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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국전력, '유니폼 더비'서 대한항공에 복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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대한항공, 우승 확정 다음기회로 미뤄

 

한국전력이 자력으로 정규리그 우승을 확정하려던 대한항공에 찬물을 끼얹었다. 자신들의 안방에서 남의 잔치를 볼 수 없다는 의지가 만들어낸 값진 승리였다.

한국전력은 3일 수원실내체육관에서 열린 NH농협 2016~2017 V-리그 6라운드에서 대한항공을 세트 스코어 3-1(22-25 25-23 25-20 25-16)로 제압하고 승점 3점을 챙겼다.

대한항공을 제물로 2연승을 기록한 한국전력은 승점 59점(21승13패) 고지를 밟아 2위 현대캐피탈(21승12패 승점62)과 격차를 3점으로 좁히는 데 성공했다. 반면 적지에서 우승 샴페인을 터트리려던 대한항공(24승10패 승점70)은 승점 사냥에 실패하면서 기회를 다음으로 미뤘다.

한국전력 선수들에게는 단단히 벼르고 있던 경기였다. 한국전력과 대한항공은 지난달 14일 인천 계양체육관에서 치러진 맞대결에서 세터 강민웅의 '유니폼 사태'로 한 차례 마찰을 빚은 바 있다.

당시 한국전력 세터 강민웅은 한국배구연맹(KOVO)에 등록되지 않은 유니폼을 착용하고 경기에 나섰고 이를 나중에 대한항공의 박기원 감독이 지적해 경기가 20여 분간 중단되는 사태가 벌어졌다. 결국 한국전력이 강민웅 투입 이후 벌어들인 11점을 삭감하는 것으로 마무리됐지만 풀세트 접전 끝에 패한 한국전력의 입장에서는 두고두고 아쉬움이 남을 수밖에 없었다.

이날 경기전 만난 신영철 감독 역시 "따로 얘기하지는 않았지만 아마 선수들 마음속에도 아직 무언가가 남아 있을 것이다"라는 말로 당시 사태를 간접적으로 언급했다. 그래서인지 대한항공 만나 한국전력 선수들은 더욱 파이팅 넘치는 모습으로 경기에 임했고 이는 결국 승리까지 이어졌다.

출발은 좋지 못했다. 1세트에서 주포 바로티가 8득점, 서재덕이 5득점을 올리는 활약을 펼쳤지만 범실에서 6-2로 아쉬움을 남기면서 승리를 내줬다.

그러나 한국전력의 실수는 여기까지였다. 바로티-전광인-서재덕으로 이뤄진 '삼각편대'가 2세트부터 살아나며 팀 공격을 이끌었다. 전광인과 서재덕은 2세트에서 나란히 5득점을 기록했고 바로티는 4득점으로 힘을 보탰다.

3세트에서도 한국전력의 '삼각 편대'는 건재함을 과시했다. 그리고 베테랑 센터 윤봉우까지 함께 폭발하며 팀에 승리 기운을 불러왔다. 윤봉우는 3세트에만 블로킹 3개를 잡아내는 철벽을 과시하며 대한항공의 공격을 침묵시켰다.

기세를 탄 한국전력은 4세트에서도 대한항공을 압박했다. 경기 초반 6-8로 끌려가기도 했지만 전진용의 속공과 전광인의 서브 에이스, 상대 범실을 묶어 승부를 원점으로 돌려놨다.

10-10에서는 5연속 득점에 성공하며 사실상 승기를 잡았다. 한국전력 선수들을 마지막까지 대한항공에 추격을 허용하지 않았고 결국 귀중한 승리를 수확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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