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꺼지지 않는 삼성바이오로직스 특혜상장 의혹... "오얏나무 밑에서 갓끈 고쳐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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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15년 순이익 부풀리고 상장 규정 완화…여전한 의혹 남아

(사진=삼성바이오로닉스 홈페이지 캡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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삼성바이오로직스 특혜상장 의혹에 대해 회사측이 적극적으로 해명에 나섰지만 의혹이 완전히 해소되지 않고 있다.

여전히 풀리지 않고 있는 의혹은 삼성바이오로직스가 2015년 결산회계처리를 하면서 90% 이상의 지분을 가진 자회사, 삼성바이오에피스에 대한 지배력 상실을 이유로 투자이익을 막대하게 부풀린 부분과 금융당국이 유가증권시장 상장규정을 완화한 부분이다.

첫째는 삼성바이오에피스에 대한 지배력 상실이 왜 하필이면 2015년 결산시점에서 이뤄졌느냐는 것이다.

지배력 상실은 삼성바이오에피스의 가치가 2015년에 콜 옵션 행사가격 이상으로 크게 뛰어올라 합작 파트너인 미국의 바이오젠이 지분을 49.9%까지 확보할 수 있는 콜 옵션을 행사할 가능성이 커짐에 따라 불가피하게 발생했다고 삼성바이오로직스측은 말한다.

삼성바이오로직스는 지배력 상실을 이유로 삼성바이오에피스를 종속회사에서 관계회사로 전환하면서 투자지분에 대한 평가이익 4조 5000억 원을 2015 결산 때 순이익으로 반영했고, 이에 힘입어 2015년 당기순이익이 1조 9000억 원으로 치솟아 올랐다.

만약 이 부분이 없었다면 삼성바이오로직스는 2015년에도 2000억 원 가까운 순손실을 기록하면서 5년째 적자기업이라는 타이틀에서 벗어나지 못했을 것이다.

삼성바이오로직스 관계자는 "2015년 말은 삼성바이오에피스가 엔브렐과 레미케이드에 대한 임상실험을 성공적으로 마친 가운데 한국에서는 시판승인을 받고 유럽에서는 승인이 임박한 상황이었다”고 말했다.

"삼성바이오에피스의 가치가 콜옵션 가격 이상으로 뛰어올라 바이오젠이 콜옵션을 행사할 가능성이 높다고 보고 국제회계기준에 따라 회계처리를 한 것"이라며 "2015년과 2016년 외부감사법인과 감리를 한 한국공인회계사회 등도 정당하다는 의견을 제시했다"고 덧붙였다.

하지만 비상장기업인 삼성바이오에피스의 가치가 콜옵션 행사가격 이상으로 크게 뛰어올랐다는 것을 보여주는 객관적인 증거는 없다.

2015년에 바이오시밀러 두 제품에 대한 임상실험이 끝나고 한국에서 시판 승인이 났지만 주된 시장인 유럽에는 판매허가신청이 들어가 있는 상태로 아직 시장에서의 뜨거운 호응을 기대할만한 분위기는 아니었다.

바이오업계의 한 관계자는 "신약을 개발하는 업체에서는 임상 성공이 크게 스포트라이트를 받기도 하기도 하지만 복제약인 바이오시밀러를 개발하는 업체는 사정이 다르다"며 "당시 삼성바이오에피스측도 임상실험이 끝난 부분에 대해 큰 의미를 부여하지 않아 대외적으로 전혀 홍보하지 않았던 것으로 알고 있다"고 말했다.

"시장에서 삼성바이오에피스 가치가 부각된 것은 오히려 유럽에서 시판승인이 나고 매출실적이 발생한 작년 하반기부터 올해 초까지이다"라고 이 관계자는 덧붙였다.

이 점에서 2015년에 삼성바이오에피스의 가치가 바이오젠의 콜옵션 행사가격 이상으로 크게 뛰어올라 바이오젠이 콜옵션을 행사할 가능성이 높다고 본 것은 다분히 삼성바이오로직스의 자의적인 판단이라고 볼 수 있는 측면이 강하다고 할 수 있다.

자회사에 대한 지배력을 상실하면 종속회사가 아닌 투자회사로 보아 자회사 투자지분에 대해 투자이익을 계상하는 것이야 국제회계기준에 따른 것으로 문제될 것이 없겠지만 당시 삼성바이오에피스가 지배력 상실의 조건에 들어맞았는지에 대해서는 논란의 소지가 있는 것이다.

삼성바이오로직스가 특정 의도를 가지고 삼성바이오에피스에 대한 지배력 상실과 그에 따른 막대한 투자이익을 계상했다는 의혹이 수그러들지 않고 있는 것도 이 때문이다.

특정 의도와 관련해서는 회계처리를 한 시점(감사보고서 공시, 2016년 4월 1일)이 주목받고 있다.

이 때는 아직까지 계속 논란이 되고 있는 삼성물산과 제일모직의 합병(2015년 9월)과 삼성바이오로직스 상장(2016년 11월)의 중간 시점이다.

삼성물산과 제일모직 합병과 관련해서는 막대한 투자이익 계상으로 제일모직의 가치가 지나치게 고평가됐다는 논란을 잠재우면서 합병비율(1:0.35)을 정당화하는데 일조했다는 의혹이 제기되고 있다.

당시 제일모직은 삼성바이오로직스의 지분을 46.3% 가진 대주주로, 삼성바이오로직스의 가치가 올라가면 고평가는 당연한 것이 된다.

삼성바이오로직스의 상장과 관련해서도 관문을 성공적으로 통과하는데 결정적인 것은 아니지만 상당한 도움을 줬다는 주장이 제기된다.

5년간 계속 적자기업과 직전 2조원에 가까운 흑자를 낸 기업은 상장규정 완화에도 불구하고 상장관문 통과나 이후 상장 과정에서 다른 대우를 받을 수 있기 때문이다.

이에 대해 삼성바이오로직스 측은 전혀 사실 무근이라는 입장이다.

삼성바이오로직스 관계자는 "오얏나무 밑에서 갓끈을 고쳐매는 식으로 여러 의혹을 살만한 민감한 시기에 공교롭게도 지배력 상실에 따른 투자이익을 반영해 오해를 사고 있지만, 국제회계기준에 따라야 한다는 결산회계법인의 의견을 따른 것일 뿐 특정 의도와는 전혀 상관없다"고 강조했다.

 

둘째로 아직 해소되지 않고 있는 의혹은 금융당국이 유가증권시장 상장규정을 완화한 부분이다.

유가증권시장 상장규정 완화와 관련해 지금까지 확인된 바는 삼성바이오로직스가 직접 로비를 해 완화된 것은 아니라는 쪽이 우세하다.

이는 미래성장성 있는 대형기업을 유치하려는 한국거래소의 자체 노력에 의한 것으로 한국거래소와 삼성바이오로직스 양측에서 확인된다.

그럼에도 왜 이 시기에 유가증권시장 상장규정이 완화됐는지는 여전히 의혹으로 남는다.

거래소 유가증권시장본부 관계자는 "만약 유가증권시장 상장규정을 완화하지 않았다면 삼성바이오로직스는 100% 미국 나스닥으로 갔을 것"이라며 "삼성바이오로직스를 붙잡기 위해 상장규정 완화는 불가피했다"고 말했다.

하지만 당시 코스닥시장에서는 적자를 보고 있지만 미래성장성이 있는 기업의 상장을 위해 기술특례상장제도가 마련돼 있어서 규정을 바꾸지 않은 상태에서 삼성바이오로직스가 그대로 상장할 수 있었다.

또 당시 코스닥시장에는 수많은 바이오기업들이 상장돼 있었고 셀트리온 같이 시가총액이 10조 원 넘는 기업도 있었기 때문에 당시 코스닥시장본부에서는 삼성바이오로직스를 상대로 적극적으로 상장 유치활동을 전개했었다.

이런 와중에 유가증권시장 상장규정이 삼성바이오로직스를 겨냥해 적자기업에 대해서도 문을 열어 의혹이 제기되고 있는 것이다.

이는 미래성장성이 있지만 적자기업에 대해서도 문을 열어놓고 있는 코스닥시장의 영역을 침범하면서 유가증권시장과 코스닥시장의 경계를 흐리게 하는 것이기도 하다.

상장규정 개정은 사전에 금융위원회와 조율을 거치고 최종적으로는 증권선물위원회와 금융위원회를 통과해 승인을 받아야 하는 것이기 때문에 금융당국의 의사가 반영된 것이라고 할 수 있다.

이는 미국 나스닥시장을 모델로 만들어진 코스닥시장의 위상을 금융당국 스스로가 부인하는 것으로 말못할 다른 사정이 있는 것이 아니냐는 의혹이 제기되는 이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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