정세현 전 통일부 장관. (사진=박종민 기자/자료사진)
문재인 전 더불어민주당 대표의 국정경험 조언 자문단 공동위원장을 맡은 정세현 전 통일부 장관이 '김정남 피살 사태'에 대해 "우리도 그런 역사가 있었다"며 "우리가 비난만 할 처지는 아니다"라고 말한 것이 논란이 일고 있다.
문 전 대표의 국정경험 조언 자문단 '10년의 힘 위원회' 공동위원장을 맡은 정 전 장관은 지난 19일 '오마이TV'와의 인터뷰에서 이번 피살사태를 박정희 정부 시절 김대중 전 대통령의 납치사건에 비유하며 이같이 밝혔다.
정 전 장관은 인터뷰에서 "정치적 경쟁자를 제거하려는 것이 권력을 장악한 사람들의 속성"이라며 "권력을 빼앗길지도 모른다는 생각 때문에 그런 무자비한 일을 저지른 것"이라고 말했다.
정 전 장관은 이어 "실패해서 망정이지 1973년 김대중 납치사건이 민주국가에서 일어나지 않았나"라며 "다행히 미국의 구원으로 김 전 대통령이 저 세상 사람은 아니게 됐다"고 말했다.
특히 "이승만 전 대통령도 정적을 얼마나 많이 제거했나. 합법적인 방식으로 제거한 것도 있었다"며 "김구 선생이 (암살당한 것도) 혐의는 그런 식이지 않나"라고 설명했다.
정 전 장관의 발언을 두고 논란이 일자 문 전 대표는 즉각 진화에 나섰다.
문 전 대표는 이날 오후 서울 종로구 율곡로 한국불교태고종중앙회 총무원장인 도산 스님을 예방한 뒤 기자들을 만난 자리에서 "제가 정 전 장관의 말씀 취지를 잘 모르겠는데 그런 뜻으로 하신 말씀은 아닐 거라고 생각한다"며 "지금 민주당의 입장은 결코 용서받을 수 없는 패륜적인 범죄행위라는 입장"이라고 밝혔다.
문 전 대표는 이어 "(이번 사건은) 인류가 함께 규탄해야 할 테러범죄행위라는 것은 저와 민주당의 단호한 입장"이라며 "정 전 장관의 말씀 취지에 대해서는 제가 정확히 알지는 못하겠지만 그와 다른 뜻을 갖고 있을 것이라고는 생각하지 않는다"고 말했다.
안철수 전 국민의당 상임공동대표는 이날 오후 인천에서 청년기업인 간담회를 마친 후 기자들과 만나 "정말 적절하지 않은 표현"이라고 비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