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영화 '더록'에도 나왔던 VX…용의자들 멀쩡한 것은 의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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전문가 "개별적으로 인체무해하되 혼합되면 치명적인 신물질? 이론적으로는 가능"

김정남 피살 사건을 수사 중인 말레이시아 경찰이 24일 김정남 독살에 VX가 쓰였다고 밝혀 VX가 어떤 물질인지에 관심이 모아진다. VX는 신경작용제(nerve agent)의 일종이다.

신경작용제는 흡입 또는 피부 접촉 시 주로 자율신경계통인 교감 신경과 부교감 신경의 균형을 파괴함으로써 단시간 내에 사망하게 하는 물질이다.

맛과 냄새가 없는 호박(황)색 물질로 실온에서는 기체 상태로 존재한다. 치사량은 피부 접촉 시 10mg에 불과하고 흡입시 50mg이다.

(사진=스마트이미지 제공/자료사진)

 

VX는 1995년 일본 옴진리교 지하철테러 사건에 사용된 사린가스보다 100배 이상 독성이 강한 매우 치명적인 물질로 알려졌다.

자연 상태에서는 존재하지 않으며 1952년 영국이 화학물질을 합성해 처음 만들어 냈다.

영국이 1956년 화학·생물 무기를 폐기함에 따라 함께 폐기됐지만 제조법이 미국에 전해지면서 1960년대 미국에서 대량 생산되기도 했던 것으로 전해진다.

유엔은 1991년 안전보장이사회 결의를 통해 VX가스를 대량살상무기로 분류했다. 1988년에 이라크 사담 후세인 정권이 반정부 세력인 쿠르드족의 근거지에 VX로 추정되는 신경가스를 대량 살포해 수천여 명이 사망했기 때문이다.

VX는 1996년 개봉된 헐리우드 영화 '더 록'(The Rock)에서도 테러집단이 사용한 치명적 화학무기로 설정됐다.

영화에서 미 해병대 장군 허멜은 미 정부를 상대로 극비의 군사작전 수행 중 전사한 장병들에 대한 보상을 요구하며 샌프란시스코에서 미사일을 발사하겠다고 위협한다.

그 미사일 탄두에 장착됐던 화학물질이 바로 VX였다. 앞서 NHK는 지난 16일 김정남의 암살에 신경성 독가스가 사용됐을 가능성이 있다고 복수의 한국 정부 관계자를 인용해 보도한 바 있다.

김정남 피살 현장. (사진=유튜브 캡처)

 

독극물 공격을 받은 이후 보인 반응 등을 감안할 때 이번 암살에 신경성 독가스가 사용된 것으로 보이며 맹독의 VX가스가 사용됐을 가능성을 제기했던 것이다.

당시 한국 정부 관계자는 북한 공작원들이 암살 작전에 VX가스를 사용하는 경우가 많다며 만약 실제로 이번 암살에 VX가스가 사용됐을 경우 이는 암살의 배후에 북한이 있을 가능성을 한층 더 높이는 것이라고 전했다.

그러나 김정남을 살해한 여성들이 VX를 어떻게 김정남에게 사용했는지는 여전히 의문이다. 말레이시아 경찰에 따르면 2명의 여성이 맨손으로 김정남의 얼굴을 감싸 얼굴에 독성 물질을 묻힌 뒤 범행 직후 양손을 펼친 채 화장실로 직행해 손을 씻었다.

하지만 그렇다고 해도 피부 접촉시 치사량이 10mg에 불과한 물질을 묻히고도 별 피해를 입지 않은 것은 여러 의문점을 낳고 있다.

이와 관련, 두 여성이 손을 씻는 것 외에 VX에 피해를 입지 않을 수 있는 모종의 조치를 한 것이 아니냐는 관측이 나온다.

다만 VX가 맹독성 물질이긴 해도 상처 없는 피부에 잠시 소량을 묻히는 데 그친다면 치명적이지 않을 수 있다는 분석도 나온다.

피습 받은 김정남이 공항 관계자에게 고통을 호소하고 있다. (사진=유튜브 캡처)

 

VX가 보통 피부보다는 점막이나 입안으로 들어갈 때 몸에 빠르게 흡수되기 때문에 김정남이 VX로 죽었다면 얼굴 내 점막을 통해 독극물이 흡수된 것이고 손바닥에 묻힌 여성들은 바로 씻어냈기 때문에 피해를 입지 않았을 것이라는 분석이다.

그러나 이런 추정 또한 상대방을 공격하기 위해 자기 손에는 소량만 바른다는 게 모순된다는 지적이 있다.

섞이면 VX 가스로 변하는 두 가지 액체를 각각 바른 뒤 김정남을 차례로 공격한 것이라는 가설도 나온다.

홍세용 순천향대학교 천안병원 교수 겸 농약중독연구소 소장은 "두 액체가 섞이면 VX 가스로 기화하는 전 단계 물질을 두 여성에게 각각 따로 발라주는 식으로 VX 가스를 전달했을 수 있다"며 "가능성은 높지 않지만 이론적으로는 추정할 수 있는 방법"이라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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