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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요한 없는 KB, 이강원 있어 다행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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프로 데뷔 5시즌째 빛 발하는 '흙 속의 진주'

KB손해보험의 날개 공격수 이강원은 프로 데뷔 5번째 시즌 만에 '간판 공격수' 김요한의 부상 공백을 틈타 제 기량을 코트 안에서 뽐낼 기회를 잡았다.(사진=한국배구연맹 제공)

 

“(김)요한이 형이 속상하지 않도록 제가 더 열심히 해야죠”

2012~2013 V-리그 남자부 신인 드래프트에서 전체 1순위로 KB손해보험의 전신인 LIG손해보험 유니폼을 입은 경희대 라이트 공격수 이강원. 일찌감치 타고난 신체 조건에 노력까지 더해 대학무대에서 최고의 라이트 공격수로 이름을 날렸던 이강원은 당시 신인 드래프트에 나선 30명의 선수 가운데 가장 먼저 프로에 지명되는 행운을 얻었다.

하지만 프로무대는 생각처럼 녹록하지 않았다. 포지션의 특성상 라이트 공격수는 대부분 외국인 선수의 차지였고, 레프트 포지션으로 자리를 옮겨도 김요한이라는 팀 내 최고의 스타가 확고한 자리를 잡고 있었다. 이 때문에 이강원은 매 시즌 꾸준한 경기 출전에도 안정적인 기회를 얻지 못했다.

묵묵히 노력하던 이강원에게도 기회가 왔다. 프로 진출 후 5번째 시즌인 2016~2017시즌이 한창인 가운데 이강원은 당당히 KB손해보험의 주전급 선수로 우뚝 섰다. KB손해보험은 간판 공격수 김요한의 부상이라는 악재 속에 ‘흙 속의 진주’ 이강원을 새롭게 발굴했다.

이강원은 13일 CBS노컷뉴스와 전화통화에서 “평소처럼 열심히 하고 있다. 올 시즌은 감독님께서 기회를 많이 주셔서 더 좋은 모습을 보여줄 수 있었다”고 겸손한 소감을 밝혔다. 그는 “예전에는 감독님께서 지시하는 것만 하려고 했는데 이제는 스스로 더 필요한 것이 무엇인지 생각하고 더 많이 생각한다”고 자신의 달라진 모습도 소개했다.

198cm의 뛰어난 체격 조건 덕에 센터 자원이 부족한 팀 사정상 센터로도 코트에 나서야 했던 과거는 이강원에게도 분명 아픔이었다. 그는 “코트에 나간다는 것 자체가 팀에 도움이 되는 만큼 감사할 일이지만 자존심이 상했던 것도 사실”이라며 “그래서 코트에 나갈 때 기분은 요즘이 더 좋다”고 털어놨다.

강성형 KB손해보험 감독은 이강원이 조금 더 자신감을 갖고 코트에서 경기한다면 간판공격수 김요한의 자리를 위협할 수 있다고 분석했다.(사진=한국배구연맹 제공)

 

이강원의 존재가 부각되는 이면에는 김요한의 부상 공백이 있다. 이 때문에 이강원은 김요한에게 미안한 마음도 있었다. 그는 “(김)요한이 형이 속상해 할 수도 있는데 그런 생각이 들지 않도록 내가 더 열심히 해야 한다는 목표도 새롭게 생겼다”고 힘주어 말했다.

늘어난 출전 기회는 이강원의 자신감과 함께 경기력 향상으로 이어졌다. 프로 데뷔 첫 해 공격 성공률 48.94%로 세트당 득점이 1.73점에 불과했던 이강원은 매 시즌 꾸준한 성장을 통해 올 시즌 5라운드가 진행중인 14일 현재 공격 성공률 50.00%로 세트당 득점이 2.66까지 늘었다. 특히 지난 시즌 공격 성공률 44.40%, 세트당 득점 1.52에서 큰 폭의 성장이다.

기록 면에서 크게 두드러지는 성과는 아니지만 과거 날개 공격수가 아닌 센터 포지션으로 코트에 나서는 경우도 많았던 이강원에게는 올 시즌이 자신의 프로 생활에서 가장 반짝반짝 빛나는 한 해가 되고 있다.

강성형 감독도 이 부분을 주목하고 있다. 강 감독은 “파이팅이 좋고 팀에 활력이 되고 있다. 코트에서 자기 역할을 잘 해준 덕분에 4, 5라운드에서 우리 팀의 분위기가 좋아졌다”면서 “성실하게 연습에 적극적으로 참여하고 자기 관리도 잘하는 편이라 기회를 줬는데 발전하는 모습을 보여주고 있다. 신인 세터인 (황)택의와도 호흡이 좋다”고 최근의 활약에 합격점을 줬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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