담임목사 교체기를 전후해 많은 교회들이 심각한 내부 갈등을 겪고 심지어 교회가 분열되기도 한다. 교회 분쟁의 이면에는 원로목사와 담임목사의 갈등이 자리하고 있는 경우가 많다. 1960-70년대에 교회를 개척한 목회자들이 은퇴하고 후임 목사가 목회를 하는 과정에서 갈등이 생겨나고 있는 것이다.
심한 경우 교회 분열까지 가져오는 원로목사와 담임목사의 갈등을 진단해보는 자리가 마련됐다. 한국교회목회자윤리위원회는 16일 서울 연지동 한국기독교회관에서 ‘원로목사와 담임목사의 바람직한 관계’를 주제로 발표회를 가졌다.
기조발표에 나선 영남신학대학교 김승호 교수는 후임목사를 청빙하는 과정에서 투명성과 객관성, 교인들의 합의를 갖추지 못한 것이 갈등의 근본적 원인이라고 진단했다.
김 교수는 “후임 목사 청빙 자체에 있어서 투명성을 확보하지 못한 경우에 상당히 문제가 발전되는 경우가 많이 있는 것을 볼 수 있었다”면서 “설령 담임목사가 되더라도 담임목사와 장로그룹, 담임목사에 대한 입장차이로 장로그룹간, 장로그룹과 안수집사 그룹 간에 갈등이 벌어지는 경우를 흔히 접한다”고 말했다.
김 교수는 원로목사와 후임목사 사이의 갈등 현상이 첨예하고 다양한 양상으로 나타나는 이유도 언급했다. 후임목사의 목회철학이나 목회방식에 원로목사가 문제를 제기하거나 후임목사가 원로목사를 의도적으로 배척하고 비판하는 것이 갈등의 원인이라고 것이다.
원로목사와 후임목사가 좋은 관계를 유지한다고 갈등이 없는 것은 아니다. 김 교수는 “원로목사와 후임목사의 관계가 좋더라도, 원로목사가 목회에 개입하거나 반대로 후임목사가 원로목사에게 지나치게 의존하는 경우엔 교인들로부터 불신을 받게 된다”고 말했다.
김 교수는 원로와 후임 목사 간 갈등은 단순히 교회 내 문제에서 그치지 않고 사회문제로까지 비화돼 복음전파에 부정적 영향을 미칠 수 있는 만큼 갈등을 줄이는 방향으로 마음을 모아야 한다고 강조했다.
김 교수는 “원로와 후임의 갈등은 개 교회 차원뿐만 아니라 노회나 한국 교회 전체적인 차원에서 연구해 교육이나 대책 등을 마련해야 한다”고 말했다.
기조발표에 이어 박장흠 한우리교회 원로목사와 손인웅 덕수교회 원로목사가 원로 입장에서, 강준모 남성교회 목사, 최성은 남서울교회 목사가 담임목사 입장에서 발표했다.
한우리교회 원로 백장흠 목사는 원로와 후임은 경쟁자가 아니라 협력자라는 점을 강조하면서
원로와 후임 모두 교회의 주인이 하나님이심을 기억해야 한다고 말했다.
원로목사는 은퇴 현실을 받아들이고 후임의 사역을 긍정적으로 생각하고 말해야 하며, 후임목사는 조급하게 모든 것을 바꾸려 하지 말고 원로를 협력자로 여겨야 한다는 데 발표자들은 뜻을 같이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