주말레이시아 북한 대사관 (사진=박초롱 기자/자료사진)
김정남 암살이 북한의 소행으로 가닥이 잡히면서 말레이시아와 북한의 외교 갈등이 고조되고 있다.
20일(현지시간) 현지 일간매체 더스타에 따르면 말레이시아 외교부는 이날 성명을 내고 "협의를 위해 평양 주재 자국대사를 쿠알라룸푸르로 소환했다"고 밝혔다.
아울러 말레이시아 외교부는 이날 "강철 북한 대사를 외교부로 불러 김정남의 죽음과 관련해 말레이시아 정부에 대해 비난성 발언을 한 경위 설명을 요구했다"고 밝혔다. 외교부는 성명에서 강 대사의 주장을 “근거 없다”고 일축했다.
앞서 강철 대사는 이날 오후 보도자료를 통해 "말레이시아 당국이 피해국인 우리한테 책임을 씌우려 하고 있다. 수사 내용을 믿을 수 없다”고 강하게 반발했다.
또 강 대사는 현지 북한대사관 앞에서 기자회견을 통해 "말레이시아 당국이 이번 사건을 정치화하고 있음이 분명한 상황에서 사건의 진상을 밝히기 위한 공동 수사를 제안한다"며 "말레이시아 정부가 제안을 받아들이면 법률 전문가를 파견받아 말레이시아 경찰 당국과 함께 사건의 실체를 밝혀내고자 하는 우리의 의지를 보여줄 것"이라고 말했다.
강 대사의 회견 직후 나집 라작 말레이시아 총리는 기자들과 만나 김정남 피살 사건과 관련한 경찰의 수사 결과를 "절대적으로 확신한다"고 말했다.
나집 총리는 "우리는 북한의 이미지를 나쁘게 할 이유가 전혀 없다"며 강 대사의 반박을 재반박했다.
말레이시아와 북한 양국은 김정남 시신 인도 문제 등으로 또 한번 갈등을 빚을 것으로 예상된다.
이날 저녁 현지에 도착한 김정남의 장남 김한솔이 아버지의 시신을 넘겨받기 위한 절차를 밟을것으로 보이기 때문이다.
유전자 검사 결과 시신의 신원이 김정남으로 확인될 경우 이를 줄곧 부정해 온 북한은 더욱 궁지에 몰릴 것으로 예상된다.
강철 대사는 지난17일 "말레이 측이 시신 인도 요청을 거절했다"며 "말레이시아 측이 무엇인가를 숨기고 우리를 속이려는 것이며 우리를 해하려는 적대 세력과 결탁한 것"이라고 주장한 바 있다.
이와 관련해 북한은 지난주 평양 주재 말레이 대사를 초치하는 등 말레이시아와 갈등을 빚어왔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