복심(腹心)이 문 전 대표 측에 기우는 것 아니냐는 전망이 나온다.

박 시장 측은 민주당 최종후보 선출 때까지 중립을 지키겠다는 입장이지만, 문 전 대표는 박 시장 참모들의 캠프행을 놓고 박 시장에게 감사하다는 뜻까지 공개적으로 밝히며 끌어안기에 나서는 모양새다.

◇ 文 "핵심 역할한 분들 보내줘 박 시장께 감사드린다"

문 전 대표는 7일 자신의 선거조직 '더문캠'과 함께 하승창 전 서울시 정무부시장 영입을 발표했다.

이 자리에서 문 전 대표는 "박 시장이 서울시에서 이룬 많은 혁신을 우리 정책과제로 받아 그 혁신을 전국적으로 확산되게 하겠다"며 "하 부시장은 박 시장이 이번 대선을 위해 준비한 정책 가운데 앞서가는 정책을 우리 정책으로 확대하는 역할을 하게 될 것"이라고 소개했다.

하 전 부시장은 지난 2011년 서울시장 재보궐선거와 2014년 지방선거를 총괄하며 박 시장 당선의 일등공신으로 꼽힌다. 지난해 1월부터 서울시 정무부시장을 역임했으며, 전날 부시장 이임식을 갖고 '더문캠'에 합류하기로 전격 결정했다.

문 전 대표는 "하 전 부시장뿐만 아니라 김수현 연구원장, 예종석 아름다운재단 이사장 등 박 시장 캠프에서 핵심 역할을 하고 함께 시민운동을 하신 분들을 흔쾌하게 보내주셔서 깊이 감사드린다"고 말했다.

또 "현재 경쟁하고 있는 우리 당의 주자들뿐만 아니라 함께 경쟁하다가 불출마 선언을 한 박 시장, 김부겸 의원이 모두 한 팀이라는 것을 강조한다"며 "하나의 팀으로 합쳐지는 과정"이라고 의미를 부여하기도 했다.

박 시장이 정치적 동지와 참모들을 자신에게 전격 지원하면서 힘을 실어주고 있다는 점을 강조하려는 발언으로 풀이된다.

앞서 문 전 대표는 지난달 마케팅 전문가인 예종석 아름다운재단 이사장과 부동산·경제분야 전문가인 김수현 서울연구원장을 경선 캠프에 '삼고초려' 끝에 영입했다.

아름다운재단은 '시민운동가' 박 시장이 주도해 설립했고, 서울연구원은 서울시 산하 단체로 김 원장은 박원순 시장의 정책분야를 총괄했다.

문 전 대표가 지지율 고전으로 대권 도전을 포기한 박 시장을 끌어안기 위해 인재영입에 공을 들였고 그 결과가 서서히 나타나는 것으로도 분석된다.

실제로 문 전 대표 측 임종석 비서실장은 CBS노컷뉴스와의 전화통화에서 "문 전 대표가 박 시장 대권 포기 선언 직후 '박 시장님이 대선 생각하며 별도 준비한 정책을 우리가 할 수 있는 게 뭐가 있는 지 챙겨보고 좋은 분들 같이하면 좋겠다'라고 지시를 했다"고 설명했다.

임 실장은 또 "김 원장이나 예 이사장, 하 전 정무부시장 등이 우리 캠프에 결합한 것은 개별 인사가 한 분씩 결합한 것 이상의 의미가 있다"고 말했다.

문 전 대표는 최근까지 박 시장과 여러차례 접촉하며 경선 국면에 도움을 청한 것으로 알려졌다.

문 전 대표는 박 시장이 대권도전 포기를 선언한 당일에도 "솔직히 말하면 (민주당 경선 경쟁상대 중) 박 시장이 정책적으로 가장 버거운 상태였다"고 치켜세우며 일찌감치 러브콜을 보낸 바 있다.

더불어민주당 대선주자 안희정 충남도지사가 27일 오후 서울 마포구 중부여성발전센터에서 열린 사무금융노조 정책제안 간담회에 참석해 발언을 하고 있다. (사진=윤창원 기자)

 

◇ 86그룹의 분화 권오중·기동민은 安 캠프

하승창 전 정무부시장의 영입에는 문 전 대표 캠프의 임종석 비서실장이 가교 역할을 한 것으로 전해졌다.

박 시장 측근 중 안희정 충남도지사를 돕고 있는 인물로는 기동민 의원(전 서울시 정무부시장)과 권오중 정무특보(전 정무수석)가 대표적이다.

네 사람 모두 대표적인 86인사(80년대 학번·60년대생)로 박 시장 선거를 도왔다는 공통점이 있다.

특히 기 의원과 임 실장은 한때 박 시장을 도우며 절친한 사이였지만 지금은 서로 다른 캠프 비서실장으로 만나 경쟁을 벌이게 됐다.

문 전 대표가 "좋은 사람들을 보내줘 박 시장께 감사하다"고 공개 러브콜을 보내는 것과 달리, 안 지사 측은 박 시장 참모 영입이 경쟁으로 비치는 것은 부담스럽다는 눈치다.

안 지사가 문 전 대표의 선거조직 놓고 "매머드급 캠프다. 선거는 당을 중심으로 치러야 한다, 후보 중심으로 선거를 하면 결국 당과 청와대를 접수한다"라며 강하게 비판한 바 있기 때문이다.

박원순 서울시장이 26일 오전 국회 정론관에서 대선 불출마 선언을 하고 있다. 박 시장은 “국민의 염원인 정권교체를 위해 더불어민주당의 당원으로서 제가 할수 있는 모든 노력을 다할 것"이라고 밝혔다. (사진=황진환 기자)

 

정작 박 시장 측은 민주당 경선 국면에서 최종 후보가 뽑힐 때까지 그 누구도 돕지 않겠다는 중립 선언을 고수할 것으로 알려졌다.

서울시 관계자는 "경선이 끝난 뒤에 본선에서 힘을 모으겠다는 박 시장의 중립 원칙에는 변함이 없다"고 말했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하승창 전 정무부시장과 김수현 전 원장, 예종석 이사장 등이 문 전 대표 캠프에 결합한 것은 개인의 정치적 선택이고 박 시장은 이를 존중했다는 입장이다.

일각에서는 박 시장이야 본선에서 민주당 후보를 도울 지분이 충분하지만, 참모들의 경우 이미 경선 단계에서 각 후보 캠프 진용이 다 갖춰지면 나중에 역할을 할 자리가 없기에 조기 투입되는 것 아니냐는 분석을 내놓고 있다.

박 시장이 이들의 캠프행을 굳이 말리지 않은 것도 이런 상황을 인식하고 있기 때문이지 특정 후보를 도와주기 위한 것은 아니라는 얘기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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