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공인인증서 제거를 적극 추진하고 정부가 관리하는 모든 사이트에서 액티브엑스를 폐지하겠다."
문재인 더불어민주당 전 대표는 2일 서울 구로구 G-밸리 컨벤션센터에서 열린 'ICT 현장 리더 간담회'에 참석해 ICT 업계의 해묵은 과제로 이전 정부에서도 결국 해결하지 못했던 공인인증서와 엑티브엑스를 'ICT의 적폐'로 규정하고 새로 제작하는 정부·공공사이트는 예외 없니 '노 플러그인(No-Plugin)' 정책을 관철하겠다고 밝혔다.
문재인 전 더불어민주당 대표가 2일 오후 서울 구로구 G-벨리컨벤션 센터에서 열린 ICT(정보통신기술) 현장 리더들과의 간담회에 참석해 기조연설을 하고 있다. (사진=이한형 기자)
문 전 대표는 또 "신산업 ICT 분야는 금지된 것 빼고는 다 할 수 있는 네거티브 규제를 도입할 것"이라며 "우리나라의 인터넷·컴퓨터 보안 환경을 대폭 개선하고, 국내 ICT 산업의 성장 잠재력을 높이겠다"고 말했다.
ICT 분야는 정부 주도 보다는 민간이 주도하고 정부가 지원하는 모델이 정착되도록 하겠다고 덧붙였다.
2014년 일명 '천송이 코트' 논란으로 해외 이용자가 국내 쇼핑몰을 이용할 수 없다는 지적이 잇따르자 공인인증서 의무화를 폐지했지만 공인인증서를 사용하지 않으면 금융사고나 보안사고시 서비스 제공자가 불리해 공인인증서는 여전히 범용적으로 이용되고 있다. 또 적절한 대체 수단을 만들지 못한 것도 원인이었다.
현재 주목을 받고 있는 핀테크 산업은 이 때문에 성장동력 대비 확산 속도가 더디다. 대부분의 금융 인터넷 뱅킹과 일부 쇼핑몰에서는 별도의 모바일 앱 서비스를 내놓고도 인증 절차에서는 여전히 공인인증서를 사용하고 있다.
엑티브엑스의 장점은 서비스 제공자 입장에서 편의성이 매우 높아 사용자 PC에 이를 설치하면 손쉽게 웹사이트 기능이 연동되고 확장, 제어가 매우 간편하다. 멀티미디어 콘텐츠나 금융 서비스, 사용자 신원을 증명하고 확인하는 용도로 다양하게 사용되고 있다.
하지만 사용자 입장에서는 불편할 수 밖에 없다. 엑티브엑스는 인터넷 익스플로러에서만 사용할 수 있어 다른 브라우저 사용이 불가능하다. 특히 스마트폰 등 모바일 환경에서는 엑티브엑스를 전혀 사용할 수 없어 사용자 접근성에 제약이 따른다.
더 큰 문제는 사용자 PC에 직접 설치되는 만큼 악성코드를 심거나 개인정보를 유출하는 해킹 사건에 쉽게 노출된다는 점이다. 이는 윈도우 의존도가 높은 국내 환경에서 디도스 등 좀비PC 악성코드 공격에 취약한 원인이 되기도 한다. 엑티브엑스를 처음 도입한 마이크로소프트는 인터넷 익스플로러(IE) 브라우저에서도 현재 플러그인 지원을 하지 않고 있는데다 보안 문제로 사용 자제를 권장하고 있다.
이를 대체하는 기술로 새로운 웹 표준문서규격인 HTML5가 주목받고 있다. 사용자 PC가 아닌 서비스 제공자 서버에 플러그인이 설치되어 있어 사용자는 이 경로를 통해 접속하면 되기 때문에 사용자나 서비스 제공자나 편리한 기술이다.
하지만 정부는 규제 완화라는 이유로 손을 놓고 강제 대상이 아닌 업계의 움직임은 더디기만 하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